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메기탕
통영에서는 어느 식당 문을 두드리든 해산물이 기본이다. 김밥에도 해물이 담겨있고, 술 상에도 굴 등 제철 해산물이 푸짐하게 나온다. 겨울 에 바다향이 그윽하게 묻어나는 곳이 바로 겨울 통영이다.

통영의 ‘뜨끈한’ 별미는 이다. 남해의 겨울바다를 주름잡던 물메기는 12월 식탁에 오르기 시작해 2월까지 미식가의 입맛을 유혹한다. 물메기는 동해안 일대에서는 곰치라는 이름으로 친숙하다.

여객선터미널과 가까운 통영 을 이른 오전에 방문하면 살아 헤엄치는 물메기를 만날 수 있다. 생김새가 못나 한때 그물에 잡히면 버렸다는 물메기는 최근 귀한 생선이 됐다. 남해안 수온이 올라가면서 물메기 어획량도 다소 줄었다. 그래도 에 가면 어른 팔뚝만한 물메기가 현장에서 거래된다.

서호시장
서호시장 물메기

중앙시장 골목 ‘뜨끈한’

관광객들이 편리하게 물메기를 만날 수 있는 곳은 강구안 옆 중앙시장 일대다. 중앙시장은 이 일대에서 나는 해산물들이 모두 모이는 곳이다. 자연산 활어부터 건어물까지 사계절 해산물이 넘쳐나며 즉석에서 막 회를 맛볼 수도 있다. 중앙시장 횟집과 해물탕집에서는 겨울이면 을 메뉴로 내놓는다. 한 그릇은 1만5000원선. 걸쭉한 국물과 어우러진 물메기의 담백한 맛을 못잊는 단골들은 겨울 물메기를 맛보러 식당 문을 두드린다. 팔팔 끓인 무와 어우러진 은 살이 연해 후루룩 마시면 숙취 회복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은 2월을 넘어서면 통영 도다리국에 바통을 넘긴다.

물메기와 함께 찬바람이 불면 입맛을 당기는 게 통영의 굴이다. 통영은 이 일대 바다에서 굴 수확량이 가장 많은 지역 중 한 곳이다. 바닷가에 굴양식장이 지천으로 널려 있다. 이곳에서는 굴구이, 굴찜으로 푸짐하게 굴을 먹는다. 굴 껍질을 까보면 육즙이 가득 고여 있고 탱글탱글하다. 여행자들은 중앙동 식당골목에서 한 끼 식사로 굴밥을 선호하기도 한다.

통영중앙시장
통영 강구안
통영굴

충무깁밥과 해산물 한상 ‘다찌집’

통영의 옛 이름이 충무다. 통영에 가면 본토 충무김밥을 한번쯤은 맛봐야 한다. 맨밥을 김으로 두른 꼬마 김밥에 매운 무와 어묵. 오징어가 어우러진 옛 모습 그대로 미식가들의 발길을 유혹한다. 통영에 자리잡은 충무김밥집은 200개를 넘어선다. 문화마당이 조성된 중앙동 김밥상가와 여객선 터미널이 위치한 항남동 김밥상가에 충무김밥집이 밀집돼 있다. 충무김밥은 꼬치에 끼워 입안에 넣으면 매콤한 맛과 함께 한 입에 쏙 넘어간다.

통영의 선술집인 ‘다찌집’ 역시 애주가들을 기다린다. 다찌집은 술을 시키면 안주가 한 상 가득 나오는 곳으로 안주의 주된 품목은 가리비, 해삼 등 대부분 인근 해안에서 나오는 제철 먹거리들이다. ‘다찌’의 유래는 일본 선술집을 뜻하는 ‘다찌노미’에서 왔다고도 하고, ‘다 있지’를 줄여서 붙은 이름이라는 설명도 있다. 모양새에 있어서는 마산 통술집이나 삼천포 실비집과 궤를 같이한다. 술을 시키면 업그레이드 된 안주가 추가되는 까닭에 애주가 겸 미식가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다찌집 해산물

여행메모

교통: 서울고속터미널에서 30분 간격으로 통영행 버스가 다닌다. 서호, 중앙시장 등은 통영터미널에서 시내버스로 이동이 가능하다.

음식: 은 중앙시장에서 맛볼 수 있다. 원조밀물식당, 분소식당 등이 식당으로 알려진 곳이다. 다찌집은 항남동, 정량동 일대에 밀집해 있다.

기타: 이순신장군의 흔적 서린 세병관(국보)은 통영의 바다를 조망하기에 좋다 삼도수군통제영의 중심건물로 조선시대 목조건물중 규모가 가장 큰 반열에 올라 있다.

서진 여행칼럼니스트



서진 여행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