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센트 거리.
캐나다 몬트리올은 ‘지하세계’와 낭만 골목이 어우러진 도시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프랑스어권 도시로, ‘북아메리카의 파리’로도 불린다. 도심에는 재즈선율이 흐르고 역사적인 석조건물과 청춘들의 유희가 그 속에서 조화를 이룬다.

공상 과학 영화 ‘시티 오브 엠버(City of Ember)’에는 지하도시 이야기가 나온다. 잔 뒤프라우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영화는 인류의 미래와 지하도시에서 펼쳐지는 가상의 세계를 담고 있다. 몬트리올은 도심속 유유히 이어지는 지하세계를 품고 있다.

세인트로렌스 강과 몬트리올.

미래를 담아낸 33km 지하도시

몬트리올의 ‘언더그라운드 시티’는 지하도시의 미래상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1966년 지하철 운행과 함께 조성되기 시작해 40여년의 세월을 거쳐 2008년 완성됐다. 총 길이 약 33㎞의 지하도시는 지상으로 올라갈 필요 없이 도심 건물과 건물간 이동을 가능케 했으며 회사, 호텔, 극장, 콘서트홀 등을 두루 갖추고 있다.

올림픽공원.
언더그라운드 시티.

겨울 연평균 영하 15도 이하로 떨어지는 몬트리올의 매서운 날씨는 지하도시를 탄생시킨 계기였다. 언더그라운드 시티는 천재과학자이자 예술가인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옛 제언에 모티브를 둔 것으로 전해진다.

몬트리올이라는 이름의 기원이 된 몽 루아얄 산은 파리의 몽마르뜨처럼 높지 않은 언덕에 도심을 바라보고 서 있다. 몽 루아얄은 도시인의 안식처이자 경계의 의미가 짙다. 산은 프랑스 문화권과 영어 문화권을 나누고 이태리인들의 삶터까지 닿아 있다. 몽 루아얄 일대에서 만나는 이탈리아시장은 도시의 또 다른 이면을 보여준다.

노트르담 성당.

재즈선율 흐르는 골목과 카페들

세인트로렌스강 포구 옆 구시가지의 중심에는 파리 센강처럼 ‘노트르담’이라는 이름의 대성당이 자리잡았다. 옛 항구쪽에서 만나는 구시가지는 단정한 몬트리올의 모습이다. 자크 카르티에 광장에서는 거리의 화가들이 화폭 속 그림이 되고 바로크 양식의 몬트리올 시청사가 눈길을 끈다.

1976년 올림픽 스타디엄이었던 올림픽공원이나 엑스포 대회장이었던 생텔렌 섬 역시 도시의 현대사를 간직한 채 또 다른 윤곽을 그려낸다. 전망대에 오르면 세인트로렌스강과 어우러진 몬트리올 외곽지대가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몬트리올은 아침인사 “봉쥬르”가 더욱 친숙한 도시다. 분위기는 파리와 뉴욕의 중간 톤 성격을 지녔다. 몬트리올 사람들의 좌우명은 ‘주아 드 비브로’(인생을 즐겁게)다. 흐린 겨울에도 청춘들의 발걸음은 유난히 경쾌하다.

베이클 까페.

다운타운의 뤼 생트 카트린느 거리는 뉴욕 맨하탄에 뒤처지지 않는 쇼핑지대다. 세련된 카페와 갤러리가 밀집된 카르티에 라탱 거리는 몬트리올 내에서 가장 ‘핫’한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주말 오전이면 베이글 한조각에 브런치를 즐길 수 있는 크레센트 거리는 밤이면 바에서 흘러 나오는 재즈음악으로 활기가 넘친다.

몬트리올은 예술과 재즈의 도시다. 몬트리올 영화제 외에도 재즈 페스티벌로 명성 높다. 크고 작은 야외 콘서트로 시내 곳곳이 선율로 단장되는 낭만의 도시가 바로 몬트리올이다.

여행 메모
가는 길 캐나다 각 도시에서 VIA철도가 몬트리올까지 연결한다. 몬트리올 도심은 지하철 4개 노선이 촘촘히 연결한다.
음식 몬트리올의 별미인 갓 구워낸 베이글을 꼭 맛본다. 도심 곳곳에 브런치를 내놓는 베이글 가게들이 들어서 있다. 몬트리올 맥주인 ‘몰슨 드라이’도 인기 높다.
기타 몬트리올은 퀘벡주에 속해 있다. 기온은 한국보다 한결 더 춥다. 플래토 몽 루아얄 지역은 젊은 예술가들의 거주지로 낮고 오래된 건물들이 늘어서 있다. 청춘들의 아지트로 최근에는 트렌디한 공간으로 변신중이다.

글 사진=서 진(여행칼럼니스트)



서진 여행칼럼니스트 tour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