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한 여성과 룸에서 즉석관계"강간이요? 에이, 걔들도 선순데요"웨이터가 부킹 명목으로 데려오면 즉석에서 한탕, 피해여성 많을 듯

[이색지대 르포] 나이트클럽 골뱅이족 '맞짱 대담'
만취한 여성과 룸에서 즉석관계
"강간이요? 에이, 걔들도 선순데요"
웨이터가 부킹 명목으로 데려오면 즉석에서 한탕, 피해여성 많을 듯


<이색지대> 코너를 진행하면서 기본적인 기사 방향은 ‘성이 오가는 밤문화라고 해서 무조건 색안경을 끼고 보지 말자’였다. 이런 기사 방향으로 인해 독자들에게 다소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지만 최대한 사실적으로 한국 사회의 밤문화를 전달하고자 노력했다. 그런데 이런 기본적인 틀의 기사방향에서조차 이해가 쉽지 않은 이들이 있다. 소위 ‘골뱅이족’이라 불리는 이들이 가장 대표적인 이들이다.

여기서 ‘골뱅이’란 나이트클럽에서 만날 수 있는 술에 만취한 여성들을 지칭한다. 소문에 의하면 ‘골뱅이’의 어원이 술에 취하면 세상이 뱅뱅 도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라고. 새벽 2시가 넘으면 나이트클럽마다 이런 여성들이 상당수 눈에 띄기 마련이다. 이들을 부킹이라는 명목으로 나이트클럽 룸으로 데려와 성행위를 갖는 이들이 바로 골뱅이족이다.

결과적으로 이들의 성관계 행태 역시 나이트클럽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부킹 가운데 하나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여성이 만취한 까닭에 정상적인 동의를 구한 뒤 벌어지는 성행위는 아니기 때문에 일종의 ‘강간’으로도 볼 수 있는 범주에 속한다.

<이색지대>를 진행하며 친분을 쌓게 된 몇몇 나이트클럽 웨이터들로부터 골뱅이 족의 이야기를 접한 기자는 그들의 실체에 대해 상당한 궁금증을 키워왔다. 과연 어떤 이들이기에 그런 대담한 원나잇스탠드를 즐기고 있는 것일까. 이에 기자는 지난 몇 달간 실제 골뱅이족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했고 드디어 며칠 전 지인의 소개로 골뱅이족 두 명을 만날 수 있었다.

"웨이터랑 친해지면 다 돼요"
자동차 부품 관련업에 종사중인 이모(32) 씨는 거의 매주 한두 차례 나이트클럽을 찾는 마니아 수준의 골뱅이족이다. 본래 의류 도매업에 종사하던 이 씨는 당시 함께 일하던 선배 몇몇이 나이트클럽 웨이터로 취업하면서 나이트클럽을 찾기 시작했다고.

“처음에는 친한 형들이 나이트클럽에서 일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격려 차원에서 나이트클럽을 찾았다”는 이 씨는 “그런데 형들이 공급해주는 소위 골뱅이라 불리는 여성들과 노는 데 재미를 붙여 지금은 틈만 나면 나이트클럽을 가고 있다”고 얘기한다.

물론 처음에는 겁이 났다고 한다. 나이트클럽에서 부킹으로 만났지만 이미 만취해 말 한마디 나눠보지 않고 무작정 성관계를 갖는다는 게 그다지 내키지 않았다고. “이러다 여성이 술에서 깨서 신고라도 하면 강간죄로 잡혀가는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는 게 이 씨의 고백이다.

처음으로 만난 골뱅이 여성은 상당한 미모의 소유자였다고. 새벽 3시가 넘은 시간에 룸으로 들어온 그 여성을 두고 이 씨는 많은 고민에 빠졌다고 얘기한다. 웨이터는 “어지간하면 내가 어떻게 하겠는데 특별히 네가 와서 주는 선물”이라며 “아무 일 안 생기니 걱정하지 말라”고 얘기했지만 도저히 용기가 안 났다고.

결국 그 골뱅이 여성은 다시 웨이터를 통해 들려나갔다. 그리고 이 씨는 다음날 그 웨이터와의 전화통화에서 그 여성의 소식을 다시 접하게 됐다. “다음 날 그 웨이터 형한테 전화를 했더니 나를 바보라고 놀리더라”라는 이 씨는 “그 여성을 부근 모텔로 데려다 재운 그 형은 일을 모두 마친 뒤 다시 찾아가 성관계를 가졌다고 한다. 그리고 아침에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같이 해장국을 먹고 헤어졌다는 얘기를 듣고 땅을 쳤다”고 말했다.

이후 이 씨는 대담해지기 시작했다. 웨이터가 룸으로 넣어주는 골뱅이 여성들과 즉석으로 성관계를 갖는 일이 빈번해졌고 다른 일행이 룸에 있는 경우에는 룸 안에 있는 간이 화장실에 들어가서 성관계를 갖기도 했다고.

함께 만난 한모(32) 씨는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는 직장인이다. 처음에는 친구인 이 씨를 통해 골弔訣렝?길에 몸을 던졌고 이후 직장에서 가까운 나이트클럽 웨이터와 단골 사이가 되면서 또 다른 골뱅이족으로 독립하게 됐다고 한다.

한 씨의 경우 골뱅이족이 되기 위해서는 웨이터와의 친분 쌓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골뱅이 여성과의 만남은 웨이터를 통해서가 아니면 불가능하다. 아무 여성이나 취해서 만취가 됐다고 성관계를 가질 수는 없다고. 최소한의 검증이 필요하고 지속적인 공급을 받기 위해서는 웨이터의 도움이 절대적이라고 얘기한다. 완전한 단골이 되고 나면 팁만 적당히 찔러주면 최소한의 양주만 시킨 뒤 몰래 편의점에서 준비해온 양주를 마실 수 있기 때문에 금전적으로도 도움이 된다고.

기자는 그렇게 이뤄지는 성행위가 실질적인 강간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이 씨는 ‘아무나가 아닌 웨이터를 통해 검증(?)된 이들’이기에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우선 이 씨는 골뱅이 여성의 종류를 구분했다.

만취 자체가 '성행위의 암묵적 동의' 해석
첫 번째는 ‘원조 골뱅이’ 여성이다. 나이트클럽을 자주 찾고 거의 매번 술에 만취해서 이런 형태의 성행위를 갖는 이들이 여기에 속한다. 이런 경우 만취하는 것 자체가 암묵적으로 성행위에 동의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게 이씨의 설명. 반면 성병에 옮을 위험성이 단점이라고 설명한다.

두 번째는 ‘특제 골뱅이’ 여성이다. 골뱅이라 불릴 만큼 자주 이런 상황에 노출되는 편은 아니지만 가끔 골뱅이가 되는 이들이 이 범주에 속한다. 이들 역시 나이트클럽을 자주 찾아 평소에는 부킹을 통해 남자들과 나가지만 종종 술에 만취해 부킹으로 나가지 못해 골뱅이가 된 여성들이다. 원조 골뱅이 여성들과 달리 이들과의 성행위는 암묵적 동의 없이 진행되는 것이라고. 다만 이를 문제 삼지는 않을 것이라는 최소한의 검증은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한다. 대개의 경우 원조 골뱅이 여성들보다 외모가 더 뛰어나 골뱅이족 사이에서는 훨씬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세 번째는 인조 골뱅이 여성이다. 이들은 웨이터들이 고용한 윤락 여성들이다. 웨이터와 손님이 특별한 관계로 가는 길목에서 이들이 동원된다. 웨이터의 경우 양주를 많이 시키고 팁을 많이 주는 등 매너 좋은 손님을 담당하게 될 경우 이들을 단골로 붙잡아두기 위해 인조 골뱅이 여성을 투입한다. ‘자주 오시면 골뱅이 여성을 계속 공급하겠다’는 의미에서 이들을 투입하는 것. 물론 인조 골뱅이임을 모르는 손님 입장에서는 기쁜 마음에 이들과 성행위를 즐기고 결국 골뱅이 족의 길에 빠져드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자세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쌍방 합의에 의한 성행위가 아닌 만큼 강간으로 봐야 한다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 나이트클럽에 올 때마다 만취해 골뱅이가 되어 성행위를 가졌고 이를 문제 삼지 않은 여성일 지라도 그때마다 성행위에 동의했다고 보는 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게다가 여성의 경우 한 달을 주기로 신체 흐름의 변화가 있어 성행위를 해서는 곤란한 시기도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런 날에도 만취했다는 이유만으로 성행위를 갖는다는 것은 분명 문제 있는 접근이다. 게다가 상대 남성이 누구인지 분간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이에 따른 피해 역시 고스란히 여성의 몫이 되고 만다. 결국 남성 입장에서는 자신의 신분이 전혀 드러나지 않는, 다시 말해 책임이 동반되지 않은 성행위이기 때문에 이는 분명 강간의 범주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강간 아닌 우리식의 만남일 뿐"
하지만 이들은 절대 그렇지 않다고 강조한다. 한 씨는 “몸 상태가 성행위를 가져서는 안 되는 시기라면 나이트클럽에 아예 오지를 않는다”면서 “나이트클럽에 오는 이들 대부분은 부킹과 이에 따른 원나잇스탠드를 꿈꾼다. 골뱅이 여성과 우리의 만남 역시 다양한 부킹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얘기한다. 이에 이 씨는 “능력있는 남성과 여성은 정상적인 부킹을 통해 원나잇스탠드에 성공하고 이에 실패한 여성과 남성이 이렇게라도 만남을 갖는 것일 뿐”이라고 역설한다. 게다가 요즘에는 여성들이 더 개방적이고 남성들이 오히려 머뭇거리게 된다는 얘기까지 덧붙인다.

무엇인가 강력한 단속과 처벌이 필요한 대목으로 보이지만 실질적인 방법론에 있어서는 결코 쉬운 접근이 아니다. 이들 역시 “우리들의 세계에서 통용되는 법칙에 따른 만남일 뿐”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런 식의 성관계가 계속되는 데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 또한 술에 만취해 원치 않는 성관계를 가졌지만 신고하지 못하는 여성들도 상당수일 것이라는 생각도 지우기 어렵다. 당국의 지속적인 관심과 단속 방법 강구가 절실한 대목이다.

입력시간 : 2005-05-12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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