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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지대] 상상초월 서비스로 '오늘도 성업 중'
지하로 간 성매매



지난 9월23일은 ‘그 시작은 성대했으나 용두사미가 되어가고 있는’ 성매매 특별법 시행 1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성매매’ 특별법인지 ‘집창촌’ 특별법인지 구분이 모호하다는 비난을 받았을 정도로 집창촌 폐쇄에만 최선을 다한 당국의 단속으로 인해 실제 전국 각지의 집창촌은 엄청난 타격을 받았다.

현재 청량리 미아리 용산 등 서울 시내의 집창촌 대부분이 영업을 재개한 상태지만 예전에 비해 훨씬 한산해진 풍경이다.

반면 실제 이뤄지고 있는 성매매는 여전하다. 나름대로 정부의 손길이 닿아있던 집창촌의 몰락은 곧 성매매의 음성화를 불러왔고, 지난 1년 사이 한국의 밤 문화는 더욱 퇴폐적이고 변태적으로 변모해왔다.

결국 성매매 특별법은 집창촌을 없애는 대신 신종 성매매 업소 수백여종을 개발시킨 결과를 초래했다.

대박 난 쓰리섬 서비스



최근 서울 강남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성업중인 안마시술소만 봐도 성매매 특별법의 영향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성매매 특별법이 시행된 지난해 9월 당시 안마시술소는 집창촌과 남성휴게텔을 제치고 최고의 윤락업소로 거듭난 상황이었다.

그런데 성매매 특별법 시행 이후 안마시술소는 경쟁력 강화를 위한 무리수를 두기 시작했다. 이것이 바로 ‘쓰리썸’ 서비스다.

처음 시작은 비교적 손님이 적은 낮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동하기 위해서 였다. 낮 시간의 경우 요금은 13만원으로 정상가보다 5만원을 할인해주는 게 당시 안마시술소 업계의 관습이었다.

그런데 개포동 소재의 한 업소가 낮 시간에는 손님 한명 당 두 명의 아가씨를 넣어주는 쓰리섬(내지는 ‘1+2’라 불리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실험에 돌입했다.

무모해 보였던 실험은 대박으로 연결됐다. 낮 시간에도 손님이 끊이지 않았고 낮 시간 이용료를 정상가인 18만원으로 올린 뒤에도 손님은 넘쳐났다.

이는 곧 대부분의 안마시술소로 확대됐고 몇몇 업소에서는 밤 시간대에도 이 같은 쓰리썸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런 무모한 실험이 가능했던 이유는 성매매 특별법의 여파 때문이었다. 성매매 특별법은 기존 윤락행위 방지법과 달리 성매매를 한 남성까지 처벌하도록 되어 있다.

결국 윤락업소를 찾았다가 단속 당할 경우 패가망신을 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이로 인해 손님들은 윤락업소 찾기를 꺼려하게 되자 업주는 좀 더 강력한 유인책이 필요했던 것이다.

현실적으로 이런 서비스가 가능해진 이유는 직장을 잃은 윤락 여성의 수가 급증한 데 있다. 성매매 특별법으로 인해 집창촌이 한동안 폐업 상태에 돌입했고 여타 윤락업소 가운데도 문을 닫는 곳이 급증했다.

이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윤락여성이 급증한 것. 결과적으로 여전히 성업중인 업소는 예전보다 훨씬 싼값에 윤락여성을 고용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이다.

이런 제반 여건들이 맞물려 예전과 같은 가격으로 두 명의 윤락여성으로부터 동시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겨난 것이다.

이는 손님 입장에서는 상당히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반면 윤락여성의 경우 훨씬 열악한 환경에서 일을 해야 하는 여건에 처하게 됐다.

윤락여성을 피해자로 규정한 법규인 성매매 특별법이 오히려 그들을 음지로 몰아넣은 것이다.

최근 테헤란로 인근의 T 안마시술소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서비스를 받지 못할 정도로 손님들이 몰려들고 있다. 그 이유는 또 다른 무모한 실험이 ‘성공’이라는 결과물을 얻어냈기 때문이다.

‘포썸’이라 불러야 할지 아니면 ‘1+3’이라 해야 할지 명칭부터 애매한 한 명의 남자 손님에게 윤락여성 3명이 들어오는 상상초월의 서비스가 시작된 것이다.

“먼저 메인 여성이 들어옵니다. 씻겨주고 안마해주고 뭐 이런 저런 서비스를 해주는 과정은 거의 비슷합니다. 어느 정도 분위기가 달궈지니까 누군가 문을 두드리더군요.

‘어시스트’가 들어온다는 설명을 듣고 보니 여성 두 명이 더 들어오더군요. 특이한 것은 이 가운데 한 여성의 입에 콘돔이 물려 있더라는 것입니다.

들어오자마자 그 여성이 입으로 콘돔을 씌워주더군요. 그러고는 3명의 여성과 상상 초월의 서비스가 시작됐습니다.”

최?T 안마시술소를 다녀온 회사원 이모(33)씨의 설명이다. 그의 얘기에 따르면 늦어도 하루 전에는 예약을 해야지 갈 수 있다고 한다.

그만큼 손님이 넘쳐나고 있다는 얘기다. 윤락여성의 수준은 메인을 맡은 여성이 가장 뛰어났고 어시스트 여성의 경우 이보다 약간 수준이 떨어진다고.

“메인 여성을 보면 안마시술소 같고 어시스트를 보면 장안동 남성휴게텔에 온 기분이었다”는 게 이씨의 표현이다.

유명무실한 성매매 단속



단속의 우려는 없을까. 이 질문에 이씨는 피식 웃는다. “까놓고 얘기해서 이 동네는 작년 9월에도 아무런 문제없이 영업했습니다”며 “뭐 여기만 그럽니까. 성매매 특별법이다 뭐다 얘기하지만 어디 단속하는 데 있습니까”라고 반문한다.

물론 가격에는 변화가 없다. 여전히 18만원. 성매매 특별법 이전이나 지금이나 가격은 똑같은데 서비스만 업그레이드된 것이다. 아니 윤락여성만 3명으로 늘어난 것이다.

결국 18만원이라는 수입을 가지고 업주와 세 명의 윤락여성이 나눠야 한다. 이 상황에서 업주가 자신의 몫을 깎을 리는 만무하니 한 명의 윤락여성에게 돌아가던 수입을 놓고 세 명이 나눠야 하는 것이다.

진정 성매매 특별법이 ‘피해자’라 규정한 윤락여성들을 위한 법인지를 묻고 싶어지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T 안마시술소의 실험은 그들만의 파티였을까. 정답은 당연히 ‘아니다’다. 이미 상당수의 강남 테헤란로 인근의 안마시술소에서 이 같은 ‘1+3 서비스’가 시행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최근 들어 강남 일대 윤락업계는 재편되고 있는 양상입니다. 한동안 주춤했던 안마시술소가 ‘1+3 서비스’로 다시 전성기를 누리기 시작했고 ‘텐프로’가 룸살롱 업계의 가운데 자리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게다가 페티쉬 클럽, 이메쿠라 클럽 등 변태성향이 돋보이는 신종 업소들이 지역별로 군락을 이루며 자리매김에 들어갔습니다.”

성매매 특별법으로 인해 집창촌이 흔들리는 사이 강남을 중심으로 한 음지의 성매매 관련 산업은 더욱 확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실 이런 결과는 시행 초기부터 알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성매매 특별법이 현실을 잘 알지 못하는 이들이 만든 너무나도 이상적인 법안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은 지난 해 연말에 한 여성단체로부터 기고 부탁을 받은 뒤 더욱 확고해졌다.

당시 대부분의 언론 매체는 성매매 특별법 시행에 비상한 관심을 보였고 대다수의 매체는 거센 비판론을 전개했다.

특히 대표적인 매체 가운데 하나가 바로 <주간한국>의 ‘이색지대’ 코너였다. 이런 상황에서 대표적인 여성단체 가운데 한 곳에서 기고 의뢰가 들어왔다.

필자는 이를 상당히 이례적인 사안으로 받아들였다. 성매매 특별법 제정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쳤고 시행 이후에도 적극적인 지지 방침을 천명해온 단체에서 이를 가장 강력하게 비난해온 필자에게 원고를 의뢰하다니.

단체 관계자를 만나보니 그들은 ‘정반대의 생각을 갖고 있는 이들의 비난’을 수용하고 이를 통해 정확한 현실을 되짚어보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이는 매우 발전적인 구상이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대화를 가졌는데 실제 이들이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들이 생각하는 성매매는 오직 ‘집창촌’과 ‘룸살롱 2차’ 뿐이었다. ‘남성휴게실’ ‘안마시술소’ ‘대딸방’ 등의 명칭은 알고 있었지만 정확히 어떤 일이 벌어지는 곳인가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눈치였고 ‘보도방’ 등을 통한 윤락여성의 수급구조 역시 전혀 모르고 있는 듯 했다.

특별법 전면 재검토 절실



따라서 이러한 현실에서 바라본 성매매 특별법에 대한 원고를 기고했다. 하지만 그 과정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지나친 비판론에 대해 표현 수위를 낮춰달라는 요청을 받은 게 여러 번 반복된 것이다. 그나마 누더기가 된 원고는 결국 ‘우리의 편집 방향과 너무 다르다’는 이유로 해당 여성단체에서 발행하는 책자에 담기지 못했다.

이렇듯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는 현장 실태에 대한 접근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만들어진 법률이 바로 성매매 특별법이고, 이를 운영하고 지지하는 이들 역시 비판론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아 보였다.

이렇게 제정된 법률이 현실 세상에서 작은 효과라도 거둘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면 이는 말 그대로 ‘환상’일 뿐이었던 것이다.

성매매 특별법 시행 1년이 지난 지금, 다시 내년 이맘때를 상상해본다. 그 때는 안마시술소에서 한명의 손님이 다섯 명의 여성에게 서비스 받는 세상이 되어있을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정부는 현실이 허락하는 상황에서 최대한 단속에 집중해야 할 것이며, 성매매 특별법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에 돌입해야 할 것이다.


조재진 자유기고가 sms9521@yahoo.co.kr


입력시간 : 2005-10-05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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