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벽에 크리스마스 서커스 분위기 연출…‘인생샷 명소’로 등극

한 여성이 신세계백화점 본점 벽면에 연출되고 있는 미디어 파사드를 촬영하고 있다. (사진=송철호 기자)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서울에는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곳이 참 많다. 계절마다 새로운 멋을 뽐내고 있는 ‘남산서울타워’, 청계광장에서부터 경복궁까지 신구의 조화가 이색적인 ‘광화문 일대’, 아주 복잡하면서도 한국 정서가 그대로 녹아 있는 ‘숭례문’, ‘남대문시장’, 그리고 ‘명동거리’까지 다채롭다. 물론 새롭게 탄생한 핫플레이스도 꾸준히 추가되고 있다.

그 중 최근에 가장 주목받고 있는 핫플레이스는 명동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본점이다. 특히 이번 연말연시에는 이 백화점 외벽에 크리스마스 서커스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어 ‘인생샷 명소’로 완전히 자리 잡은 모양이다. 신세계백화점이 2014년부터 선보이고 있는 ‘미디어 파사드’ 방식을 활용해 백화점 외벽을 완전 새롭게 바꿨기 때문이다.

외벽 광고물 대신 압도적인 영상 띄운다

사실 신세계백화점만의 화려한 크리스마스 장식은 오래 전부터 꼭 가서 감상해야 할 연말연시 아이템 중 하나였다. 50년 전통의 명동 본점 본관 크리스마스 연출은 매년 웅장함과 화려함을 담아냈기 때문에 내국인은 물론 서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필수 방문 코스로 유명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연말연시가 되면 신세계의 크리스마스 장식은 많은 사람들에게 추억이 되어 왔다”며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시기에 백화점을 찾는 고객들에게 즐거움과 설렘을 선사하고 싶었고 올해는 서커스로 테마를 꾸며 보는 재미를 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신세계백화점의 연출은 ‘2021 Magical Holiday’라는 주제를 가지고 있는데 우리들의 평범한 일상에 마법 같은 감동이 더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서커스 이미지를 담았다”며 “영상의 마지막에는 ‘Magical moments for you’라는 문구를 더해 연말연시 고객들 일상에 마법 같은 일이 깃들기를 소망하는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3분 14초간 진행되는 신세계백화점 벽면 영상 속에는 움직이는 리본 위에서 외줄타기 하는 모습, 크리스마스를 대표하는 장식물인 오너먼트 속으로 보이는 크리스마스 트리, 스노볼 안의 본점 본관 모습 등이 펼쳐지며 연말연시의 화려함과 서커스가 풍기는 판타지적 분위기를 선사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미디어 파사드는 건물 외벽에 LED 조명으로 영상을 띄우는 기법이다. 이 기법을 활용해 화려한 크리스마스 장식은 물론 서커스 장면까지 연출하면서 시민들에게 연말연시 분위기를 선물하고 있다. 올해는 보다 섬세한 영상미를 위해 2020년보다 40만개가 늘어난 140만개 LED 칩을 이용했다.

최근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136화에 출연한 유나영 신세계백화점 VMD(비주얼 머천다이저) 부장은 “원래 백화점 건물을 보면 한 면마다 광고가 붙어 있었는데 올해는 압도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기로 했다”며 “정말 어려운 시기니까 시민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드리고 싶다는 마음에 외벽 광고물을 없애고 과감하게 영상을 채워봤다”고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근 신세계백화점 본점 주변에는 연일 많은 인파가 모이고 있어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사진=송철호 기자)
미디어 파사드로 다시 활기 찾은 명동거리

이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화제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로 꼽히는 2030세대들은 “이번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연출은 웅장함과 화려함에서 확실히 예전과 다르다”, “환상 그 자체고 역대급”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과 동영상을 SNS에 올리고 있다. 오는 1월 21일까지 이어질 이 미디어 파사드는 이미 시민들의 새로운 인생샷 명소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인근 직장을 다니고 있는 최씨(여성, 35세)는 현장에서 “매년 연말이 되면 명동거리 등에 인파가 몰려들었는데 최근 2년 동안은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예전 같지 않았다”며 “마술사들이 나오는 영화 ‘나우 유 씨 미’에서 나왔던 수준의 압도적인 크기와 화려한 영상을 이렇게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에 마치 큰 선물을 받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한 여행 블로거는 신세계백화점 본점 앞에서 촬영한 사진을 포스팅한 후 “일본 불매운동, 중국의 사드보복, 그리고 최근 2년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간으로 접어들면서 활기를 찾아볼 수 없던 명동이 신세계백화점 본점 덕에 부활한 것 같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 본점 주변에는 상당한 인파가 모여 사진 촬영에 몰두하고 있었다. 어두운 밤이지만 워낙 규모가 크고 화려한 영상이다 보니 카메라 성능과 상관없이 인생샷이 많이 나오는 편이다. 각지에서 모인 남녀노소 다양한 인파가 저마다의 방식으로 쉽게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인파가 몰리면서 안전사고나 교통혼잡 등을 유발시킬 수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3분 14초간 진행되는 신세계백화점 벽면 영상 속에는 움직이는 리본 위에서 외줄타기 하는 모습, 크리스마스를 대표하는 장식물인 오너먼트 속으로 보이는 크리스마스 트리, 스노우볼 안의 본점 본관 모습 등이 펼쳐지며 연말연시의 화려함과 서커스가 풍기는 판타지적 분위기를 선사하고 있다. (사진=송철호 기자)
인파 몰리는 시간에 교통안전 각별 주의 필요

서울 중구청의 한 관계자는 “백화점 영업시간에는 백화점 주차장 등을 활용할 수 있지만 저녁 8시 이후에는 영업이 종료되기 때문에 미디어 파사드를 늦은 시간까지 감상하고 싶은 시민들은 대중교통을 활용하는 것을 권장한다”면서 “사진 촬영 등에 몰입하다 보면 자칫 거리두기와 교통안전에 소홀해질 수 있기 때문에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이 미디어 파사드는 종료일인 오는 1월 21일까지 쉬는 날 없이 매일 밤 자정까지 진행된다. 월~목요일에는 오후 5시부터, 금요일에는 오후 4시부터, 토~일요일에는 오후 3시 30분부터 신세계백화점 본점 본관과 신·본관 사잇길, 그리고 분수대에서 미디어 파사드가 점등된다.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