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복제 '숨은 주인공' 이병천 · 섀튼 교수


3일 서울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황우석 교수와 나란히 단상에 앉은 2명의 공동저자는 이병천 서울대 교수와 제럴드 섀튼 미국 피츠버그대 교수였다.

논문의 제1저자인 이 교수는 복제 개 스나피의 어머니라 할 수 있다. 2002년 별도로 구성된 개 복제 팀을 도맡아 3년간 연구에 땀을 쏟은 주인공이기 때문. 이 교수는 “3년간 황 교수, 강성근 교수, 연구원 등 7명이 함께 고생한 결과”라고 말했다. 연구원 중에는 인도네시아와 방글라데시 유학생도 포함돼 있다.

이 교수는 “개와 여우는 미성숙 상태에서 배란이 되는 특성이 있어 복제가 어려웠다”며 “배란된 난자가 나팔관에 머무는 과정에서 성숙 난자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은 했지만 직접 채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섀튼 교수는 직접 실험에 손을 대지는 않았지만 매일 아침 연구결과를 이메일로 받아 검토해 의견을 내고 실험전략을 짰다. 그는 “개는 사람과 질병면에서 유사하며 유전적으로 일관된 복제 개를 만들어 세포치료제 개발에 이용하면 신경계 질환을 연구하는데 효용이 클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한국은 복제와 배아줄기세포 연구에서 ‘우주의 중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난치병 치료의 현실화 시기에 대해 “이러한 치료는 안전성 검증이 필수이며 그래서 각종 동물 실험이 필요하다”며 “내 여동생과 조카딸도 당뇨병 환자지만 절차를 무시한다면 이로울 게 없다”고 신중함을 표했다.

섀튼 교수 자신은 원숭이의 배아줄기세포를 원숭이에 주입해 줄기세포 치료의 안전성을 검증하는 연구를 진행중이다. 1주일간 한국에 머무르는 일정으로 1일 방한한 그는 “황 교수의 연구가 미국과 유럽 등에 퍼져나갈 수 있도록 방안을 논의할 생각”이라고 밝혀 줄기세포은행의 서울 설립에 대해 협의할 것을 시사했다.

김희원기자

입력시간 : 2005-08-11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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