대상포진은 면역력 저하와 연관된 대표적 질환으로 전체인구의 10~30%가 평생 한번은 경험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국내 보고되는 대상포진 발생률은 연간 1,000명당 0.88~4.8명이고, 노인에서의 발생률은 1,000명당 7.2~11.8명으로 나타나있다. 매년 4~5만 명의 대상포진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상포진은 모든 연령에서 발생할 수 있으나 면역력 저하와 연관이 높기 때문에 연령이 증가할수록 발생률도 증가한다. 이는 연령이 증가하면서 바이러스에 대한 세포매개 면역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특히 50세 이상에서 급격히 증가한다. 65세 이상에서는 젊은 연령층에 비해 발생률이 8~10배 정도 높게 나타난다. 또한 항암화학요법이나 면역억제제 사용, HIV 감염, 장기이식, 만성질환처럼 면역력 저하와 연관된 질환이나 약물 사용 시에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대상포진은 수두 대상포진바이러스(varicella-zoster virus)에 의해 발병된다. 바이러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수두와 대상포진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는 동일하다. 주로 소아기에 바이러스가 상기도 점막이나 결막을 통해 감염되어 수두를 일으킨다. 이후 수두에서 회복되더라도 바이러스가 체내에서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신경을 따라 신경절로 이동하여 체내에 숨어 있게 된다. 이러한 잠복상태로 수년 혹은 수십 년 동안 특별한 증상이나 질병을 일으키지 않고 몸 안에 남아있게 된다. 이후 면역력이 저하되면 신경절에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가 활성화되어 신경을 타고 피부로 내려와 국소적인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이를 대상포진이라고 한다.

대상포진은 몸통에 특징적인 띠 모양의 피부병변이 발생하며, 이러한 피부병변이 나타나기 전에 감기와 비슷한 전신증상이 수일동안 먼저 나타날 수 있다. 대상포진은 일반적인 피부 병변과는 달리 통증이나 감각 이상이 먼저 발생하고, 2~3일 뒤 여러 개의 발진과 수포가 띠 모양으로 발생한다. 1~2주에 걸쳐 수포에 고름이 차고 딱지가 생기면서 회복하게 된다. 간혹 피부병변 통증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대상포진은 2차 세균감염, 뇌수막염, 대상포진후신경통 등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대상포진 환자 중 10~25%는 얼굴 부위에 피부병변이 발생한다. 이 중 일부에서 홍채염, 각막염, 녹내장, 시력저하, 심한경우 실명과 같은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다. 대상포진후신경통은 피부 병변이 사라진 후에도 통증이 1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말하며, 고령일수록 발생 빈도가 높아서 젊은 환자에서는 10% 미만에서 발생하지만, 60세 이상 환자의 경우 30~40%까지 발생빈도가 증가한다. 심한경우 대상포진후신경통이 수년간 지속되기도 한다.

대상포진을 예방하기위해서는 좋은 면역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적절한 운동이 도움이 된다. 또한 60세 이상 성인에서는 대상포진 예방접종이 권장된다. 예방접종은 대상포진 발병위험 및 대상포진후신경통 발생 빈도를 낮춰준다.

60~80세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예방접종은 대상포진 발생 빈도를 51% 감소시켰다. 백신의 효능은 60~69세에서 64%로 가장 높았고, 백신을 투여받은 사람은 대상포진이 발병하여도 대상포진후신경통 발생 빈도가 66% 낮게 나타났다. 또한 50~59세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예방접종은 대상포진의 발생 위험을 69% 감소시켜 주었다.

대상포진의 일차적인 치료는 항바이러스제 투여이고, 피부병변이 발생한 지 72시간 이내에 투여를 시작하여야 치료효과가 좋다. 항바이러스제는 1주간 투여가 필요하며, 대상포진후신경통 발생 빈도 또한 줄여 준다. 대상포진을 의심할 만한 피부병변이 나타나면 가급적 빨리 가까운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달려라병원 박진욱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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