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요한슨은 상상으로는 가능한, 하지만 현실에선 불가능한 모습을 사진으로 구현해 낸다. ‘Impossible is possible(불가능한 것은 가능한 것이다)’. 이번 전시의 제목이다.
에릭 요한슨은 스웨덴을 대표하는, 초현실주의 사진작가다. 이번 전시에는 그의 대표작 약 50점과 사진촬영을 위한 스케치, 미디어 그리고 설치작품 등이 포함돼 있다. 하루하루 쳇바퀴 같이 똑같은 삶을 살고 있다면 에릭 요한슨의 전시를 보길 추천한다. 전시를 보다보면 굳어 있는 머리가 마치 도끼로 맞는 것 같은 기분이 들 것이다. 어린 아이만 상상의 날개를 펴라는 법은 없다. 어른도 상상하고 꿈꿀 자격이 있다. 에릭 요한슨은 어린이의 상상력에 힘을 보태주고 구태의연한 어른에겐 상상의 중요성을 설파해 주고 있다.
1985년생인 이 젊은 작가는 선배 사진작가들보다 초현실주의 화가에게서 영감을 받았노라고 고백한다. 그는 어린 시절 도서관에서 초현실주의의 작품들을 접하면서 막연한 상상을 했다. 아버지가 사다 놓은 컴퓨터를 활용해 동생들의 사진을 독특한 작품으로 만들어 내는 게 그의 취미였다. 그가 공학도가 됐을 때까지만 해도 사진작가가 되리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평범한 컴퓨터 공학도는 어릴 때부터 간직해 온 비범한 상상력을 2007년부터 사진작가로서 드러내기 시작했다. 13년차인 이 작가는 사진계에 등단하자마자 벤 구센, 딘 챔벌레인, 홀거 푸텐 등과 함께 가장 촉망받는 사진작가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그의 작품은 단순한 디지털 기반의 합성 사진이 아니라, 작품의 모든 요소를 직접 촬영해 한 장의 사진 속에 담아낸다. 상상의 풍부함이나 표현의 세심함은 단순히 사진 이상의 세계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특히 포토샵을 이용한 이미지 조작에 관한 한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우리를 제한시키는 유일한 것은 우리의 상상력이다”라고 말한다. 그만큼 그의 영혼은 자유롭다. 일상에 지쳤을 때 사람들은 여행을 떠나 색다른 경험을 추구한다. 굳이 여행을 떠나지 않더라도 이 전시는 답답한 현대인에게 상상의 기쁨, 일상의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9월 15일까지.
노유선 기자
노유선기자 yoursun@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