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 도심 풍경
독일 프랑크푸르트는 마천루 너머 중세의 온기를 간직한 도시다. 변의 보행자 거리는 중세의 광장과 만나고, 빌딩 숲 뒤로는 고딕양식의 성당이 머리를 내민다.
프랑크푸르트의 과거와 현재는 마인 강을 배경으로 탐스럽게 조화를 이룬다. 이방인들이 쏟아져 나오는 에서 드러나는 광경부터 이채롭다. 유럽 각지로 뻗어가는 철도망이 얽힌 육중한 내부와 달리. 외관은 19세기말 프로이센이 한창 번성하던 시기의 힘 있는 조각들로 장식돼 있다. 라이프치히역에 이어 독일에서 두 번째 규모인 하우프트반호프는 건축학도들이 일부러 방문하는 명소이기도 하다.
중앙역
격자 무늬 저택의 뢰머 광장
뢰머 광장은 중세의 프랑크푸르트와 대면하는 곳이다. 광장에는 한때 로마인들이 주둔해 '뢰머'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다른 유럽의 광장처럼 위압스럽거나 웅장한 규모가 아니다. 오히려 앙증맞은 고딕 건물들이 만들어내는 동화 같은 풍광에 친밀감이 전해진다. 프랑크푸르트가 13세기부터 유럽 상인들이 한데 모였던 박람회의 도시이고, 그 중심에 뢰머가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광장의 다소곳함은 다소 의외다.
뢰머 광장의 은 15세기초 귀족의 저택을 구입해 개조한 곳으로 황제의 대관식 중 일부가 이곳에서 거행됐다. 계단식 양식의 지붕은 당시 재력 있는 토호들의 전통가옥에서 드러나는 공통점이다. ‘오스트차일레’로 불리는 광장 건너편 목조가옥들은 흰 벽과 외부로 노출된 붉은 나무들이 창문을 사이에 두고 격자와 사선으로 엉켜 있다. 오스트차일레 건물은 15세기 쾰른 지역의 비단상인들을 위해 지어졌다는데 화려한 외관이 돋보인다.
뢰머광장
오스트차일레 가옥
시청사 건물
중세풍 혼재된 와 대성당
프랑크푸르트 출신의 대문호 괴테의 집이 전하는 향취 역시 중세스럽다. 복원된 는 1층이 바로크 양식이고, 낡은 피아노가 있는 2층은 로코코풍이며 괴테가 태어난 3층은 루이16세풍이다. 괴테의 흔적은 도시 곳곳에 서려 괴테대학, 괴테광장 외에도 괴테가 세례를 받은 성카타리넨 교회 등이 남아 있다.
붉은색 고딕 탑이 도드라진 대성당의 명칭은 성 바르톨로메우스 대성당이다. 황제를 선출하고 대관식이 주관됐던 성당은 9세기에 처음 지어졌으며 14세기에 돔의 상부가, 15세기에 천장과 지붕이 완성됐다. 쾰른 대성당에 버금갈 정도로 화려한 외관의 성당 탑들은 로마네스크, 바로크 양식이 혼재돼 있다.
괴테하우스
괴테하우스 내부
프랑크푸르트의 상설박람회장 앞에는 보로프스키의 작품 '망치질하는 남자'가 종일 분주하게 망치질을 하고 있다. 도심 건축물들을 벗어나면 미술관들과 이 이어진다. 이곳에서 도시는 또 한 번 호흡을 가다듬는다. 은 2차 대전이후 폐허가 된 프랑크푸르트의 과거를 복합 예술 공간으로 되살린 곳이다. 베를린 출신의 젊은 건축가들이 참여해 옛날 길을 재현하고 광장과 골목을 유기적으로 복원했다. 유람선이 오가는 은 중세의 건물과 마천루를 품고 세월을 머금은 채 유유히 흐른다.
쉬른 미술관
마인강
서진 여행칼럼니스트
여행메모
교통: 프랑크푸르트는 교통의 중심지다. 유럽 각지에서 기차로 이동한 뒤 전철, 트램을 이용해 도심 전역에 닿을 수 있다.
음식: 아펠바인(사과와인)이 놓칠 수 없는 프랑크푸르트의 명물이다. 이곳 주민들은 레스토랑에서 겨울이면 식사와 곁들여 따끈한 아펠바인을 마신다.
기타: 에서 보행자 전용인 아이제너슈텍 다리를 건너면 박물관 거리로 연결된다. 아방가르트풍의 건축박물관이나 렘브란트와 보티첼리의 작품을 소장한 슈테델 미술관 등이 들려볼만하다. 변 남쪽 거리에는 매주 토요일 벼룩시장이 들어선다.



서진 여행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