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높이' 낮춘 매매춘, 불황 타개 위해 '반값 서비스'여대생이 자위행위 대신 해주는 마사지방도 등장

[르포·욕망의 이색지대] 반값에 영계 품고 손 안대고 욕망 풀고
'돈높이' 낮춘 매매춘, 불황 타개 위해 '반값 서비스'
여대생이 자위행위 대신 해주는 마사지방도 등장


‘이태백’서부터 ‘오륙도’까지 실업 위기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불황의 골은 한없이 깊어 간다. 아무리 욕망이 염치없다 하더라도 이런 불황 앞에서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수그리기 마련. 사정이 이렇다 보니 최근 매매춘업계에서는 갖가지 생존 전략을 개발하고 있다. 가벼워진 주머니 사정에 맞춰 이른바 ‘반값 서비스’가 등장하는가 하면 ‘테고끼’라 불리는 일본의 자위방 문화가 폭넓게 퍼지고 있다. 또 강남 룸살롱의 이른바 ‘10프로’아가씨들은 ‘2차 불가’라는 불문율을 깨기 시작했다. 서비스는 높이고 가격은 대폭 내린 불황 시대의 새로운 매매춘 현장. 그 요지경 속을 들여다봤다.

- 10만원이면 증기탕 서비스 OK

강남대로 끝자락에 위치한 ‘N’. 음성적인 매매춘이 이뤄지는 이발소니 휴게소니 마사지실이니 하는 업태 표시 문구가 전혀 없다. 그저 평범한 간판에 미국 지명을 딴 상호만 달랑 적혀있다. 입주해 있는 건물도 평범한 상가다.

하지만 2층에 위치한 ‘N’의 유리문을 밀고 들어가는 순간 예사롭지 않은 곳임을 알게 된다. ‘N’은 최근 일반적인 증기탕(터키탕)의 절반 가격에 동일한 서비스를 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른바 ‘반값 서비스’의 효시로 꼽힌다. 그 명성은 입소문과 인터넷 체험담을 통해 급속히 확산됐다. 때문에 1개월 전쯤엔 경찰과 함께 들이닥친 한 방송사의 카메라에 고발 당하기도 했다. 너무 장사가 잘되자 인근 경쟁 업소인 안마시술소에서 제보를 했다는 소문이 있었다.

‘N’은 이발소와 터키탕의 서비스를 결합한 형태. 이발소 의자가 아니라 간이 침대형으로 개조된 의자에서 안마서비스를 받고, 욕조가 없는 방으로 옮겨 보디 서비스를 받는다는 점이 약간 다를 뿐이다.

‘N’의 인기가 높은 이유는 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여성종업원의 미모가 호텔 증기탕에 비해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것. 오일을 바른 온몸을 이용해 마사지하는 보디서비스 역시 시간만 10여분 정도 짧을 뿐 증기탕 수준에 근접해 있다고 한다. 인터넷을 보고 ‘N’을 알게 됐다는 회사원 임모씨는 “보통 20만원인 호텔 증기탕은 사실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이곳을 알게 된 후부터는 마치 공짜서비스를 받는 기분”이라고 만족해 했다.

‘N’에서 일한 지 한달 정도 됐다는 K모양은 “룸살롱을 나갔는데 돈이 안돼 이곳에 왔다”면서 “선배들 말이 호텔 증기탕보다는 몸이 편하고 이발소보다는 깨끗하고 돈도 많이 번다고 한다. 다른 곳 경험은 없지만 하루 평균 6~7명의 손님을 받는데 수입도 괜찮은 편”이라고 말했다.

- ‘여대생’이 자위 행위를 해주는 ‘대X방’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위치한 ‘P스포츠마사지’는 정확히 말하면 매매춘업소가 아니다. 물론 그렇다고 순수하게 스포츠마사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아니다. 일본의 대표적인 풍속산업인 ‘이미지클럽’과 ‘테코끼’의 혼합 형태가 한국식으로 수입된 것이라는 표현이 가장 적절한 편이다. 업계 은어로는 ‘대학생이 XXX(자위행위를 가리키는 은어)를 대신 해주는 방’이라해서 ‘대X방’으로도 불리고 있다.

이곳에 입장하면 가장 먼저 놀라는 것이 앳된 얼굴에 정장 차림을 한 아가씨들이 서비스를 한다는 것이다. 스팀 타월을 들고 작은 방을 들락거리는 그들은 진짜 여대생이라는 것이 업주의 주장.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 않는 탓에 당연히 마사지 실력은 어설프기만 하다.

그러나 고객들은 의외로 이런 어설픔과 미니스커트 차림의 정장에 더 강렬한 성적 호기심을 느낀다고 고백한다. ‘P스포츠마사지’의 서비스는 마사지가 끝나면 여성이 오일이나 로션을 잔뜩 묻힌 손으로 자위행위를 해주는 선에서 매듭지어진다.

모 증권회사에 근무한다는 30대 유부남은 이곳의 장점을 세가지로 요약했다. 성병감염 위험이 없다는 것. 실제 성행위를 나누지 않기 때문에 죄책감이 덜하다는 것. 마치 애인이나 낯선 여성과 가벼운 성적 놀이를 하는 것 같은 신권纛?든다는 것 등이다.

이곳의 명성이 퍼지면서 비슷한 업소들도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고, 서비스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때문에 강서구에 위치한 또 다른 업소는 가벼운 ‘오랄’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단다.

이 곳에서 일하는 여성은 자신의 일에 상당히 만족해 하고 있다. 몸을 버리지 않고도 고수익을 올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종의 이색 아르바이트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룸살롱에 나가거나 매매춘에 뛰어드는 것보다 훨씬 낫다는 것이 그들의 공통된 의견.

- ‘자위방’으로 진보한 전화방, 성인PC방

전화방과 성인PC방은 여성에게 직접 성적 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남성들을 겨냥해 아예 자위방으로 진보하고 있다. 전화방의 경우 성인 남성이 몸하나 간신히 누울 수 있는 공간에 TV와 전화기 한 대 밖에 없다. 물론 방밖에 있는 대기실에는 무료로 갖다 볼 수 있는 성인잡지가 가득 비치돼 있다. 업소에 따라 1회용 자위행위 기구 등을 판매하는 곳까지 있다.

이용료는 1시간에 1만5,000원 정도. 방안에 들어가면 전문 아르바이트로 추정되는 여성의 전화가 1~2회 연결된다. TV를 켜면 불법 포르노가 쉼없이 흘러나온다. 남성의 경우 특별한 요구를 하지 않아도 여성들이 알아서 전화로 노골적인 섹스이야기를 늘어놓는다.

다음에 벌어지는 일은 보지 않아도 뻔하다. 벽에 걸려 있는 두루마리 휴지 하나와 바닥에 놓여진 휴지통이 상황 설명을 대신하고도 남는다. 면목동에서 전화방을 3년째 운영해 오고 있다는 한 여성업주는 “요즘엔 만남을 기대하고 전화방을 오는 남자들은 거의 없다”고 말한다. 그는 “포르노를 상영하는 일이 좀 꺼름칙하지만 고객 요구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면서 “불황이라서 그런지 전보다 손님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근래에 부쩍 늘어나고 있는 성인PC방 역시 자위방으로 탈바꿈하는 일이 잦다. 유료로 성인전용 인터넷 화상채팅이나 폰팅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어 전화방과 거의 다를 것이 없다. 다만 TV로 포르노를 상영하는 대신 컴퓨터로 성인사이트의 동영상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 정도가 특화돼 있을 뿐이다.

신설동의 ‘J성인PC방’ 업주는 “처음엔 컴맹 세대인 중년 남성들이 주로 왔는데 요즘엔 젊은 친구들도 꽤 많이 온다”면서 “고객이 나간 후 청소를 하면 대부분 쓰레기통에 휴지가 수북한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이형구 르포라이터


입력시간 : 2004-03-11 14:23


이형구 르포라이터 dicalazzi@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