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신경이 건강하면 나이보다 젊어 보인다고 지난 주 칼럼에 썼더니 어떻게 해야 자율신경 기능을 좋게 유지할 수 있는지 물어보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생명 유지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총괄하는 센터인 자율신경을 잘 관리할 수만 있다면 건강에 대한 걱정은 안 해도 되겠지요. 불면, 만성피로, 번아웃, 두통, 어지럼증, 소화불량, 설사와 변비, 공황증, 화병, 섬유근통, 이름모를 다양한 통증 등등을 만성적으로 유발하게 되는 원인이 바로 자율신경 기능 때문이니까요. 그래서 오늘은 우리 몸의 다양한 기능들을 잘 조절하고 유지하는 자율신경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지 알아보려고 합니다.

몸을 움직이세요

자율신경에 문제가 생기는 주범은 스트레스입니다. 스트레스로 자율신경 균형이 깨어지는 것은 무의식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평소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교감신경 항진이 상당히 진행되어 진료실로 찾아오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스트레스로 마음이 혼란한데 마음을 바꾸기 힘들다면, 몸을 바꾸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일정한 시각에 몸을 움직여주는 것이지요. 걷기도 좋고, 뛰는 것도, 체조도 좋습니다. 무엇이든 좋으니, 몸을 움직여보세요. 그리고 가능하면 낮 시간에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밤에 깊은 잠을 잘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대로 먹어야 합니다

자율신경 기능에 문제가 있는 환자들을 치료할 때 가장 먼저 체크하는 것이 식사 습관입니다. 식사의 종류, 시간 등을 체크해 보는데, 그 이유는 바로 식사 습관이 제대로 안 되어 있으면, 자율신경 교란이 쉽게 발생하고, 치료를 시작해도 좀처럼 빨리 호전되질 않기 때문입니다. 규칙적으로 식사하고 항상 일정한 양의 식사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식사의 종류는 가공하지 않은 건강한 자연 식재료를 최소한의 조리를 거쳐서 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자율신경의 문제로 소화효소가 제대로 활동하지 않아 소화기 질병으로 고생하는 환자가 많은데, 열 중 아홉 사람은 식습관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대로 먹어야 자율신경 건강을 지킬 수 있습니다.

아침형 생활을 하세요

생활 습관이 좋지 않은 사람이 자율신경 균형이 깨어지기 쉽습니다. 자율신경 건강을 좋게 유지하려면, 생활 습관을 바로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생활 습관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낮에 깨어있고, 밤에 자는 아침형 생활입니다. 낮에는 교감신경이 활동하고, 이와 반대로 밤에는 부교감 신경이 활동해야 하는데, 새벽까지 깨어있으면, 교감신경은 항진되고 부교감신경은 약해집니다. 아침형 생활을 하는 사람은 당연히 밤에 늦게 깨어있을 수가 없습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났으니, 밤에는 졸리게 되어있지요. 그래서 일찍 잠을 자게 되고 다음날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는 선순환이 연결됩니다. 생활 습관을 바로 잡고, 밤에 깨어있지 않고 숙면을 취하는 습관은 자율신경 건강을 유지하는 첫걸음입니다.

배는 따뜻하게 머리는 시원하게

배는 따뜻해야 하고, 머리는 시원해야 건강하다는 옛 말이 있습니다. 한의학 이론에서는 이 말을 신수(腎水)는 위로 올라가고 심화(心火)는 아래로 내려간다는 수승화강(水升火降) 원리로 풀고 있습니다. 차가운 기운은 올라가게, 뜨거운 기운은 내려가게 해야 건강이 유지된다는 의미인데요, 바로 수승화강이 잘 되는 몸이 음양의 균형이 잘 이루어진 상태인 것이고, 이것은 곧 자율신경이 건강한 몸인 셈이지요. 배를 따뜻하게 하면, 소화흡수가 잘 될 뿐 아니라, 전신의 혈액 순환에 도움이 되고, 체온을 유지하는 데 더 큰 도움이 됩니다. 즉, 수승화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어떻게 배를 따뜻하게 할까

그러면 어떻게 해야 배를 따뜻하게 할 수 있을까요? 첫째는 음식입니다. 먹는 음식, 마시는 음료도 찬 것보다는 따뜻한 것이 낫습니다. 실제로도 항상 얼음 넣어서 차갑게 먹는 습관이 있는 사람은 배는 늘 차갑고 얼굴은 열감이 올라오게 되어 상열하한(上熱下寒)상태로 생활하기 쉽습니다. 항상 따뜻하게 먹는 사람보다 차게 먹는 사람이 수승화강 상태를 유지하기 힘든 법입니다. 그리고 둘째는 의복입니다. 옷을 입을 때도 복부를 따뜻하게 잘 감싸는 것이 도움됩니다. 여성의 경우라면, 다리를 다 내어놓는 짧은 치마보다는 따뜻한 소재로 된 바지를 입는 편이 복부를 따뜻하게 하는데 더 도움이 되겠습니다.

정이안 한의학 박사



● 정이안 한의학 박사 프로필

한의학박사, 정이안한의원 원장이며, 자율신경연구소 원장이고, 동국대학교 외래교수이다. 저서로 생활습관만 바꿨을 뿐인데, 직장인건강 한방에 답이 있다, 몸에 좋은 색깔음식 50 등 다수의 책을 썼다.



정이안 한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