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여섯의 문화벤처기업 '유밀레 공화국'대표, 모델·배우·가수 등 다양한 이력의 천재섹스 다이어리로 세상을 놀라게 한 문화게릴라

'유밀레' 위풍당당 젊음의 톡톡 튀는 세상탐험
스물여섯의 문화벤처기업 '유밀레 공화국'대표, 모델·배우·가수 등 다양한 이력의 천재
섹스 다이어리로 세상을 놀라게 한 문화게릴라


“난 학교 싫어요. 재수 없잖아요.”

서울대와 네바다 주립대를 그만둔 이유를 이렇게 간단히 말할 수 있을까. 섹스나 오르가즘이란 단어를 거침없이 말할 수 있을까. 그로 인해 주변의 시선을 확 끌어도, 그래서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켜도 당당할 수 있을까.

이 모든 것이 가능한 여자가 있다. 바로, 80여명의 직원을 거느린 문화벤처기업 유밀레 공화국의 대표 이사 유밀레다.

양갈래 머리에 온통 핑크색으로 자신을 연출하여 만화 속에서 ‘톡’ 튀어나온 듯한 이미지를 풍기는 그녀는 너무 튀어서 함께 있는 것들과 쉽게 융화되지 못하고, 오히려 주변의 것들을 자신의 분위기로 흡수하는 마력을 가진 뒤죽박죽 별장의 주인이다. 말괄량이 삐삐였다. 약한 것을 지키고, 아버지를 구해내는 어린 여자 아이, 삐삐 롱 스타킹 말이다.

20대 후반을 갓 넘긴 그녀를 따라 다니는 수식어는 화려하다. 유밀레 공화국의 대표이사, 방송 리포터, 연극배우, 모델, 가수, 섹스다이어리의 칼럼니스트까지. 이런 이력에, ‘얼굴 마담 아냐’ 하며 반감을 가질 수도 있다.

“어디가도 안티는 있게 마련이죠. 신경 안 쓸 순 없지만, 제가 가는 길에 장애로 삼고 싶진 않아요. 지독한 관심이라 생각할래요.” 역시 위풍당당한 그녀….

- 이상향을 꿈 꾸던 학창시절

유밀레. 본명은 남윤정. 1979년 부산 출생. 보수적인 아버지와 개방적이고 이해심 많은 어머니 사이에서 자란 1남 1녀 중 장녀. 자유분방하고 창조적인 사수자리. 꼼꼼하고 사려 깊은 A형.

공무원인 아버지를 둔 덕에 정착된 생활을 못했다는 그녀는 그런 환경을 탓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유분방하고 호기심 많은 그녀가 이사를 다닌 것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을 키운 데다, 그녀의 호기심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어릴 적부터 책읽기를 유독 좋아했던 그녀에게 책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열렬한 동경을 심어 주었고, 그림을 잘 그렸던 그녀는 사생 대회에 나가면 어김없이 상을 받는 학생이었다. 또한 노래와 춤에 남다른 끼가 있어 오락 시간은 그녀의 독무대였다. 게다가 성적은 늘 상위권을 웃돌았다. 못하는 것이 없는 그녀의 아이큐는 140이 넘는다.

“전 누가 시켜서 공부하지 않았어요. 공부는 제 필요에 의해서 했죠. 대신, 10분을 공부해도 딴 생각을 하지 않고 그것에만 전념했어요. 궁금한 것이 있으면 그냥 넘어가지 못했어요. 끝장을 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 마스터 할 때까지 절대 놓아 주지 않았어요.”

천재는 고독한 법이다. 그녀의 학교 생활은 너무나 튀는 성격 탓에 외로울 수밖에 없었다. 그녀를 무조건 따르는 추종자가 있는 반면에, 그녀를 질투하는 세력 또한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것에 연연해 하거나 의기소침해 하지 않았다. 그녀의 맘속엔 언제나 이상향이 자리를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언젠가 자신을 이해하고 인정해 주는 세상이 있을 거라는 막연한 희망과 믿음. 그것이 그녀를 지탱하게 해주는 원동력이었고 그녀는 그 희망을 끝까지 버리지 않았다.

- “내게 불가능은 없어요”

“제 꿈은 세상을 지배하는 거예요. 유밀레라는 이름 석자로 말이죠.” 얼핏 들으면 천진난만한 소녀가 꿈꾸는 말처럼 들리겠지만, 그녀는 자신의 말을 그대로 실천에 옮겼다.

틈만 나면 책을 읽었던 그녀는 작가가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1998년 서울대 국어 교육과에 입학했다. 애당초 학교 생활에는 관심이 없던 터라 한 달 만에 그만 두고, 혈혈단신 미국으로 떠나 네바다 주립대 호텔 경영과에 입槿磯? 라스베이거스의 자유로움을 만끽하며 가수의 꿈을 안고 워너뮤직에서 오디션을 보기도 했다.

하지만 자존심 강한 그녀는 동양 여성을 탐미의 대상으로만 여기는 서양인의 오리엔탈리즘적인 시각이 싫다며 일년 만에 귀국했고, 자본금 3억원으로 가까운 사람 2명과 벤처를 창업했다. 미국 섹시 캐주얼의 대명사로 알려진 램피지(Rampage)와 미국 전역에 3,800개의 매장을 갖고 있는 캐주얼화 브랜드인 스티브 매든(Steve Madden)독점 수입권을 따내며 사업 수완에 있어 뛰어난 실력과 힘을 자랑하기도 했다.

“인간은 불완전한 동물이지만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존재이기도 하잖아요. 컴플렉스와 실패를 극복하는 지혜와 힘은 자기 자신 안에 있어요. 그 열쇠를 발견해 낼 수 있는 것이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한계는 자신이 만드는 거죠.”

그녀는 26살 나이를 초월한다. 경험도 많고, 아는 것도 많기에 친구의 연령도 10대부터 50대를 넘는다. 그녀에게도 실패와 좌절의 시간이 있었고, 시련의 상처 또한 있었다. 하지만 그 때마다 해결책을 마련했다는 그녀.

“저는 슬퍼도 웃어요. 웃으면 엔돌핀이 생기잖아요. 그러면 금세 힘이 생겨 다시 일어 설수 있어요.”그녀는 혼자서 많이 울었다. 하지만 결코 슬픔속에 오래 빠져 있지 않았고 웃으며 극복했다.

그녀에게 불가능은 없었다. 세상의 편견과 상식의 틀이 싫었고 고정 관념에 얽매이는 사고 방식을 혐오했다. “실패요? 늘 생각하고 있는 시나리오죠. 하지만 전 두렵지 않아요. 하고 싶은걸 다 하고 살았으니까요.” 실패 앞에서도 당당할 수 있는 여자.

- 몸이 만족하는 최고의 섹스를 알리고 싶다

‘섹스 다이어리’로 솔직 발랄한 성 이야기를 꺼내 세상을 다시 한번 놀라게 한 그녀는 몸이 만족하는 최고의 섹스를 알리고 싶다고 한다. 인간의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문화이자, 삶 자체인 섹스를 알리는 섹스 다이어리에 아직 그녀가 하고 싶은 말은 너무나 많다. 자신은 미국의 시트콤 ‘섹시 & 시티’의 주인공 캐리와 사만다를 합쳐놓은 인물이라고 말하며 호탕하게 웃는 그녀.

그녀는 꿈꾸는 10대에겐 선망의 대상이고, 슬럼프에 빠진 20대에겐 신선한 자극을 주는 질투의 대상이자 라이벌이다. 타성에 젖은, 혹은 현실과 타협한 30대 이상에게는 그들의 과거인 동시에,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젊음 자체인 것이다. 그런 우리에게 그녀는 속삭인다. “꿈꿀 시간이 있어요. 아직도 늦지 않았어요. 꿈과 희망을 잃고 사는 거, 그건 너무 슬픈 일이잖아요” 라고.

그녀는 어쩌면 잃어버린 우리의 꿈일지도 모르겠다. 유밀레(U-Mille)라는 이름 석자로 그녀는 우리를 유혹하는 하고 있다. “당신이 바로 뉴밀레니엄의 주인공이예요. 당신도 나처럼 살수 있어요”라고.

유혜성 자유기고가


입력시간 : 2004-03-10 22:10


유혜성 자유기고가 cometyou@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