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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스포츠]'주타누간' 돌풍에 주춤하는 '박인비'

  • 박인비.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 누구나 다 알고 있고 전 세계가 아는 사실이다. 최근 몇 년간 LPGA(미국여자프로골프)에서 태극낭자의 강세는 말 그대로 하늘을 찔렀다.

올해도 시즌 첫 대회인 퓨어실크 바하마스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효주를 시작으로 장하나가 2승, 김세영이 1승을 추가하며 태극낭자의 초반 상승세는 여타 다른 해와 다르지 않았다.

무엇보다 오는 8월에 열리는 리우 올림픽에서 골프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 태극낭자들이 선의의 경쟁을 통해 더욱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묘하게 분위기가 틀어졌다. 지난 4월에 열린 롯데챔피언십에서 이민지가 우승을 차지한 이후, 두 달이 다 되어가지만 지금까지 태극낭자의 우승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여러 이유가 제기되고 있다. 우선 전인지와 장하나의 일명 '가방 사건'처럼 치열한 경쟁구도가 오히려 선수들에게 부상, 혹은 정신적인 부담으로 작용하는 역효과가 나타났다는 점이다.

쉽게 풀리진 않더라도 내부적인 경쟁은 화해를 통해 감정을 추스를 수 있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바로 외부다. 태극낭자의 길을 확실히 가로막고 있는 존재가 있다. 혜성처럼 나타나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아리야 주타누간(태국·21). 이제는 낯설지 않은 이름이다.

자매 골퍼로 언니 모리야 주타누간(22)과 함께 다섯 살부터 골프를 시작했던 아리야 주타누간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익히 알려진 선수다. 하지만 이상하게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유는 있었다. 우승권 근처에 가면 매번 그의 앞에는 태극낭자가 떡 하니 자리를 잡고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지난 2013시즌 태국에서 열린 LPGA투어 혼다 타일랜드 대회다. 당시 프로선수가 아니었던 주타누간은 초청선수로 참가했다. 패기 넘치는 샷을 앞세워 선두를 달렸다. 그리고 마지막 18번홀(파5). 기세만 보면 우승은 떼논 당상이었다.

그는 박인비(28)에 두 타를 앞서 있었다. 하지만 추격하는 박인비를 따돌리기 위해 세컨샷을 그린에 올리기 위해 무리한 샷을 시도한 것이 벙커에 빠지면서 트리플 보기를 기록했다.

그 사이, 박인비가 깔끔하게 홀을 끝내면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주타누간으로서는 고국에서 열린 대회 우승과 LPGA투어 티켓을 모두 놓치고 말았다. 지난해 시즌 첫 대회였던 퓨어실크 바하마에서도 그는 김세영에게 연장 접전 끝에 패했다.

지난 4월에 열린 ANA인스퍼레이션에서도 선두권을 유지했지만, 당시 경쟁을 펼쳤던 리디아고에게 밀렸고, 마지막 3개 홀에서 와르르 무너지며 리디아고에게 우승컵을 내줬다. 여자 선수로는 18년 11개월 10일이라는 역대 최연소 메이저 대회 2승을 차지한 리디아 고의 뒤에서 주타누간은 고개를 숙여야만 했다.

그렇게 매번 태극낭자와의 맞대결에서 고개를 숙였던 주타누간은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성장했고, 실력 뿐 아니라 마음까지 강해졌다. 위기를 극복하고 패배 속에서 승리를 따내기 위한 마음가짐을 스스로 터득했다.

지난 5월 5일에 열린 요코하마 타이어 LPGA 클래식에서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를 기록, 양희영을 제치고 태국인 최초로 LPGA 우승을 차지했다. 매번 우승을 목전에 두고 심리적인 부담감에 시달렸던 주타누간이 지긋지긋한 징크스에서 벗어나는 순간이었다.

첫 우승은 그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계기가 됐고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완벽하게 드러내기 시작했다. 곧바로 열린 킹스밀 챔피언십에서 그는 14언더파 270타를 기록하며 2주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멈추지 않았다.

  • 아리야 주타누간. ⓒAFPBBNews = News1
지난 5월 30일에 열린 볼빅 챔피언십에서도 15언더파 273타를 기록하며 3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3연승은 LPGA 역사에서도 종종 등장한 적이 있다. 가장 최근에는 박인비가 지난 2013년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 US여자오픈을 휩쓸며 3연승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첫 승을 거둔 후, 곧바로 3연승을 달리며 최고의 자리에 오른 것은 아리야 주타누간이 처음이다. 그만큼 주타누간의 상승세는 2016시즌 최고의 돌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이전까지 태극낭자들에게 매번 무릎을 꿇으며 우승을 번번히 놓친 그가 이제는 태극낭자들의 최고의 벽이 됐다는 사실이다. 주타누간이 5월 내내 승리를 거두면서 태극낭자들의 우승 행보는 기나긴 휴식에 들어갔고, 상위권에 꾸준히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김세영이나 전인지 정도를 제외하면 모두 난조에 빠져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아쉬운 것은 바로 세계랭킹 2위 박인비의 부진이다. 지난해 홀로 5승을 따내며 태극낭자 가운데 가장 높은 세계랭킹을 유지하고 있는 박인비지만, 지금의 부진은 상당히 깊다.

개막전 바하마 클래식에서 박인비는 허리 부상으로 기권, 한 달 이상을 치료와 재활에 몰두했다. 그리고 지난 5월에 열린 킹스밀 챔피언십에서는 2라운드까지 뛰었지만 손가락 통증으로 기권했다.

그리고 볼빅 챔피언십에서도 그는 12오버파 84타를 기록한 뒤 아쉽게 경기를 포기했다. 올해 출전한 9개 대회 가운데 3개 대회 기권이다. 고질적인 허리 부상과 더불어 손가락 부상까지 겹치면서 박인비는 출전하는 대회마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좀처럼 낫지 않는 부상이다. 박인비는 태극낭자 가운데 세계랭킹이 가장 높다. 많은 선수들이 올림픽 출전을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고 랭킹이 쉴 새 없이 바뀌고 있지만 부동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선수가 바로 박인비다.

모두 4명이 출전이 가능한 한국대표팀에서 박인비는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이자,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다. 하지만 올림픽까지 두 달 남짓한 시간이 남았다. 부상 회복에 전념하고 감을 찾는데만 해도 일정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명예의 전당 입성에 성공했지만, 메이저대회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에서 컷탈락을 당한 박인비다. 올림픽 직전까지 부상 회복에 전념해서 정상적인 몸 상태로 출전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부상이 길어지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한다면 그가 올림픽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김세영을 비록해 전인지, 장하나, 양희영, 유소연, 김효주 등 상위 20위 권에 내에 태극낭자들이 포진되어 있지만 기둥이 되어줄 박인비의 무게감은 크다.

게다가 태극낭자들의 올림픽 메달 도전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 판단했던 뉴질랜드 교포 출신의 리디아 고와 더불어 이제는 주타누간이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추가로 나타났다. 최근의 기세로만 본다면 주타누간 역시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손색이 없다. 태극낭자의 올림픽 금메달 도전에 적신호가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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