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플릿은 크로아티아의 제2도시이자 달마티안 지방의 경제·문화의 중심지다. 크로아티아의 완연한 관광지인 두브로브니크와는 전해지는 풍광이 다르다. 스플릿은 유고슬라비아 내전의 아픔을 간직한 도시이기도 하다.
로마 황제가 머물던 궁전과 골목
구시가 골목은 궁전을 중심으로 미로처럼 뻗어 있다. 신하와 하인들이 거주하던 궁전 안 200여개 집터는 그 흔적이 남아 상점, 카페 등으로 변했다. 골목 중앙에는 황제를 추모하는 성 도미니우스 대성당이 들어서 있다.
스플릿의 해변 산책로는 마르얀 언덕으로 이어진다. 푸른 숲과 오래된 교회를 스쳐 지나면 항구와 바다와 구시가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크로아티아 농민의 아들로 태어난 조각가 메슈트로비치는 노년의 안식처였던 이곳 스플릿을 사랑했다.
세계문화유산 섬마을 뜨로기
스플릿은 항구, 기차역, 버스터미널이 한 데 모여 있다. 밤 열차를 타고 새벽녘에 도착한 이방인들과 아침 일찍 낯선 곳으로 버스를 타고 떠나는 사람들의 정경이 터미널 앞 카페테리아에서 펼쳐진다. 스플릿에서의 만남과 이별은 로맨틱하다. 해변을 달리는 버스에는 차장이 동승하는데 대부분 세월이 묻어나는 나이 지긋한 아저씨다.
도시 형성 과정에서 그리스인이 정착했고, 15~18세기 베네치아 공국의 지배를 받은 과거는 섬의 개성을 더욱 도드라지게 만들었다. 섬 중앙의 성 로렌스 교회는 크로아티아 최고의 건축물 중 하나로 베네치아풍의 사자 조각과 달마티안 지방 최고로 여겨지는 아담과 이브의 조각상이 남아 있다.
여행메모
교통=동유럽에서 출발한 열차가 수도 자그레브를 거쳐 스플릿까지 운행된다. 스플릿항은 유럽을 운행하는 페리의 정박항이기도 하다. 뜨로기까지는 수시로 버스가 오간다.
음식=구시가지 내의 레스토랑들은 해산물 요리를 주 메뉴로 내놓는다. 성수기인 5~9월에 음식 가격이 꽤 비싼 편이다. 구도심 동문 밖에는 오전이면 과일 등을 구입할 수 있는 장이 들어선다.
기타=스플릿을 기점으로 성벽도시인 두브로브니크까지 여행이 가능하다. 치오보섬과 스플리트를 연결하는 페리도 있으며 페리에서는 아드리아해의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서진 여행칼럼니스트
서진 여행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