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행 A부터 Z까지… 짧은 시간·알찬여행 길잡이

[동호회 탐방] <일본여행 동아리> 초보라고요? 걱정마세요!
일본여행 A부터 Z까지… 짧은 시간·알찬여행 길잡이

주5일 근무제가 확산되면서, 과거에는 휴가나 명절 때에나 가능했던 해외여행을 짧은 시간내에 다녀오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가까우면서 다양한 현지문화를 접할 수 있는 일본은 단기 해외여행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여행 일정이 빠듯한 직장인을 겨냥한 ‘반딧불여행’이나 ‘밤도깨비여행’등 단기여행상품을 여행사마다 대거 출시하고 있는 실정.

그러나 대부분 자유일정이어서 여행 초보자들이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일정을 소화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일본여행은 가고 싶지만, 혼자 떠나는 여행이 두려운 초보자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여행 동호회를 추천한다.

1999년 6월 다음 카페에 개설된 ‘일본여행동아리’(cafe.daum.net/japanricky)는 게시물과 꼬리글을 통해 일본여행에 대한 유용한 정보가 신속하게 업데이트 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동호회를 만든 최혁선(25)씨 역시 ‘카페 관리가 본업’이라고 자기 소개를 할 만큼 동호회에 자부심을 갖는 여행 마니아다. 파릇파릇한 대학생 시절, 단순히 일본여행을 가고 싶어 만든 동호회가 점차 성장해 회원 수만 8만3,000여명에 달할 만큼 큰 규모로 자라나면서, 이곳은 일본여행 경험자와 초보자들이 친목을 도모하고 정보를 교환하는 쉼터로 자리 잡았다.

- 경험자들의 다양한 정보교환

‘일본여행동아리’의 가장 큰 장점은 수많은 회원들이 일일이 발품을 팔아가며 얻어낸 생생한 자료들. 일본 현지의 모습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일본여행기+사진’ 게시판은 새 글이 올라오자마자 조회수 1,000회를 돌파할 만큼 회원의 호응도가 높다. 또한 ‘우리들의 Q&A’ 게시판에는 일본여행과 관련한 소소한 궁금증을 모두 해결할 수 있다. 숙박시설은 어디가 좋을지, 버스와 전철 끊기는 시간은 언제인지, 일본 비자를 신청할 때 받는 질문은 뭔지, 가장 저렴한 환전법은 어떤 것인지, 심지어 백화점 세일기간이 언제냐는 시시콜콜한 질문까지도 답을 얻을 수 있다.

‘반딧불여행’이나 ‘밤도깨비여행’을 떠나기 전에 자유일정을 잡아야 하지만, 어디부터 가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아예 ‘여행일정 Please!’ 라는 질문게시판을 별도로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짧은 시간에 많은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여행조건상, 시간을 단축하면서 이동할 수 있는 코스 계획은 필수이기 때문.

흔히 초보 여행자일수록 좀 더 많이 보고 싶은 욕심에 빡빡한 일정을 짜기 마련인데, 이렇게 과다한 의욕에 넘쳐서 짠 일정대로 움직이다 보면, 정작 일본 현지 풍경을 제대로 즐기기보다 이동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간을 낭비할 수 있다. 때문에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현지 사정을 잘 아는 사람들로부터 사전정보를 얻는 건 꼭 필요한 일. 질문을 올리기 전에는 누가 답변을 해줄까 싶다가도, 어느새 꼼꼼한 답글이 달려 초보여행자의 마음을 안심시켜 준다.

또 ‘日本숙소 파헤치기’ 게시판에서는 운영자가 일본 현지 숙소를 방문해 청결도와 친절도, 편의시설 등을 조사하고 평점을 매겨 숙박지 결정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밖에 간단한 일본어 회화와 번역을 질문할 수 있는 ‘일본어 문의+번역’게시판과, 일본여행 경험자들이 올려주는 ‘일본여행 TIP정보’게시판도 유용한 공간. 우수한 글을 자주 올리는 회원들에게는 별도의 개인게시판도 마련해 정보의 지속적인 제공을 독려한다.

- 공동구매 형식의 저렴한 여행상품도

혼자 떠나는 여행?부담스럽다면, 동호회원들과 함께 떠나는 ‘정기여행’도 가봄직하다. 매달 추진되는 정기여행은 주로 해외여행 초보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데, 주로 일본에 처음 가는 사람들이 1순위 희망지로 꼽는 도쿄나 오사카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정기여행은 정회원, 준회원 관계없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며, 전일정 패키지, 반일정 패키지, 전일정 운영자와 함께 하기 등의 다양한 형식이 마련돼 있다. 보통 20~40명이 함께 떠나는 정기여행은 공동구매처럼 저렴한 요금으로 여행상품을 꾸밀 수 있어 여행경비 절감이 가능하다. 또한 여행을 떠나기 전에 사전모임을 통해 친목을 도모하면서 어색함을 없애고, 해외여행에 대한 두려움도 해소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지난 26차 오사카 정기여행의 경우 3박 4일에 세금포함 60만원 못 되는 가격에 다녀왔다고.

단체로 움직이는 여행이 부담스럽다면, 여행 전 동호회에 글을 자주 올리면서 닉네임을 알리고, 목적지와 일정이 비슷한 사람들과 여행 동지를 만들어 나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여행·msn 함께 해요’ 게시판에서는 여행 일정을 공개하면서 함께 떠날 사람을 찾는 글로 빼곡하다. 대개 일본여행 초보인 사람들이 글을 올리지만, 간혹 일본 현지 유학생들도 글을 올려 도움을 주기 때문에 꼼꼼히 찾아보면 생각지도 못한 ‘현지 가이드’와 만날 수도 있다.

대표운영자 최혁선씨는 “토요일 새벽에 일본으로 떠나 월요일 새벽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반딧불여행이나 올빼미투어는 1박3일 일정으로 주말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매력적인 여행 상품”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첫날부터 잠을 설치기 때문에 토요일은 여행하기 힘들고, 직장인들은 월요일 귀국 후 바로 출근해야 하므로 매우 피곤한 일정”이라며 일본을 제대로, 편안히 많은 것을 보고 싶다면 휴가 때나 주말에 월차를 끼고 일반여행상품을 선택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일상을 벗어나 미지의 세계로 한걸음 내딛으며 떠나는 여행은 많은 생각거리를 전해준다. 그 여행이 한 순간의 추억으로만 남을 수도 있지만, 때로는 짧은 여행의 경험이 인생의 진로를 바꿔놓기도 한다. 국내여행도 그러한데, 하물며 해외여행에서 얻는 경험은 더욱 특별하지 않을까. 하지만 마음의 준비 없이 ‘일본여행동아리’의 문을 두드리는 것은 자제하자. 회원들이 올린 재미있는 글과 사진을 보고 있으면, 어느새 배낭을 집어 들고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 불끈불끈 솟구칠 테니까.

고경원 객원기자


입력시간 : 2004-05-20 15:02


고경원 객원기자 aponia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