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브르 박물관
파리는 예술가의 도시다. 도심 곳곳에는 아티스트들의 흔적이 담겨 있다. 카뮈, 랭보, 피카소, 헤밍웨이, 알랭드롱, 알파치노 등 예술가들은 파리를 사모했고, 세느강변의 골목을 거닐며 사색을 즐겼다. 봄햇살이 비낀 골목에는 고풍스런 건물들이 운치를 더한다.

우디 알렌의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Midnight in Paris)에는 몽상가 오웬 윌슨(길 역)이 세느강을 거닐며 파리의 예술가들을 추억하는 장면이 이어진다. 스크린 속 환영처럼 아티스트들은 파리에 대한 기억의 매개이고 탐닉의 대상이다. 세느강변을 수놓는 다양한 디자인의 교각들은 예술가들의 산책로로 사랑받았다. 셍 미셸 다리는 소르본느 대학이 있는 예술가의 거리를, 솔페리노교는 오르세 미술관을 잇는다.

카뮈, 랭보가 거닐던 다리

퐁데자르는 ‘예술의 다리’라는 별칭을 지닌 보행자 전용 다리다. 1801~1804년에 건설된 다리는 카뮈, 샤르트르, 랭보 등이 산책하며 숱한 작품을 구상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난간에 시집 한 권 들고 고독을 씹는 사람들이 유독 많은 데는 이유가 있다. 2층에는 메트로, 1층은 사람들과 자동차가 오가는 비라켕 다리는 영화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에서 주인공들이 처음 만난 첫 장면을 찍은 곳이다. 영화 속 연인들의 사랑과 이별이 다리에 담겨 있다. 세느강 서쪽의 미라보 다리는 아폴리네르의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강은 흐르고’라는 싯구로 유명하다. 에펠탑 앞 이에나 다리는 1806년 프러시안과의 전쟁에 승리하자 나폴레옹이 다리 건설을 명령했으며, 그의 실각과 함께 운명을 같이 한 사연을 간직한 곳이다.

헤밍웨이, 알 파치노의 카페

몽마르뜨 언던
파리의 대학로격인 생 제르망으로 발길을 옮기면 아티스트들의 호흡은 강렬하게 다가선다. 생 제르망은 시떼섬 남쪽에서 콩코르드 광장까지 아우르는 지역으로 파리와 세느강을 향유하는 심장부와도 같다. 생 제르망의 ‘’는 랭보, 사강, 앙드레 지드 등 프랑스의 작가, 화가 등이 드나들며 작품과 인생을 논했던 문학카페다. 알랭 드롱, 카트린느 드뇌브, 조니 뎁, 알 파치노 등 영화배우들도 즐겨 찾았다. 카페 ‘브라스리 립’에서 헤밍웨이는 ‘무기여 잘 있거라’를 집필하기도 했다.

오래된 서점이나 길가의 고서적 판매점 역시 파리의 풍취를 더한다. ‘세익스피어 앤 컴퍼니’는 소설가 헤밍웨이와 피츠제럴드가 강변을 거닐며 찾았던 유서 깊은 서점으로 영화 ‘비 포 선셋’에 등장했다. 몽마르트의 테르트르 광장에서는 피카소, 위트릴로 등 화가들이 여흥과 함께 담소를 즐겼다.산이 없는 파리에서 130m 높이에 위치한 몽마르트 언덕은 거리의 화가, 악사들의 작품과 솜씨를 감상하며 산책하기에 좋다.

여행메모

교통: 파리 도심은 자전거로 둘러볼 수 있다. 자전거가 차도 위를 오가며 자전거 전용 신호등도 있다. 공원에서는 자전거를 타면 제지를 받는다. 공용자전거 벨리브의 여파를 몰아 공용차인 오토리브도 최근 애용되고 있다. 식당: ‘브라스리 립’은 1880년대 문을 연 카페로 송아지 요리 등 프랑스 전통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헤밍웨이, 생텍쥐페리 외에도 전직 대통령들이 단골이었다. 문인들이 즐겨찾던 ‘’에서는 에스프레소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기타: 독특한 외관의 퐁피두센터에는 현대미술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튈르리 공원에서는 산책 도중 오랑주리 미술관, 죄드폼 갤러리에 들려 미술, 사진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파리 불로뉴 숲은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광활한 도시숲 공원이다.


카페 드 플로르
퐁피두 센터
퐁데자르 예술의 다리

글 사진=서 진(여행칼럼니스트) tour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