윷놀이에 연날리고 팽이 돌리는 얼쑤! 우리 놀이가 흥겨운거여

며칠 후면 민족 최고의 명절인 설날이다. 정월 대보름도 코앞에 다가왔다. 우리네 선조들은 설날이면 윷놀이, 널뛰기, 연날리기 같은 세시 민속놀이를 즐겼다.

또 정월대보름에는 오곡밥과 부럼, 귀밝이술을 마시고 달맞이와 달집태우기, 쥐불놀이를 했다.

도시에서 설을 쇠는 현대인들에게는 아련한 추억으로만 남아있겠지만 조금만 발품을 팔면 지금도 이런 세시풍속을 체험할 수 있다.

한국민속촌의 푸짐한 설맞이

우리네 옛 집과 생활 모습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한국민속촌(031-288-0000)에서는 겨울나기 풍속 체험 행사가 열리고 있다.

2월5일까지 매주 토,일요일 및 공휴일에 체험이 가능하다.

장작을 지핀 뜨끈뜨끈한 온돌방에서 연이나 제기를 만들어보는 초가집 온돌방 체험은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좋아한다.

겨울철의 대표적인 민속놀이인 팽이치기와 윷놀이를 하기 위해 직접 팽이와 윷을 만들어 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다.

팽이만들기

팽이는 어른 팔뚝 굵기의 나무를 깎아 다듬는 과정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온가족이 힘을 모아야 한다.

윷은 비교적 만들기가 쉬워 아이들이 직접 도전해도 좋다. 만드는 법은 현장에서 자세하게 알려준다.

이밖에 얼음판 위에서 전통 썰매타기나 팽이치기를 하고, 관아 앞마당에서는 고구마를 구워먹을 수 있다. 모든 체험 행사가 재료비나 참가비 없이 무료로 진행되니 더욱 즐겁다.

설 연휴인 28일~30일에는 좀 더 특별한 행사가 치러진다. 공연장에서는 흥겨운 농악과 함께 전문 널뛰기단이 보여주는 아찔한 널뛰기, 줄타기 공연이 하루 두차례 열린다.

마상무예, 전통 혼례식, 새해 운수대통 큰 굿, 청단놀음 같은 공연도 흥겹다.

새해 기원 특별행사로는 한해 소망 성취를 기원하는 정초고사, 액운 막기 민속체험, 복떡 한마당, 지신밟기, 송구영신 연날리기 등이 열린다.

물론 이 기간에 방문객들이 몸소 체험할 수 있는 민속놀이와 세시 풍속 행사도 푸짐하다.

운수대통 대박 터트리기, 줄넘기, 제기차기, 대형 윷놀이 한마당, 민속놀이 도구 제작, 복조리 만들기 등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서울 시내 전통문화 체험

윷만들기

설날을 전후해 서울 시내에서 옛 전통을 되살린 문화체험을 할 수 있다. 남산골 한옥마을에서는 28일부터 30일까지 설날 한마당 행사가 열린다.

아이들에게 유익한 전통예절 배우기와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전통 공연이 마련돼 한옥마을을 즐거운 명절 분위기로 물들인다.

차례상 강좌나 토정비결, 윷점보기, 가훈 써주기, 떡국 썰기 및 먹기, 덕담 한마디, 줄타기, 농악 등 다채로운 내용들로 가득하다.

운현궁 또한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찾아볼 만한 곳. 설 연휴 동안 윷놀이, 널뛰기, 제기차기 등 세시 민속놀이와 함께 흥겨운 설맞이 국악한마당이 펼쳐진다.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겨울방학을 맞은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어린이 역사탐험교실을 열며 설맞이 전통문화체험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29일 오후 박물관 광장을 찾으면 연날리기, 제기차기, 사물놀이 등 전통놀이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어린이 역사탐험교실은 초등학교 고학년을 위한 것으로 전문 강사와 함께 박물관 내 각종 전시물을 함께 돌아보며 설명을 듣는 알찬 프로그램이다.

한강 선유도공원에서는 27일까지 매일 오후 2시30분에서 4시까지 전통 연 만들기 교실을 연다.

공원 내에 자리한 강연홀에서 전통 세시풍속과 연 만들기 등에 대해 강의하고, 직접 만든 연을 한강 위에 날리는 시간도 갖는다.

한강 인터넷 홈페이지(hangang.seoul.go.kr)를 통해 참가신청을 한 뒤 당일 재료비(3,500원)만 내면 된다.

전통놀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어린이들에게 특히 인기를 끌고 있는 서울시청 앞 광장의 야외 스케이트장도 이번 겨울에 꼭 한번 가볼 만하다.

스케이트 대여료(1,000원)만 내면 따로 입장료를 낼 필요 없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스케이트장은 2월초까지 운영될 예정.

선유도 공원에서 열린 '전통 연 만들기' 행사에 참가한 어린이들.

시골마을에서 전통놀이

낮에는 연을 날리거나 얼음 썰매를 타고, 밤이면 오순도순 둘러앉아 고구마를 구워먹을 수 있는 농촌전통 테마마을을 찾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

겨울의 농촌은 한가롭기 그지없다. 연날리기, 제기차기, 널뛰기, 팽이치기, 썰매타기 등 우리 선조들은 농한기인 겨울철을 이용해 다양한 놀이를 즐겼다.

해가 진 다음에는 고구마, 밤, 감자 등을 구워먹거나 짚을 이용해 달걀꾸러미 같은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만들기도 했다.

경기도 화성군 은행나무마을(031-352-1263)에서는 1월말까지 시골마을 특유의 전통체험이 가능하다.

산에서 칡뿌리를 캐거나 전통 온돌에 쓸 땔감을 마련하기 위해 장작패기를 하고, 연 만들어 날리기, 팽이 만들어 치기 등 민속놀이도 할 수 있다.

시골 밥상으로 차린 저녁식사를 하고 나면 빈 깡통 속에 불씨를 담아 돌리는 쥐불놀이 체험도 즐긴다.

디딜방아를 찧어보거나 얼음판 위에서 썰매 타는 체험도 단순하지만 마냥 신나는 일이다.

당일 프로그램은 체험과 식사 한 끼를 포함해 1인당 15,000원. 1박2일은 체험, 잠자리, 3식 및 간식을 포함해 40,000원.

안성의 미리내마을(011-364- 6160)도 동심을 꽃피우기에 제격인 곳. 두부 만들어 먹기, 짚풀 공예, 새 덮치기 만들기, 짚공 만들기, 벌떼 축구, 썰매타기, 팽이치기, 제기차기 등 겨우내 체험할 수 있는 이 마을의 민속 전통놀이는 무척 다양하다. 미리내 성지 체험을 하면서 개인 시간에 맞게 내용을 조정하면 된다. 당일 체험은 18,000원이며 1박2일은 35,000원.

이천 자채방아마을(031-634-4283)에서는 장치기와 정치기를 할 수 있다. 얼음판이나 눈밭 위에서 나무 막대기를 들고 하는 장치기는 오늘날의 하키와 비슷하고, 정치기는 골프와 흡사한 전통놀이. 또 절구방아, 연자방아, 물레방아 등 여러 종류의 방아를 마을 곳곳에서 즐길 수도 있다. 마을에서 직접 생산한 이천 쌀로 지은 가마솥 밥이 별미다. 당일 체험은 12,000원. 1박2일은 35,000원.


글·사진 김숙현 자유긱과 pararang@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