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끈·짜릿 섹시걸, "끼가 넘쳐 흐르네"강남서 열린 '섹시여우 페스티벌'서 환상의 춤사위

[이색지대 르포] 레이싱 걸의 세계
화끈·짜릿 섹시걸, "끼가 넘쳐 흐르네"
강남서 열린 '섹시여우 페스티벌'서 환상의 춤사위


6월 29일 서울 청담동 소재의 클럽 ‘어바웃’에서는 ‘섹시여우 페스티벌’이라는 파티가 열렸다. 늘씬한 팔등신의 미인들이 몰려든 이날 파티의 주인공은 레이싱걸. 소위 ‘잘 나간다’는 인기 레이싱걸 7명이 참석한 이날 파티는 말 그대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개그맨 김구라의 사회로 진행된 파티는 레이싱걸의 진면목을 접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자리였다. 특히 파티의 하이라이트인 댄스 타임에 펼쳐진 ‘그녀들의 춤사위’는 입이 떡 벌어질 만큼 환상적이었다. 뜨거운 초여름 밤, 열정적인 파티를 연출해낸 레이싱걸들을 만나 그들만의 세계를 들어봤다.

섹시댄스 경연으로 파티 절정
‘섹시여우 페스티벌’에 참석한 레이싱걸은 모두 7명. 강현주 황시내 장가현 한소정 김은영 김시향 우희영 등 하나같이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이들이다. 지하 1층에 위치한 클럽 ‘어바웃’은 중앙에 무대를 만들어 그들의 화려한 파티를 준비해 놓았다.

인기 레이싱걸 7명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소식을 가장 반긴 이들은 역시 취재진. 각종 매체에서 찾아온 기자만 50여 명 가량. 레이싱걸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카메라 플래시가 터져 나왔다.

이날 파티는 모바일을 통해 서비스되고 있는 화보집 ‘섹시 몸짱 레이싱걸’을 제작한 위드넥스가 마련한 자리. 그동안 ‘섹시 몸짱 레이싱걸’ 화보집에 보내준 폭발적인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기획된 파티였다.

위드넥스의 서용혁 이사는 “본격적인 레이싱걸 파티는 이번 ‘섹시여우 페스티벌’이 국내 최초”라며 “지금까지는 다른 컨셉트의 파티에 레이싱걸이 게스트로 출연하곤 했지만 이제는 당당히 레이싱걸이 주인공으로 인정받는 시대가 왔다”고 얘기한다.

사회를 맡은 김구라의 유쾌한 진행과 더불어 간간히 소개된 섹시화보집의 사진과 영상은 분위기를 띄우는 데 충분했다. 특히 레이싱걸과 일반인 참가자의 대결로 관심을 모은 섹시댄스경연대회에 이르러 파티 분위기는 절정에 달아올랐다.

하지만 절정의 무대가 하나하나 지나갈 때마다 그들은 지쳐갔다. 밤 9시경 섹시댄스경연대회가 열렸지만 뒤늦게 도착한 취재진을 위해 밤 10시경 이들은 또 한 번의 섹시댄스경연대회를 가졌다. 이번에는 철저히 매스컴을 위한 자리. 카메라 동선에 맞춰 댄스 파티가 진행됐다. 그리곤 다시 바깥으로 자리를 옮긴 레이싱걸들은 다양한 포즈로 사진 촬영에 임해야 했다.

단체 사진 촬영까지 모두 마친 뒤 레이싱걸들은 입구 우측에 위치한 대기실로 자리를 옮겼다. 대기실 안의 그들은 무대 위에서와 정반대. 하나같이 피곤함이 역력해 보이는 상태였다.

"고된 일이지만 보람 느껴"
“레이싱걸은 하나같이 끼와 재능이 넘치는 진정한 프로들”이라는 레이싱걸 황시내는 “우리가 하는 일이 무척 고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고 언제나 환한 웃음과 건강미를 보여줘야 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얘기한다.

이들의 고된 일정은 평소에도 다르지 않다. 레이싱걸의 가장 중대한 업무는 뭐니 뭐니 해도 레이싱 경기장에서 펼쳐진다. 레이싱 선수에게 양산을 씌워주고 시상식장에서 섹시한 포즈를 취해주는 등 이들은 하루 종일 바쁜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렇다고 하루 종일 서있을 수는 없기 때문에 같은 레이싱팀 소속 레이싱걸들끼리 교대로 경기장에 나선다. 대략 ‘40분 일 하고 20분 쉬는’ 방식.

모토쇼 역시 힘들기는 매한가지. 특히 최근 사회적인 분위기가 레이싱걸에게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어 모토쇼마다 엄청난 인원이 몰려든다. 물론 대부분 디카, 내지는 폰카로 무장한 채. 모토쇼의 경우 아침 10시에 개장해서 저녁 6시에 폐장하는데, 레이싱걸은 1시간씩 돌아가며 근무하는 방식을 따르고 있다. 결코 쉽지 않은 근무여건이다.

이렇게 일하고 받는 일당은 평균 20만원. 소위 A급으로 분류되는 레이싱걸의 경우 30만원 가량을 받고 있다. 아직까지는 소속팀과 연계약을 해서 활동하는 레이싱걸은 몇 되지 않는다. 그때그때마다 인기에 대한 평가를 받고 그 만큼의 대우를 받는 레이싱걸 세계의 무서운 생존법칙 때문.

레이싱걸 전문 사이트인 미스디카(http://missdica.com)의 이범교 과장은 “레이싱 경기는 한 달에 두 세 번 정도가 전부이고 모토쇼나 신차 발표회도 자주 열리는 행사가 아니라 레이싱 관련 일만 가지고는 생활이 힘들다”며 “대부분 내레이터 모델과 레이싱걸을 겸업하고 있어 평소에는 내레이터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고 얘기한다.

내레이터 모델까지 감안하면 인기 레이싱걸에게 일할 공간은 상당히 폭넓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부지런한 레이싱걸들은 400만~500만원 가량의 월수입을 올리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현재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레이싱걸은 대략 몇 명 정도나 될까. 외형적인 부분만 놓고 보면 활동중인 레이싱걸은 대략 500여 명이다. 이는 최근 열렸던 2005서울모토쇼 당시 활동했던 레이싱걸의 수가 500여 명이었기 때문. 하지만 이는 레이싱걸에 대한 관심 증대에 따라 급격히 늘어난 숫자일 뿐이라고. 2005서울모토쇼 이전에는 레이싱걸로 활동하는 이들이 고작 130여 명 가량이었으나 이번 모토쇼를 통해 그 인원이 3배 가까이 급증했다. 그렇다고 130여 명의 레이싱걸이 전부 레이싱 경기장에 나서는 것은 아니다. 현재 레이싱팀에 소속돼 레이싱 경기에 나서는 진골 레이싱걸은 60여 명 정도에 불과하다.

“레이싱 경기 자체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미비한데 레이싱 걸에 대한 관심만 급증하는 기이한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는 미스디카의 이 과장은 “전문직으로 프로 의식이 강한 기존 레이싱걸들과 연예인이 되기 위해, 또는 유명세를 얻기 위해 레이싱걸이 되려 하는 이들과는 분명 구분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뛰어난 외모와 수려한 몸매, 그리고 지칠 줄 모르는 그들의 끼를 바라볼 때 ‘레이싱걸 열풍’에는 분명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다만 그들의 선정적인 의상과 노출만을 바라보는 빗나간 관심만은 자제해야 할 것이다. 프로정신으로 무장한 그들의 모습에서 품어져 나오는 광채가 외풍에 의해 꺼져버려서는 안될 터이니 말이다.

인터뷰 - BAT 레이싱팀 강현주

현재 BAT레이싱 팀에서 활동 중인 강현주는 2001년 미스코리아 인천 ‘선’ 출신으로 2003 레이싱퀸 선발대회에서도 금상을 수상한 바 있는 레이싱계의 최고 인기 스타다. 지난 98년부터 레이싱걸로 활동해온 그는 오랜 기간 최고의 자리를 지켜왔고 여전히 그 자리를 내놓지 않고 있다. 그에게 레이싱걸의 세계에 대해 들어봐다.

-레이싱걸로 활동하며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지.

▲선정적인 의상과 일정 부분 노출을 감안해야 한다는 부분은 레이싱걸로 당연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다만 날씨가 문제다. 아무리 덥거나 추워도 우리는 늘 노출이 심한 레이싱복을 입어야 한다. 두꺼운 코트를 입어도 못 견딜 만큼 추운 날이나 태양빛에 아스팔트를 뜨겁게 달궈진 날은 정말 견디기 힘들 정도다.

-요즘 레이싱걸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많아지고 있는데 소감이 어떤지.

▲좋은 일이다. 레이싱걸 하면 무조건 선정적으로만 바라보는 이들도 있지만 사실 우리는 하나같이 끼와 재능으로 똘똘 뭉친 이들이다. 레이싱걸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우리의 진면목을 제대로 알아주는 분들이 많아져 기쁘다. 요즘에는 평소에도 알아보는 분들이 많아져 어깨가 으쓱해질 때도 많다.

-레이싱걸이 되기를 꿈꾸는 이들에게 한마디 해준다면.

▲절대 권하고 싶지 않다. 유명세를 얻고자 한다면 레이싱걸이 되는 게 나쁘지 않겠지만 너무 많은 고통이 따르는 직업이다. 지치고 힘들 때가 너무 많다. 진정한 프로의식을 가진 이들이라면 몰라도 그냥 유명세나 연예인이 되기 위해 레이싱걸이 되고자 하는 분들은 더 좋은 다른 방법을 찾기 바란다.


조재진 자유기고가


입력시간 : 2005-07-22 11:04


조재진 자유기고가 sms9521@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