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도를 걷는 관광객.

‘단양 잔도’길은 남한강 풍류에 아슬아슬함을 더한다. 단양 잔도는 단양과 남한강 줄기를 에워싸고 이어지는 느림보강물길의 일부다. 느림보강물길 중 만학천봉 벼랑 아래로 연결되는 흥미진진한 구간이 ‘단양 잔도’다. 상진철교에서 시작된 단양 잔도는 출발부터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잔도 위로 무궁화호 열차가 간간이 오가며 봄날 나들이의 운치를 더한다.

나무데크길인 잔도의 길이는 1.2km 남짓. 열차가 가로지르는 상진철교 아래에서 시작한 길은 절벽이 마무리되는 만천하 스카이워크 초입까지 연결된다. ‘잔도(棧道)’는 벼랑 아래 선반처럼 매달려 있는 길로 중국 장가계의 잔도가 여행자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다.

상상의 거리 꽃길 .

높이 20m, 봄바람 일렁이는 길

본격적으로 잔도에 들어서면 아슬아슬한 벼랑길이 이어진다. 잔도의 수면 위 높이는 약 20m. 폭은 2m 가량 된다. 한쪽으로는 깎아지른 절벽이고 반대편은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강물이다. 고개를 빼꼼 내밀면 수직으로 형성된 괴석들이 긴장감을 일으킨다. 잔도에는 곳곳 나무데크길에 성긴 구멍을 뚫어 발 아래 강물을 바로 내려다볼 수 있도록 했다. 느림보강물길의 일부답게 단양 잔도에서는 성큼성큼 걷기보다 느린 템포로 이동하는 게 어울린다. 강바람을 맞으며, 흘러나오는 음악에 귀를 기울이며 소중한 순간을 사진에 담아내도 좋다. 봄이 무르익으면 잔도 주변으로 다양한 식물들이 얼굴을 내민다. 물푸레나무, 굴피나무, 부처손 등 10여종이 잔도에서 만나는 숨어 있는 자연들이다. 잔도에서 남한강 건너를 바라다보면 열차가 머무는 단양역이다. 단양역에서는 만학천봉과 잔도의 윤곽이 한눈에 들어온다. 구불구불 벼랑길을 에워싸고 이어진 잔도는 나무벤치와 스탬프 투어 확인 포인트를 만나며 마무리 된다. 이곳에서 수양개 역사문화관까지 느림보강물길을 계속 택해도 되고, 높은 전망을 위해 만천하스카이워크에 올라도 좋다.

만천하 스카이워크 전망대.

남한강 조망하는 아찔한 스카이워크

만천하 스카이워크는 단양 잔도와 어우러져 최근 인기를 끄는 곳이다. 만학천봉 위에 들어선 스카이워크에 오르면 단양읍내와 남한강 물줄기가 발 아래 펼쳐진다. 투명 강화 유리 사이로 80~90m 수면 아래를 내려다보며 하늘 길을 걷는 아찔함이 더해진다. 스카이워크로 오르는 회전 경사로는 높이에 따라 방향에 따라 다채롭게 단양을 조망하는 재미가 있다. 스카이워크에서 내려올 때는 짚라인을 이용해 짜릿한 하강도 가능하다. 스카이워크 체험 뒤에는 잔도를 다시 경유해 단양 보건소, 단양읍내 방향으로 느림보 강물길 4코스인 상상의 거리를 걸어 본다. 이 길은 4월에는 벚꽃이, 5월이면 장미터널이 어우러지는 꽃길이다. 단아한 강변 산책로와 휴식처가 곁들여져 가족 나들이를 더욱 풍성하게 채운다. 단양의 볼거리들은 강물 따라 쉼없이 이어진다. 도담산봉은 단양 8경중에서도 으뜸인 제1경으로 손꼽히는 명소다. 도담삼봉 인근에는 단양팔경의 제2경이자 자연이 빚은 조형미가 돋보이는 천연 관문 ‘석문’이 있어 함께 둘러보면 좋다.

<여행 메모>

▲가는 길=잔도 코스에 대중교통으로 닿으려면 단양터미널에서 읍내버스를 타고 단양보건소 앞에서 하차한다. 단양역에서 상진대교 건너 걸어서 도착할 수도 있는데 연결 보행로가 좁아 주의가 필요하다. ▲음식=2018년 대표 전통시장으로 선정된 단양구경시장은 이곳 특산물인 마늘이 들어간 다채로운 음식들이 입맛을 돋운다. 마늘 순대국, 마늘 만두, 올갱이해장국 등은 단양시장이 자랑하는 별미들이다. ▲기타정보=고수대교 너머 고수동굴은 200만년 세월의 석회암 동굴로 천연기념물(제256호)로 등재돼 있으며 1km 신비한 동굴탐험으로 안내한다. 단양 읍내에는 국내 최대 민물고기 생태관인 다누리아쿠아리움이 들어서 있다.

글ㆍ사진=서 진(여행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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