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포항 대구조각상

담백한 생선살이 입에서 살살 녹는 ‘뜨끈한 탕’ 한 그릇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겨울 제철 생선인 대구를 본격적으로 맛보려면 으로 향한다.

대구의 집어항인 외포항은 대구잡이 철만 되면 온종일 외지인들로 들썩 거린다. 외포항은 한때 전국 대구 출하량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대구의 아지트’였다. 대구는 냉수층을 따라 산란을 위해 겨울 시즌 거제 북쪽 진해만까지 찾아든다. 대구는 12월 식탁에 오르기 시작해 2월까지 미식가의 입맛을 유혹한다.

대구탕

거제 외포항

집어항에서 맛보는 생

주말이면 차량들로 외포항 진입로가 빼곡히 막힐 정도로 겨울 대구는 인기 높다. 항구에 들어서면 커다란 대구 조형물이 포구의 세월과 위용을 자랑한다.

포구 곳곳에는 생선을 즉석에서 판매하는 좌판대가 늘어서 있고, 겨울 볕에 몸을 맡긴 ‘입 큰’ 대구들이 줄지어 도열해 분위기를 돋운다. 이른 오전이면 포구에서 대구 경매가 열리기도 한다. 긴 아래턱, 부리부리한 눈에 70cm를 넘나드는 대구는 한 마리에 3~4만원선에 팔려나간다.

대구찜

포구 한쪽으로는 대구로 만든 음식을 판매하는 식당들로 채워져 있다. 통통하고 부드러운 살이 입에서 사르르 녹는 만 맛봐도 겨울 향미가 입안에 가득 전해진다. 생대구와 곤이가 담뿍 들어간 은 비린 맛이 없고 담백하며 고소한 맛을 낸다. 취향에 따라 , 회 등을 즐겨도 좋다.

두모몽돌해변에서 본 거가대교

2월까지 제철…몽돌해변 산책

대구요리로 배를 채운 뒤 외포항 포구를 거니는 것은 운치 있다. 고깃배 너머 대구 손질하는 아낙네들의 손길이 바쁘고, 진열대에는 말린 대구 외에도 대구알젓, 대구 아가미젓 등이 판매된다. 포구 옆, 외포 초등학교를 지나 외포리 골목 산책에 나서면 마당 가득 대구를 말리는 어촌 풍경도 엿볼 수 있다. 대구요리는 2월 중순까지가 제철이다. 생대구로 만든 음식은 말린 대구로 끓인 탕과 찜과는 또 다른 품격의 맛을 전한다.

외포항 말린 대구

외포항에서 북쪽으로 향하면 푸른 해변 길따라 포구마을들이 이어진다. 거가대교 가는 길의 두모몽돌해변은 호젓한 어촌마을과 작고 고운 몽돌해변을 간직한 곳이다. 거제 남쪽에 여차몽돌해변, 학동흑진주몽돌해변 등 유명한 몽돌해변이 있지만 두모몽돌해변에서는 겨울바다의 고요한 휴식을 음미하기에 좋다. 번잡한 상가 대신, 바람과 몽돌 소리만이 함께 한다. 포구 방파제 너머로 거가대교를 감상할 수 있다.

가조도 노을

거제도 서북쪽의 가조도는 노을 명소로 알려진 곳이다. 가조연륙교 너머 수협효시공원이 2018년말 문을 열고 공원 전망대와 카페가 섬 조망과 노을 감상 포인트로 입소문이 나면서 유명해졌다. 수협효시공원은 수산업협동조합의 모태가 가조도에서 출발한 것을 기념해 설립됐다. 가조도 창호리의 노을이 물드는 언덕 또한 바다와 인근 섬들 너머로 해가 지는 모습이 아름답다.

여행 메모
가는 길 서울남부터미널에서 거제 고현버스터미널까지 버스가 오간다. 터미널에서 외포항까지 시내버스로 이동이 가능하다.
음식 외포항 식당에서는 대구튀김, , 이 코스로 나오며, 만 별도로 맛볼 수도 있다. 대구회, 대구전, 초밥을 내놓는 곳도 있다. ‘효진수산횟집’ ‘국자횟집’ 등 10여 곳의 식당이 들어서 있다.
기타 겨울동백으로 유명한 지심도와 바람의 언덕 등이 거제에서 두루 둘러볼 곳이다. ‘라이트하우스호텔’, ‘도야거제가족호텔’ 등의 숙소가 마련돼 있다

글 사진=서 진(여행칼럼니스트)



서 진 여행칼럼니스트 tour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