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원하는 환자들의 절반 이상이 기존 질병 치료 외에도 ‘장염’ 치료를 함께 받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매해 겨울마다 반복되고 있는데요, 대부분은 겨울 제철 음식인 ‘생굴’을 먹었거나, 이런 저런 ‘배달음식’을 먹고 난 뒤에 탈이 나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장염이나 식중독, 배탈 설사 같은 증상들은 여름 질병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날 것을 많이 먹고, 실온에 음식을 오래 방치하는 겨울에 더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곧 다가올 명절을 맞아 이번주는 장바구니 가득 명절을 위한 식재료 사 오셔야 할 시기인데요, 오늘은 가정 내에서 식재료 보관이나 조리과정을 통해 발생하기 쉬운 ‘겨울 장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겨울 장염을 일으키는 균들

겨울에도 우리 주위에 늘 존재하는 균들 때문에 겨울 장염, 식중독이 수시로 발생합니다. 겨울 바이러스로 많이 알려진 노로바이러스, 로타바이러스부터, 병원대장균 그리고 살모넬라균 등등이 원인이 됩니다.

육류를 덜 익혀서 먹었을 때, 그리고 오염된 야채를 제대로 세척하지 않고 먹었을 때 병원성 대장균에 감염되기 쉽습니다. 그리고 오염된 생굴이나 물을 먹을 때 겨울 장염의 대표적인 균인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됩니다. 계란이나 닭고기에 묻어온 살모넬라 균에 감염되어 장염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겨울 장염도 다른 계절의 장염과 마찬가지로 증상은 음식을 먹은 후, 수 시간에서 1~2일 내에 복통, 구토, 설사, 발열을 일으키고 심한 구토와 설사가 반복되어 탈수증으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평소 몸이 약했던 사람은 상태가 위급한 상황에 빠질 수도 있으니, 이런 경우는 바로 병원으로 가서 적절한 조치를 받아야 합니다.

겨울 제철 음식 생굴

겨울 제철 음식으로 많이 먹게 되는 것이 생굴입니다. 특히 12월부터 2월까지 생굴은 제철이어서 맛도 좋고 싱싱하지요. 그런데 겨울철 노로바이러스 감염의 주범도 바로 생굴입니다. 물론 생굴 말고도 날 채소나 과일을 통해서 감염되기는 하지만 겨울 제철 음식인 생굴을 통해 겨울 장염이 잘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각종 보도를 통해서도 많이 알려진 사실입니다.

노로바이러스는 영하 20도에도 살아남고 전염력이 강하기 ㄸㅒ문에, 감염된 음식을 먹게 되면 여지없이 설사, 구토, 복통 증상이 나타납니다. 혹시라도 생굴을 먹은 뒤 1~2일 내에 장염 증상이 발생하면, 노로바이러스 감염을 의심하시고 바로 병원에서 적절한 조치를 받아야 합니다.

가열 후 실온에 오래 방치한 음식

집단 식중독이 발생하는 일도 겨울에 많은데, 대량 조리하면서 음식을 끓일 때 사라졌던 식중독균이 서서히 실온에서 음식이 식으면서 다시 살아나 독 작용을 일으킵니다.

흔하게는 돼지고기 등의 육류, 그리고 곡물, 채소 등의 음식을 대량 조리해서 실온에 장시간 놔뒀다가 재가열을 하지 않고, 그냥 먹는 경우 식중독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단체 급식, 도시락 배달음식, 각종 완성 조리제품 등을 재가열 하지 않고 먹었을 때 식중독 장염이 발생합니다.

겨울이라도 실온에 음식을 오래 방치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고, 끓였다 식혀서 실온에 놔두었던 음식은 재가열해서 먹어야 겨울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장이 약한 사람은 더더욱 신경 써야 하는 식생활 수칙입니다.

냉동 음식 해동할 때

냉동해두었던 식재료를 해동할 때, 음식을 따뜻한 물에 담궈 두거나 또는 싱크대 위에 오래 놔둔 채로 해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해동 방식은 식중독균을 증식시킬 수 있으니 피해야 합니다. 냉동 음식을 냉장실로 옮겨 냉장 해동시키는 것이 가장 좋고, 냉장실에서 어느 정도 녹으면,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빠르게 해동시키는 것이 식중독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그리고 해동시킨 식재료의 남은 것을 다시 냉동시켰다가 또 해동해서 먹는 방법은 식중독균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게 되니 절대 금물입니다. 한 번 해동시킨 식재료는 모두 다 조리하는 것이 좋고, 남았다면 폐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식재료를 처음에 냉동시킬 때 한 번 먹을 양만큼씩 소분해서 냉동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겨울에도 주방 위생에 주의하세요

첫째. 계란이나 고기 만졌던 손은 반드시 흐르는 물에 세정제를 이용해서 깨끗이 씻어야 합니다. 씻지 않은 손으로 그릇을 비롯해 다른 조리기구나 음식을 만져서는 안됩니다.

둘째. 음식을 손으로 만지기 전에 손을 반드시 깨끗이 씻어야 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셋째. 도마나 칼 등의 조리 기구 소독이 수시로 되어야 합니다. 특히 가정에서 나무 도마를 사용하는 경우는 사용 후 살균소독 과정이 필수입니다. 도마나 칼을 통해 바이러스가 묻어 옮겨지기 때문입니다.

정이안 한의학 박사



● 정이안 한의학 박사 프로필

한의학박사, 정이안한의원 원장이며, 자율신경연구소 원장이고, 동국대학교 외래교수이다. 저서로 생활습관만 바꿨을 뿐인데, 직장인건강 한방에 답이 있다, 몸에 좋은 색깔음식 50 등 다수의 책을 썼다.



정이안 한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