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유의사항 꼼꼼하게 체크하지 않으면 낭패 볼수도

인도네시아 휴양지 발리( 사진=연합뉴스 )
[주간한국 박병우 기자] 맑은 하늘과 에메랄드빛 푸른 바다. 그리고 까론과 판다와 비치의 평화로운 추억들. 동남아 휴양지를 대표하는 푸켓과 발리의 아름다운 매력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전 태국의 관광산업은 경제의 20%를 차지했다. 특히 푸켓의 관광사업은 지역 경제의 절반을 담당할 정도로 경제적 비중이 높았다.

하지만 코로나19 방역조치에 따른 국경 통제로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거의 끊기면서 푸켓의 관광산업은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 푸켓 해안의 부두 주민들은 질병 보다 굶어 죽은 게 더 두렵다는 말을 하고 있을 정도다.

동남아에서 두 번째로 큰 나라인 태국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6%가 후퇴했다. 태국 경제의 회복은 푸켓 관광의 부활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도네시아의 관광산업은 국내총생산(GDP)대비 비중이 5.7%로 태국보다 의존도는 약하다. 그러나 발리의 관광산업 의존도는 전국 34개주 가운데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지난해 발리주의 GDP는 9.3%나 감소했다. 호텔의 객실점유율은 10%에 그쳤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아 그야말로 초토화가 된 것이다.

지난 2월부터 발리지역 경제활동인구의 19%인 65만7000명이 어떤 형태이든 전염병 영향권에 놓여 있다. 발리의 월간 경제적 피해 규모는 한때 6억8000만달러(약 7600억원)에 달했다. 섬 경제가 완전히 휘청거렸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 정부는 ‘발리에서의 근무’(Work from Bali)라는 비상대책을 가동했다. 최대 8000명의 자카르타 거주 공무원을 섬으로 보내 호텔o레스토랑의 수요를 창출시키는 조치였다. 관광창조경제부의 공무원 일부는 이미 발리에서 근무하고 있다. 기업과 다른 부처의 협조까지 끌어내 발리 소재 호텔의 객실점유율을 30%까지 끌어 올릴 방침이다.

푸켓 격리면제‘샌드박스’ 실험, 발리는 ‘그린존’지정

그러나 태국과 인도네시아 정부는 궁극적인 해결책이 외국인 관광객의 복귀에 달려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태국과 인도네시아 정부는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샌드박스 실험’과 ‘그린존’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청정 이미지를 구축하여 최고의 휴양지로 복귀하겠다는 것이다.

다음달부터 태국은 백신을 완료한 푸켓 관광객에 한해 격리조치를 면제해주는 샌드박스 실험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인도네시아는 발리등 3개 섬을 위생 청정지역을 의미하는 그린존으로 지정했다. 청정 관광지로 만들어 외국인 관광객을 안심시킨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푸켓과 발리를 가기 위해 설레는 마음에 앞서 유의 사항을 꼼꼼하게 챙기지 않으면 엉뚱한 곤욕을 치를 수도 있다. 국내 여행객의 경우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고 해서 모든 것이 이전처럼 되돌아 간다고 판단하면 큰 코를 다치기 십상이다.

푸켓의 경우 방역 모범국가나 감염률이 낮은 국가의 여행객에 대해서는 경유지를 거치지 않는 직항 비행편만 허용키로 했다. 또한 출발하는 날짜를 기준으로 최소 14일 이전에 백신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 이어 항공편 탑승 후 72시간 이내 코로나19 테스트에서 음성 결과가 나와야 한다.

이같은 기준을 충족하면 푸켓에서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하다. 다만 의무 사항을 반드시 숙지해야한다. 체류 5일째 코로나19 진단을 반드시 받아야 하며 진단 결과 음성이 나와야 자유 여행을 즐길 수 있다.

태국 관광청은 샌드박스 실험 첫 3개월 동안 주로 장거리 중심으로 12만9000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기대하고 있다. 실험이 성공리에 안착하면 오는 10월부터 방콕, 치앙마이, 파타야 및 크라비까지 확대하고 내년부터는 태국 전체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태국항공협회의 7개 항공사 직원 1만5970명에 대한 예방 접종은 이미 시작됐다. 정부와 관광업계는 푸켓의 샌드박스 제도가 관광산업을 살려낼 돌파구가 되어줄 것으로 크게 기대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관광 산업에 종사하지 않는 주민들의 반대 의견이 나오고 있는 점도 변수다. 정부는 관광산업 부활을 위해 6월까지 푸켓 주민의 70% 접종을 목표로 홍보에 열중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은 새로운 환자 집단이 발생하는 등 코로나19의 기세가 여전히 살아 있다는 점을 우려하면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발리의 우붓 등을 코로나19 ‘그린존’으로 지정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달말까지 이들 지역의 18세 이상 주민 280만명 접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바캉스 시즌에 앞서 관광지 주민들의 집단면역 수준을 높여 감염 청정지역인 그린존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인도네시아도 태국처럼 엄격한 예방 조치가 뒤따르기 때문에 여행객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일단 인도네시아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백신접종을 완료하고 입국해야 한다. 또한 관광객들은 지정된 호텔에서 5일간의 격리 조치를 거치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심지어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추적시스템 애플리케이션을 마련할 것이라는 루머까지 나돌고 있다. 사전에 정보를 확인하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유의해야 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발리의 코로나19 환자율이 0.7%까지 떨어지는 등 전반적인 코로나19 상황이 하향 안정세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현재 발리 거주민 중 31%는 적어도 1회 이상의 백신을 접종 받았다. 백신 접종 2회를 마친 비중도 15%를 넘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그린존 제도에 대해 회의적 평가를 내놓고 있다. 디키 버디만 호주 그리피스대학교 연구원은 “발리가 선전하는 그린존의 실현 가능성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낯선 이에게 개방되는 순간 새로운 변종은 들어올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여름철 성수기를 놓치지 않겠다는 동남아 관광산업의 의지는 뜨겁다. 푸켓과 발리의 관광기업들은 2004년 수마트라 안다만 지진과 그 여파로 발생한 대형 쓰나미 사태 등 대형 재난 사태는 물론 2002년 발리 폭탄 테러 위기도 슬기롭게 극복한 경험을 내세운다.

따라서 이번 코로나19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고 닛케이 아시아는 전했다. 관광업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지역 주민들은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에 떨다가 굶어 죽을 수도 있다는 위기 의식이 더 높아지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박병우 기자 pbw@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