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스케치] 雪亂… 환경의 반격인가

단아한 수묵화의 경지를 실현한 경복궁의 장관. 최규성 차장

광화문 열린 마당 공원의 눈 내린 풍취는 5일 오전 햇병아리들과 더불어 잊지 못할 추억이 됐다. 박서강 기자

쌓인 눈 위를 조심스럽게 걸어가는 도심 속 사람들. 최규성 차장

4일 저녁 서울 시청앞 화분대에서 직원들이 주변을 정리하고 있다. 최흥수 기자
4일 저녁 서울 시청앞 화분대에서 직원들이
주변을 정리하고 있다. 최흥수 기자



이번 춘설(春雪)은 서설(瑞雪)이 아니었다.

3월 4일 오후부터 내린 눈으로 18.2mm를 기록한 서울의 적설량은 1904년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최고치였다. 딱 100년만의 3월 폭설인 것이다.

물을 가득 품은 함박눈에 천둥과 번개까지 겹쳤으니, 시쳇말로 엽기적 날씨였다. 경칩(驚蟄)이었던 5일, 서울의 도심은 주차장 아닌 곳이 없었다. 잇단 접촉 사고로 아수라장, 그 자체였다.

지상의 따뜻한 공기가 찬 대기의 공기벽에 막히는 바람에 마침 경계 지점이었던 서울 지역에 많은 눈을 뿌렸다는 기상청의 설명이다. 따뜻한 공기와 찬 공기가 갑자기 겹치면서 장마 전선이 형성되는, 여름철의 게릴라성 집중호우와 같은 이치라는 것. 3월 하순까지, 1~2차례 눈을 동반한 추위가 닥칠 것이라고 기상청은 내다 봤다.

그럼에도 이 눈이 서설이기를 바라는 마음은 어쩔 수 없다.

입력시간 : 2004-03-15 17:03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