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가 인정한 대자연의 미스터리는 청송땅 곳곳에 펼쳐져 있다. 제주도 외에 국내 내륙에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등재된 곳은 청송이 첫 번째다. 1억년전 청송은 거대한 호수와 공룡의 땅이었다.
청송 서쪽의 신성계곡은 청아한 물줄기와 낯선 퇴적지형이 뒤섞인 곳이다. 신성계곡은 주왕산과 더불어 청송 세계지질공원의 양대 대표권역이다. 1억년 세월의 계곡을 따라 백악기 곡류천, 흰 돌개구멍, 공룡발자국 화석 등이 이어진다.
신성계곡의 은 백악기의 퇴적지형이 만들어낸 구불구불 휜 하천이 인상적이다. 융기로 치솟은 바위 위에는 방호 조준도가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세운 정자가 수려한 풍광 속에 홀로 서 있다.
흰 돌 계곡인 백석탄은 청송의 숨은 보석으로 사랑받는 최고의 지질명소다. 흰 퇴적암들과 소용돌이 물길이 항아리처럼 오목한 구멍을 빚어낸 형상은 외계에 온 듯 착각을 일으킨다.
방호정에서 백석탄에 이르는 12km 신성계곡길은 청송 8경중 제1경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신성리 일대는 백악기 공룡들이 서식했던 호숫가로 공룡발자국 화석도 남아 있다.
부곡리 계곡은 약수의 사연을 간직한 계곡이다. 계곡 일대에는 약수 샘이 10곳이 넘는다. 그중 달기약수는 우리나라 3대 약수로 손꼽는 곳이다. 달기약수는 바위틈에서 ‘꼬르륵’ 약수 솟는 소리가 마치 암탉이 알을 낳을 때 내는 소리와 비슷해 ‘달계’라는 이름이 붙은 데서 유래됐다. 달기약수는 탄산과 철분을 함유해 톡 쏘는 맛에 위장병에 특효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송여행은 타임머신을 탄 듯 과거로의 회귀가 흥미진진하다. 고택의 온기는 청송 나들이의 격을 높인다. 파천면 덕천마을은 등 청송의 옛집들이 옹기종기 모인 곳이다. 마을 중심의 은 청송 심씨가 대를 이어 살던 가옥이다. 만석지기의 후손인 송소 심호택이 1880년경 지은 99칸짜리 한옥은 솟을대문과 빛바랜 흙담이 인상적이다. 청송 심씨는 세종대왕의 비인 소헌왕후를 비롯해 왕비와 정승을 두루 배출한 명문대가다.
여행메모
교통: 승용차로 이동할 경우 당진영덕고속도로 청송IC에서 빠져나온다. 신성계곡은 남서쪽 안덕면에 자리했으며 군내터미널에서 버스가 다닌다. 음식: 달기약수 닭백숙이 먹을만하다. 약수에 포함된 철분 성분이 닭 특유의 잡내와 기름기를 없애 담백함을 더한다. 인삼, 황기 등 다양한 약재가 들어간 삼계탕은 보양식으로도 인기 높다. 닭고기를 산나물 장아찌에 싸 먹는 맛이 독특하다. 기타: 덕천마을 외에 중편선비마을에서 솔숲과 어우러진 고택들을 만날 수 있다. 주왕산관광단지 민예촌은 백자 빚기 체험 등이 가능하다. 청송읍내 소헌왕후를 기린 누각인 찬경루도 단아한 한옥 야경을 뽐낸다.
글 사진=서 진(여행칼럼니스트) 사진협조=청송군 tour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