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2002' 염원 담은 은메달 등 21종 발행, 6월 7일부터 우체국·은행 통해 예약 판매

월드컵의 뜨거운 감동을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

비디오로 스타들의 활약이나 경기 명장면을 녹화하거나, 디카로 응원 풍경과 표정 등을 파일에 담아 보관할 수도 있고, 그것도 귀찮다면 기억의 창고 속에 갈무리해 둘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들보다 더 오래, 값어치 있게 감동을 담아두는 방법이 있다. 큰 사건을 기념하는 우표를 수집하듯 월드컵 기념주화를 구입하는 것이다. 게다가 요즘은 금값이 들먹거려 훗날 재테크 수단이 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월드컵이 열릴 때마다 개최국은 그 대회를 상징하는 디자인을 담은 기념주화를 찍어낸다.

올 여름 지구촌을 뜨겁게 달굴 2006 독일월드컵도 예외는 아니다.

금화 6종, 은화 12종, 은메달 3종 등 모두 21종의 기념주화가 발행된다. 독일월드컵 기념주화의 한국내 공식판매권자로 지정된 ㈜ 화동양행은 6월 7일부터 우체국, 국민은행, 기업은행, 신한은행, 수협은행 전 지점을 통해 예약 판매할 예정이다.

1,500세트 한정 판매로 희소가치 높아

지난해 1차분 판매에 이어 올해 발행되는 독일 월드컵 기념주화는 사상 최초로 국제축구연맹(FIFA)의 승인 아래 개최국 독일을 포함한 본선 진출 14개국이 함께 참여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발행국은 이탈리아(제2회 대회 개최 및 우승), 아르헨티나(제11회 대회 개최 및 우승), 스페인(제12회 대회 개최), 멕시코(제13회 대회 개최), 폴란드, 포르투갈, 호주, 파라과이, 에콰도르, 우크라이나, 크로아티나 등이며 월드컵 예선에서 같은 조에 속한 토고와 우리나라도 포함되어 있다.

한국조폐공사는 2002년 월드컵 4강 진출의 영광이 재현되길 바라는 국민적 염원을 담은 ‘Again 2002’ 대형 은메달(7온스)과 자랑스런 한국대표팀의 모습이 새겨진‘코리아팀 파이팅’은메달(1온스) 2종을 발행했다.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기념주화가 공동개최라는 대회의 특이성과 그라데이션 색채 기법 등을 도입한 아름다운 외양으로 주목을 끌었다면 이번 독일 월드컵 기념주화는 다양한 나라에서 각기 다른 개성이 담긴 디자인으로 축구에 대한 열정을 표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21종 세트의 경우 모두 1,500세트만 판매될 것으로 알려져 희소성 또한 높다는 평가다.

기념주화가 주목받는 이유는 표시된 금액으로 통용될 수 있는 가치를 넘어 역사적, 예술적인 의미를 가진 수집품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실제로 통용되기보다 희소성과 예술적 가치를 따져 액면가보다 더 높은 값으로 거래되기도 한다.

화폐수집 전문가들은“화폐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수요, 희소성, 보존상태에 있다”며“기념주화를 구입했으면 흠을 내지 말고 깨끗하게 보관해야 미래에 가치가 높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기념주화 발행 역사

월드컵 기념주화는1978년 제11회 아르헨티나 대회 때 사상 최초로 발행됐다.

은화 3종과 알루미늄화 3종으로 구성됐고 축구공을 손으로 감싼 듯한 단순한 도안을 담았다. 이후 개최국들은 다양한 기념주화를 발행해 왔다.

86년 멕시코 대회 때는 소재와 크기가 다양한 21종을 선보였다. 금화가 처음으로 등장했고, 주화의 순도도 높아졌으며 멕시코의 문화를 담은 도안은 한층 세련스럽게 진화했다.

98년 프랑스월드컵서는 예술의 나라에 걸맞게 금화 7종, 은화 7종마다 다른 주제를 담은 디자인이 등장, 수집가들의 주목을 받았다. 금화에는 각 대륙의 실루엣과 선수들의 역동적인 모습을, 은화에는 역대 우승국 상징물 등을 담았다.

2002 한일월드컵 때는 한국에서 금화 4종, 은화 8종, 동화 2종 등 14종으로 구성된2002세트를 한정 판매했고 축구 역사와 대회를 상징하는 디자인으로 호평을 받았다. 일본은 금화 1종, 은화 1종, 동화 3종으로 구성된 기념주화를 발행했다.




방지현 객원기자 leina8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