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데까지 간 추악한 肉慾국내 최대 스와핑 사이트 적발, 법적 처벌근거 마련 시급

스와핑사이트 적발, 사건의 전말은?
갈 데까지 간 추악한 肉慾
국내 최대 스와핑 사이트 적발, 법적 처벌근거 마련 시급


그들이 만드는 풍경은 대체로 이런 식. 술을 겸한 간단한 식사로 1차를 시작한 뒤 노래방과 술집 등 2차로 자리를 옮겨 분위기를 서서히 띄운다. 취기가 오른 상태에서 이성을 맞바꾼 뒤 모텔과 펜션 등지로 이동해 관계를 갖는다. 헤어진 후 사이트에 서로에 대한 만족감 등 경험 후기를 올리는 것은 기본 예의로 통하며, 12만원만 내면 평생 회원(500여명 상당)으로 오를 수 있게 돼 정기적인 만남 등 특혜도 보장 받는다.

스와핑(swappingㆍ부부간 상대를 바꿔 성 관계를 갖는 행위) 을 끝내 부인하던 유료 회원 A(47)씨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결국 “사실 처음에는 ‘뭐 이런 게 다 있나’ 싶어 가입을 했고, 실제 딱 한 번 (부부간 스와핑) 경험에 그쳤다”며 “나 뿐만 아니라 회원들 대다수가 스와핑을 목적으로 한 만남을 여러 차례 가진 것으로 알고 있으며, 생각보다 썩 유쾌하지는 않았다”고 털어 놓았다. 또 다른 경험자 B(32)씨는 며 “초대 글을 보고 연락해 온 경기 부천에 사는 30대 부부와 좋은 인연을 맺었다”며 시인한 뒤 “스와핑은 경험하지 못했지만 1대 2로 관계를 갖는 ‘쓰리섬’은 몇 차례 해 봤다”고 말하더니 서둘러 전화를 끊고 말았다.

사이트상의 ‘경험담’ 코너에 후기를 올린 아이디 ‘min818’이라는 회원은 “서울에서 옛 애인을 우연히 만났는데 나이가 지긋하신 교수님과 함께 있었다”며 “술집에서 술을 마신 우리는 1대 2 관계를 맺었다”고 말했다. 그는 “옛 애인이 교수님이라고 자꾸 부르자 그가 ‘교수라고 부르지 말고 그냥 편하게 대해줘, 응’이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유료 회원 1,000여명 가운데 교수를 비롯해 의사 및 변호사 등 사회 지도층이나 부유층 다수가 포함됐음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파장이 예상된다. 시작은 다음과 같은 야릇한 글.

“부산에 사는 초부 부부입니다. ‘3섬’(1대2 혹은 2대1) 초대 받고 싶습니다. 32(남)/30(여), 175/168, 64/49, 물건과 외모는 사이트에 올린 사진으로 확인하세요. 좋은 만남을 원합니다. 연락 주세요. 01X-XXX-XXXX.”“서울 상계동 원룸에 살고 건설회사에 다니는 183(키)/75(몸무게), 31살 남자입니다. 남자 세 분과 여자 두 분 정도가 좋을 것 같습니다. 좋은 인연이 되었으면 합니다. 2번 경험 유(有).”

부부교환 또는 2대1, 3대1 만남 알선
3월 21일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된 사이트 운영자 유모(37ㆍ경기 남양주ㆍ무직)씨가 털어 놓은 전말은 이렇다. “일본에서는 스와핑 사이트가 인기 좋아. 별 다른 직업도 없는데 마누라와 아이들을 굶어 죽일 작정이야? 그러지 말고, 내가 스와핑 사이트를 하나 개설해서 운영권을 줄 테니 한 번 해 보는 게 어때? 수입도 짭짤할 걸.” 2003년 예전 일본에 잠시 머물러 있는 동안 알게 된 일본인의 제안이었다.

여러 번 사업에 실패한 뒤 변변한 직업이 없어 부인과의 사이가 금이 가기 시작하던 유 씨는 “그냥 회원들만 모집해 소개팅 같은 만남만 주선하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생각에 선뜻 제의를 수락했고, 같은 해 9월 16일 일본인과 함께 도메인과 서버를 갖춘 스와핑 사이트를 운영하고, 지난해 2월 사이트 운영권을 넘겨 받았다.

가짜 명의의 대포 통장 두 계좌로 회비 송금을 받는 등 치밀함을 보인 유 씨는 경찰에 적발되기 전까지 적게는 3,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 이상이 넘는 ‘검은 돈’을 손에 쥘 수 있었다. 부부간의 스와핑을 알선하는가 하면 회원들이 원하는 방식에 따라 2대 1, 3대 1 등의 만남도 알선했다. 또 자신의 나체 사진과 스와핑 동영상을 올리지 않은 이른바 ‘무자격 회원’에게는 경고와 함께 강퇴(강제 퇴장) 조치를 내렸다.

유료 회원들은 사이트상에 버젓이 자신의 성기와 나체 사진 등을 올려 마음에 드는 이성을 선택한 뒤 모텔과 펜션 노래방 등지에서 400~500여 회에 걸쳐 변태적 성관계를 맺어 왔다. 지난해 12월 16일 경기도 양평의 모 펜션에서는 유 씨의 주선에 따라 남녀 커플 8쌍이 파티를 겸한 ‘부부 스와핑’ 행사를 벌였다. 앞서 지난 2003년 10월 경기도 이천 고급 펜션에서는 남녀 6쌍이 ‘스와핑’을 가지다 경찰의 잠입 수사와 동영상 및 사진 등이 공개되면서 파문이 일었다. 유 씨는 경찰 조사에서 “별 다른 홍보도 하지 않았는데 사이트를 개설한 뒤 회원 가입이 줄을 이어 1년 6개월만에 무려 5,000명이 넘었다”며 “중소 기업 사장에서부터 건설 회사 직원 등 사회 전 계층이 스와핑 상대를 찾기 위해 자신의 알몸을 찍은 나체 사진이나 동영상 등을 스스럼 없이 올려 당황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5.000여명의 회원 지역별로 관리
사이트는 ‘테마’(Thema)라는 타이틀 아래 Yellow Room(소프트 만남), Pink Room(오늘 만나요), Green Room(3섬 초대, 만남), Purple Room(그룹, 소모임) 등 상황과 진도에 따라 세밀하게 구분돼 원하는 방식을 택하게 했다. 또 서울ㆍ경기(회원 2,000여명), 충청, 강원, 경상, 전라, 제주 등 전국 5,000여명 등으로 회원을 6개 지역으로 나눈 뒤 지역별로 차등화를 둬 체계적으로 관리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름과 주소, 가입 목적 및 자기 소개 등 간단한 인적 사항만 입력하면 우선 예비 회원 자격으로 활동을 시작, 이후 자신의 성기 등 나체 사진 등을 올려 운영자로부터 왕성한 활동(?)을 인정 받게 되면, 준회원으로 올라간다. 준회원까지는 무료이지만, 본격 스와핑을 위해 사이트에 가입한 적극적 성향의 회원들은 운영자의 통장에 2개월(3만 2,000원)~4개월(5만 5,000원)의 회비를 낸 뒤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간다. 나이와 키, 몸무게 등 자신의 신체 수준이 담긴 나체 사진 등을 올리게 되면 이를 본 회원들의 댓글과 연락을 통해 자연스레 만남이 이뤄지는 것이다.

28세(남) - 31세(여)의 결혼 2년차 초보 부부는 “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남자를 노래방에서 만나 술을 마신 뒤 (나는)취기가 올라 잠을 자는 척했다”며 “그 남자가 아내와 춤을 추며 자연스레 아내를 더듬자 아내도 싫지 않은 듯 보였으나, 남자가 관계를 가지려고 하자 어색한 아내가 거부해 실패했다”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은 본 수백명의 회원들은 “다음에는 꼭 성공하길 바란다”며 ‘위로’의 댓글을 달았다.

아이디 ‘jinbeom111’라는 회원은 “부부간의 합의가 안된 상황에서 다소 어색한 분위기가 흘렀지만 상대 부부의 도움으로 성공했다”며 “단순하게 서로의 파트너를 바꿔 즐기는 것은 앞으로의 부부 생활의 지속성에도 중요하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또 아이디 ‘ambc9428’은 서울ㆍ경기 방에 올린 ‘부부 만남’이란 글을 통해 “30대 중반의 초보 부부”라며 자신들의 소개한 뒤 스와핑에 초대해 달라고 했고, 충청방의 아이디 ‘qwzxnm’은 “28/26, 178/164, 68/52의 20대 커플인데 서로를 만족시켜 줄 커플을 모신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11일, 이 사이트에는 “일단 관전부터 하고 그런 다음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장소를 모텔로 옮기든지 아니면 아예 인적이 드문 야외에서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글이 올라 와 있다.

40대 이상 부부의 스와핑 제의도 낯설지 않았다. 아이디 ‘mdin01’라는 회원은 “40대도 살아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는 사연을 남겼 했다. 또 다른 40대 남자도 “49/45 부부인데 아내가 요즘 우울한 것 같아 뭔가 특별한 이벤트를 해 주고 싶다”며 연락처를 남기기도 했다. 부산 강서경찰서는 황모(46)씨 등 1,000여건의 음란물을 사이트에 올린 100~150명의 유료 회원을 차례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스와핑에 대한 법적 처벌 근거가 전혀 없어 음란물 게시 혐의에 대해서만 조사할 수 밖에 없다”며 이번 기회에 관련 입법 절차가 시급히 요청된다며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경찰의 출석 요구서를 받은 사람들 중 극소수만이 출두, 결국 혐의점을 부인할 뿐이다.

부산=김종한기자


입력시간 : 2005-03-29 14:39


부산=김종한기자 tellm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