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상류에 기댄 ‘육지의 외딴섬’

방우리 금강 풍경
대중교통편도 제대로 없는 조그마한 마을이 금강 상류의 절경을 몰래 숨겼다.금산의 오지마을인 부리면 방우리는 다슬기가 잡히고, 반딧불이의 ‘아지트’로 변하는 청정지역이다. 전북 장수에서 발원한 금강은 금산 땅을 처음 적시며 이곳 외딴 마을 방우리에 닿는다. 금산의 오지마을인 부리면 방우리는 ‘육지의 외딴섬’으로 불리는 마을이다. 금강을 끼고 금산의 끝자락에 방울처럼 매달려 있어 방우리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금산군을 통해서는 갈 길이 난망하다.마을 앞은 금강이 가로막았고, 마을 뒤편은 산줄기가 틀어막았다. 전북 무주를 에돌아 강변 둑길을 지나야 비로소 방우리를 만날 수 있다.방우리로 가기 위해 고속도로에서 내려서는 나들목도 무주IC다. 무주읍에서 내도리 앞섬다리(내도교) 지나 좌회전하면 금산 방우리 가는 길이다. 구불구불 강변길을 따라 5㎞ 달리면 외딴 마을 방우리에 닿는다. 무주군내를 오가는 버스는 앞섬다리까지만 연결될 뿐이다.

적벽강/보곡산골 벚꽃/방우리 흙담길

반딧불이 서식하는 청정마을

방우리는 화려한 절벽과 단아한 강물이 묘하게 조화를 이룬 곳이다.마을에는 다닥다닥 붙은 아담한 밭 사이로 흙담집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반딧불이가 서식하고 한가로운 물놀이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입소문을 듣고 찾는 청정지역이다. 방우리는 고갯마루를 사이에 두고 원방우리와 작은 방우리로 나뉜다. 원방우리를 거친 금강의 물줄기는 다시 작은 방우리를 적시며 사연을 이어간다. “예전에는 원방우리에 살다 시집가면 작은 방우리에 살림을 차렸지유.” 고추밭을 일구던 한 촌부의 전언이다. 방우리에는 6^25 한국전쟁 이후 설씨 일가가 정착해 집성촌을 이뤘는데 지금은 20여가구만 남아 있다. 마을 가운데 경로당이 있고 샛길따라 인삼밭을 넘어서면 강을 오가는 거룻배가 남은 한가로운 풍경이다. 비포장도로만 연결되던 10여년 전과 비교하면 방우리는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 강둑길에 아스팔트가 깔렸고 외지인들이 정착한 2층 양옥집도 들어섰다.

보석사 전나무 산책로

늦은 산벚꽃 피어나는 보곡산골

방우리를 거친 금강줄기는 무주를 굽이쳐 흐른 뒤 다시 금산쪽으로 수통리 적벽강과 이어진다. 물길로는 가까운 거리지만 걸어서는 산자락을 넘어야 닿을 수 있다. 자동차로 연결되는 도로는 1시간 가량 소요된다. 그 드라이브 길이 탐스럽다. 금산여행에서 산속에서 피는 늦은 벚꽃을 만나려면 군북면 보곡산골로 향한다. 서대산 끝자락에 위치한 외딴 마을인 보곡산골은 국내 최대의 산벚꽃 자생 군락지중 하나로 600만㎡의 산자락에 산꽃들이 피어난다. 산벚꽃은 왕벚꽃만큼 크거나 화려하지는 않지만 묵묵히 초록 안에서 제 빛깔을 낸다. 산골이라 기온이 4~5도 낮은 탓에 꽃들이 피어나는 시기 역시 타 지역보다 한 템포 늦다. 4월 중순 너머 벚꽃, 산꽃들을 만날 수 있다. 남이면 보석사는 전나무 숲길과 천년 세월의 은행나무가 길손을 반기는 곳이다. 속세와 맞닿은 사찰은 한적한 전나무 산책로가 아늑함을 더한다. 보석사는 진악산으로 오르는 산행길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영천암까지 오르는 길목에는 숲 산책로가 어우러진다.

칠백의 총

여행 메모
가는 길 방우리로 향하려면 통영대전고속도로 무주IC에서 빠져나온다. 앞섬마을 방면으로 향하다 좌회전하면 방우리로 가는 길이다.
음식 금산인삼약령시장내에는 원조 간판의 삼계탕집들이 성업중이다. 인삼 튀김 역시 별미다. 금강 일대에는 배가사리 등을 수제비와 함께 넣어 만든 이 유명하다.
어죽
기타정보 금산 칠백의총은 임진왜란때 왜군과 맞서 싸웠던 700명 의병, 승병의 충혼을 기린 곳이다. 칠백의총 터에는 봄꽃이 화사하게 핀 연못이 인상적이며. 주변으로는 너른 잔디밭도 마련돼 있어 가족나들이 장소로 좋다. 금산산림문화타운은 남이자연휴양림, 금산생태숲 등이 자리한 생태 종합휴양단지로 하룻밤 쉬어갈 수 있다.

글·사진=서 진(여행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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