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방송 40代 최문순 사장 선임노조위원장 출신의 파격적 인물 내정, 방송계 세대교체 본격화 예고
< MBC 개혁시대 > 급물살 속으로 문화방송 40代 최문순 사장 선임 노조위원장 출신의 파격적 인물 내정, 방송계 세대교체 본격화 예고
노무현 정권이 들어선지 2년, 인력 쇄신 바람은 방송계까지 불어 닥쳤다.정계에서 주류의 교체 바람이 방송계로 옮겨 와 현재 진행형으로 작동중이다. 2월 22일 6시 10분께. 고진 전 한국방송위원회 원장, 김강정 목포 MBC 사장, 최문순 전 보도제작국 부장 등 3명이 방송위원회 심사 위원들과 신임 사장 최종 후보 선임을 위한 인터뷰를 마친 몇 분 후였다.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16층 회의실에서는 방송계 인사 선임 역사에 기록될 만한 소식이 흘러 나왔다. MBC 문화방송의 미래를 이끌어 갈 새 주역에 최문순(49) MBC 전 노조위원장이 선임되면서 40대의 피가 침체된 MBC 방송에 젊은 피를 공급할 것이라는 기대가 피어 올랐다. 22일 오후 9시 43분 전국문화방송노동조합 임직원들은 ‘개혁을 위한 민주적 리더십을 요구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표시한 환영의 뜻은 그 같은 기대감을 충분히 반영한 대목. 춘천고 - 강원대 영어교육학과 - 서울대학교 대학원 영어영문과 졸업, 1984년 MBC 기자로 입사, 1995년 MBC 노조위원장 당시 파업으로 해직 후 복직, 1998년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 위원장. 이것이 MBC 사장의 새 얼굴이 될 최문순 씨의 대략적인 이력이다. 최근까지 시사매거진 2580 부장을 역임했던 그는 사표를 제출, ‘창사 이후 최대 위기’에 빠진 MBC를 구제하기 위한 작업의 수순을 밟아 왔다. 드라마 인기도 하락, 광고 수주 약화 등의 변화가 최고의 방송이라 자부했던 MBC에 개혁의 필요를 제기했던 것. 특히 획일화ㆍ형식화에 따른 역량 악화, 조직의 보수화, 비효율적 인원배치 등의 문제 등에 이어 최근 구찌 핸드백 수뢰 사건으로 결정타를 맞으면서 신뢰도마저 악화일로의 상황이었다. 총체적 위기 상황에서 개혁에 대한 열망은 방송가 안팎의 공통 관심사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60살이 넘는 고진(61) 전 한국 방송 영상 산업 진흥원장, 김강정(62) 목포 MBC사장 등을 제치고 최 씨가 사장으로 내정되자 방송 관계자들은 당연히 “파격적”이라 입 모으며 선임 배경과 전망에 대해서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MBC의 위기극복, 개혁은 필수! 또 MBC 고위관계자는 “임직원들 대부분은 최 사장이 언론노조를 전국 연맹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큰 공을 세웠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그는 조직력과 친화력을 발휘했으며 합리적 판단에 근거한 추진력을 높이 평가 받고 있는 인물”이라며 그의 리더십에 대해 긍정했다.
최문순 사장은 이사들에게 제시한 경영계획서에서 ‘One MBC, Worldwide MBC’(하나의 MBC, 세계적인 MBC)’란 개혁의 슬로건을 제시했다. 이 밖에 지역 MBC 통합을 통한 지방사 광역화, 팀제 개편을 통한 일 중심의 인력 재배치, 뉴미디어 대응책 마련, 인사 제도 개선, 일 중심으로 인력 재배치, 프로그램 해외 수출 등이 그가 내 놓은 경영 위기의 타개책이다. 특히 그가 주장하는 임금 10% 삭감과 단일 호봉제 폐지는 2000년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을 지낸 그의 철학과 맞물려 과감한 개혁 정책으로 손꼽히고 있다. 그러나 임원진들이 사장 선임 과정에서 코드 인사라 하여 개혁적인 경영 능력은 염두에 두지 않은 채 이미지만 주목했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급진적인 개혁에 조직의 위계 질서가 깨질 것이라는 우려가 그 중 하나다. 실제로 50대 이상의 직원들은 감정을 노골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지만 최 내정자의 선임으로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최 내정자는 이에 대해 “디지털 시대에서는 연공 서열이 깨질 것을 우려하는 아날로그적 사고 방식의 틀을 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살아 남지 못한다. 사장이나 부장은 상하 관계가 아니라 직책에 따른 역할일 뿐”이라는 응답이다. 한편 능력은 간과하고 개혁에만 편중한 인사라는 비판도 곳곳에 혼재되어 있다. 임원직에 오르지 않고 노조위원장에서 노동 운동만을 해 온 인물이 임원으로서의 역량을 어떻게 발휘하겠느냐는 이유다. 이에 대해서도 최 사장은 “경영은 사람과 돈을 움직이는 건데, MBC에서 사람들을 나만큼 아는 사람이 없다고 본다. 돈 문제라면 외부 전문가를 모실 수도 있고 임원 출신보다 내가 오히려 파격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며 일축했다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노동 운동에 반하는 결정에 대해 부담이 있지 않을까?”라는 질문에 대해선 기다렸다는 듯한 답을 들려 주었다. “그 문제에 관한 한 내가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역대 사장들은 노조에 약점을 잡혀 권위를 내세울 수 없었다”는 것. 자신의 실전 경험에 대한 우회적 홍보였다는 평이다.
방송사 개혁바람 거셀듯 지금 방송계는 개혁 인사를 예견케 하는 잇단 후폭풍에 대한 기대와 예감으로 술렁이고 있다.
입력시간 : 2005-03-0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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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세정 인턴기자 magicwelt@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