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터에는 온통 봄 바다 기운이 한창이다. ‘퍼덕’거리는 것에서 ‘흐느적’대는 놈까지, 서해 포구에서 제법 떨어진 장터인데도 제철 해산물이 모두 이곳으로 모인다. 장이 서는 날은 매 2일, 7일. 추억의 5일장은 서천 해산물 특화시장 뒤편 주차장 길에 소박하게 들어선다.
서천장터에는 서해안 해산물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흔적이 남아 있다. 박대라는 생선과 ‘’을 먹는 풍습이다. 두꺼운 껍질을 벗긴 뒤 햇볕에 말려 먹는 박대는 ‘시집간 딸이 박대 맛을 못 잊어 고향 서천에 들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곳 사람들에게 인기 높다. 벗겨낸 박대 껍질을 말린 뒤 푹 고아서 만드는 은 서천 장터의 별미다. 4월이면 묵이 녹아 흘러 3월까지가 제철이다. 간장을 찍어 먹는 도토리묵과 달리 은 초고추장을 찍어 먹어야 맛이 난다.
사거리통 해산물 가게들은 서천읍 군사리에 수산물 특화시장이 조성되면서 대부분 새 시장으로 터전을 이동했다. 서천 5일장터도 자연스럽게 특화시장 뒤편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오전 한때 활기를 띠던 5일장은 점심 무렵이 되면 한산해진다. 5일 장터가 정리될 시간이면 특화시장이 본격적으로 흥청거린다. 시장 아줌마들이 목청 돋워 가며 싱싱한 활어로 손님들을 유혹한다. 구시장터에서 옮겨와 현대식으로 재개장한 특화시장은 사시사철 문을 연다. 한창 제철인 , 도다리, 를 즉석에서 구입할 수 있다. 이곳 해산물들은 홍원항, 마량항의 포구보다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여행메모
가는길:서해안 고속도로 서천 나들목에서 빠져나와 서천읍 방향에 서천 특화시장과 장터가 있다. 서천 버스터미널과 서천역에서 택시 기본요금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음식: 서천 특화시장 2층에 식당이 몰려 있다. 1층에서 직접 생선을 고르면 식당에서 해물탕도 끓여준다. 해물탕 외에도 을 맛볼수 있다. 시원한 국물이 곁들여진 샤브샤브도 별미다.
기타: 서천여행때는 해가 뜨고 지는 마을인 마량포구를 빼놓을 수 없다. 마량리 동백정과 동백나무숲은 서천 8경중 1경으로 꼽히는 명소다. 서천 국립생태원은 세계 기후대별 다양한 생태계를 간직한 곳으로, 4500여종의 동, 식물을 만날 수 있다.
글 사진=서 진(여행칼럼니스트 tour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