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원공사, 취수에서 공급까지 시설개선 · 운영 등 수탁 방식으로 호율성 높여

▲ 금강남부권통합운영센터
최근 우리 사회 양극화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그런 가운데 흔하게 여기는 물에도 양극화 현상이 심하다. 사는 지역에 따라 수도요금이 다르고, 수돗물 급수혜택도 차이가 크다.,

2004년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수돗물의 톤당 요금이 과천시는 277원인데 비해 강원도 영월군은 1,058원으로 무려 3배 이상 차이가 난다. 또 급수보급률에서 특별시ㆍ광역시는 98.8%로 거의 100%에 육박하지만 농어촌 지역은 35.2%에 불과하다.

또 지방은 재정자립도가 매우 낮아 수돗물 서비스 개선을 위한 투자재원 조달이 어렵다. 서울시의 재정자립도가 95.9%인 반면 전남 신안군은 7.1%로 저조하다(전국 평균 56.3%). 게다가 지방상수도 부채가 2조2,231억원으로 서비스 개선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노후수도관이 많은 것도 지방상수도 누수(淚水)를 가중시키고 있다. 2004년 한해만 해도 전국 평균 유수율은 78.4%로 약 8억4천만톤의 수돗물이 이동 과정에서 새나가 연간 5,300억원의 예산이 낭비됐다.

지자체 공무원의 잦은 이동으로 책임경영체제와 전문성 확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도 문제다. 지자체 공무원의 평균 근무연수는 2년으로 5년 이상 근무자는 37%에 불과하다. 따라서 하루 10만㎥ 이하 540개 정수장 중 17%는 청원경찰, 일용직이 근무하고 있다.

전국 시군 단위의 167개 지방자치단체가 각각의 수도사업을 운영하고 있어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도 매우 어렵다.

보통 인구가 50만명이 넘으면 규모의 경제가 이루어져 재원조달이 쉽고, 생산ㆍ분배 등에 있어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 수돗물 공급이 가능하나, 대부분의 지자체는 평균 급수 인구가 13만명 정도여서 수돗물 공급 단가가 높아지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수자원공사(곽결호 사장)는 재정과 기술력이 미흡한 지방상수도 시설을 수탁 운영하여 경영 및 운영효율성을 제고, 지역 주민들에게 저렴하고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20~30년간 취수부터 최종 공급단계까지 시설개선, 운영, 고객관리 업무를 수탁하는 방식으로 지방상수도 문제를 개선하는데 역점을 둘 계획이다.

또 주요사업으로 △ 유수율 향상을 위한 관망정비 등 공급체계 개선 △ 노후수도관 교체 및 시설물 현대화 △ IT를 기반으로 통합운영체계 구축 △ 전문인력에 의한 수질관리 △ 고객 서비스의 획기적 개선 등을 추진한다.

수자원공사는 이미 논산시, 정읍시, 사천시, 예천군 등 4개 지자체와는 수도시설에 관한 실시협약을 체결한 후 본격 운영관리 중에 있으며 서산시와는 실시협약 체결 후 수도시설을 인계ㆍ인수 중에 있다.

▲ 청주정수장
논산시는 지난해 노후관 6.1km를 교체하는데 40억원을 투자해 유수율을 55%에서 60%로 높였다. 정읍시도 65억원을 투자해 26km의 노후관을 교체, 50%의 유수율을 58%로 끌어올렸다.

아울러 논산 2,200전, 정읍 9,754전의 불량계량기를 교체하고 감압밸브를 설치(논산 1개, 정읍 4개) 하는 등 손실을 예방했다.

또 204년에는 15개 지자체(고령군, 평창군, 여수시, 삼척시, 장흥군, 태백시, 고흥군, 진해시,보령시, 전주시, 천안시, 동두천시, 포항시, 홍성군), 2005년 21개 지자체(완주군, 함평군, 밀양시, 의왕시, 금산군, 진천군, 나주시, 부여군, 고성군, 청도군, 거제시, 당진군, 홍천군, 공주시, 담양군, 정선군, 청양군, 보성군, 문경시, 무안군, 양주군), 올해 1개 지자체(함안군)와 상수도 운영에 관한 기본협약을 체결하고 위ㆍ수탁을 협의 중에 있다.

수자원공사가 지방상수도 사업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경우 국가적으로 수돗물 누수에 따른 손실을 예방해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 또 수자원이용을 극대화하고 중복투자를 방지해 용담댐(전북 진안군, 6.5억톤/년, 사업비 1조5천억원) 규모의 시설 대체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지자체도 노후관 교체 등으로 유수율을 제고해 생산원가를 절감함으로써 수돗물 요금인상을 억제할 수 있다. 또 통합운영 시스템을 구축해 시설자동화 및 무인화를 이루고 배수지, 가압장 등의 시설현대화를 추진, 시설개선 비용을 효과적으로 조달하게 됐다.

그 결과 지방상수도 재정난을 해소하고 기존 지방상수도 투자재원을 주민복지 등 다른 분야에 활용할 여지가 생겼다. 시설 개선, 사전 점검 및 예방으로 민원도 대폭 감소하게 됐다.

주민 입장에선 전문기관에 의한 통합관리로 용수공급의 안정성이 확보되고 낡은 관로 개선, 누수 차단 등 대규모 투자로 수질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전문인력을 통해 특별시ㆍ광역시 수준 이상의 수질관리를 위해 보다 강화된 수질 목표(250개 수질 항목)를 설정하고 엄격한 관리를 받게 된다.

아울러 수자원공사는 고객관리 전담서비스센터 운영(24시간)으로 대민서비스를 획기적으로 개선, 3년 이내 고객만족도를 10% 향상시킨다는 계획이다.

수자원공사의 곽결호 사장은 22일‘세계 물의날’을 맞아 “노후 수도관 교체와 시설물 현대화뿐만 아니라 전문인력에 의한 24시간 수질 감시체제를 구축하고 지방상수도 콜(call)센터 운영으로 고객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부터 본격화하는 지방상수도 운영의 효율화 사업으로 물과 관련된 우리 사회 양극화의 그늘도 다소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박종진 차장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