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지는 바닷길 따라 ‘갯벌체험’

탄도 갯벌 바지락 캐기 체험.
안산 탄도 일대는 탐스러운 해변과 갯벌 체험 마을이 어우러진 곳이다. 누에섬까지 이어지는 바닷길에는 풍력발전기가 돌아가며 아득한 풍경을 완성시킨다. 대부도 탄도항은 10여년 전만 해도 낯선 포구였다. 탄도에 풍력발전기가 들어서고 누에섬까지 바닷길이 열리면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탄도 일대는 조수간만의 차가 최대높이 8m 내외로 하루 두차례 썰물때가 되면 섬으로 향하는 바닷길이 드러나고 갯벌로 향하는 길도 함께 열린다.
풍력발전기.
탄도는 예전 ‘숯무루’로 불렸는데 이곳에 참나무숯이 많이 나와 붙여졌다는 설도 있고, 섬 주변에 검은 돌이 많아 탄도로 불렸다는 얘기도 있다. 탄도항은 시화 방조제로 뭍과 연결되기 전에는 화성에서 배를 타야 닿을 수 있는 외진 곳이었다.

풍력발전기 늘어선 누에섬

일몰의 누에섬.
체험객들의 집결지인 탄도항 주변은 최근 제법 분주해졌다. 탄도항 너머 누에섬까지 갈라진 바닷길을 걷는 것은 방문객들의 필수 코스다. 바닷길은 하루 4시간씩 두차례 썰물 때만 모습을 드러낸다. 바닷물이 빠지고 갯벌과 함께 섬을 잇는 길이 윤곽을 드러내면 사람들은 의식을 치르듯 풍력발전기 돌아가는 길을 따라 발걸음을 옮긴다. 누에섬은 멀리서 보면 누에를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방아머리 해변.
누에섬 안에는 등대 전망대가 들어서 섬 조망을 부추긴다. 1층에는 누에섬 인근 바다를 소개하는 체험관이 있으며 2층은 우리나라와 세계의 등대들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3층 전망대에 오르면 인근 섬과 서해 바다가 아득하게 내려다 보인다.
바지락 캐기.
갯벌체험은 탄도항 일대와, 차량으로 10여분 떨어진 선감마을에서 주로 진행된다. 탄도항 주변이 주말이면 나들이객으로 북적이는 반면, 항구와 떨어진 선감마을은 다소 한적한 분위기에서 갯벌체험을 즐길 수 있다. 봄부터 시작된 바지락 캐기는 여름까지 이어지며 가족들의 손길을 분주하게 만든다.

트랙터 타고 바지락 캐기

선감마을 갯벌 체험.
선감마을 갯벌체험은 트랙터를 타고 3km가량 방파제를 따라 들어서면서 시작된다. 트랙터에서 내리면 갈라진 속살을 고스란히 드러낸 갯벌이 광활하게 펼쳐진다. 대부도 일대의 서해안 갯벌은 세계 5대 갯벌의 반열에 오른 곳이다. 영양분이 풍족한 갯벌 진흙 속에서는 조개, 게, 개불 등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한다. 발끝에 닿는 갯벌은 보드랍고 서늘하다.

갯벌 체험때는 장화, 장갑 등은 필수. 호미, 바구니 등은 현지에서 체험료를 내면 대여해준다. 대부도 일대의 바지락 칼국수의 명성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직접 캐낸 바지락에서는 잡고, 씻어내는 순간부터 신선한 기운이 전해진다.

탄도항 초입에는 안산어촌민속박물관이 반긴다. 어촌민속박물관은 안산 어촌지역의 사라져가는 전통 민속을 직접 보고 체험하는 공간이다. 대부도 앞바다에서 직접 체험한 갯벌 생태계를 찬찬히 살피는 기회도 마련된다. 전시실에서는 공룡발자국 화석 등 해안유적과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한 고기잡이인 ‘돌살’ 등 바다와 어민이 어우러진 삶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여행 메모
가는 길 서울 지하철 4호선 정왕역에서 123번 버스가 탄도항 종점까지 오간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서해안고속도로 비봉나들목에서 송산, 전곡항을 거치면 탄도항에 닿는다.
음식 탄도 어촌계에서 운영하는 수산물 직판장에서는 1층에서 직접 횟감을 골라 2층에서 서해 갯벌을 바라보며 회를 맛볼 수 있다. 푸짐한 해산물이 곁들여져 만족도가 높은 편이며 바지락 칼국수나 조개구이 등도 인기 메뉴다.
바지락 칼국수.

기타

탄도항 너머는 매년 요트대회가 열리는 화성 전곡항이다. 대부도를 가로질러 북단으로 향하면 대부도 유일한 해수욕장인 방아머리 해변이 모습을 드러낸다. 방아머리는 대부 해솔길 1코스의 출발점으로 구봉도, 종현어촌체험마을과도 연결된다.

글ㆍ사진=서 진(여행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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