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인권단체, '중국의 파룬궁 생체 장기 적출' 보고서서 충격 주장

“처음에 의사들은 각기 다른 수술실을 이용했다. 그러나 의사들이 보다 많은 장기를 적출함으로써 겁이 없어졌고, 그후 의사들은 함께 장기 적출을 하기 시작했다. 어떤 의사는 각막을 적출하고, 다른 의사는 신장을 적출하고 또 다른 의사는 간을 적출했다. 그때 남편은 이 신체를 처리하는 다음 절차가 무엇인지를 알았다. 만약 희생자의 피부가 벗겨지지 않고 내부 장기들만 적출되면 신체의 절개된 부위를 봉합하고 화장터로 보냈다. 피부까지 벗겨졌을 때는 병원 보일러실에서 소각했다. 수술대에서 (마취로) 희생자들의 심장은 멈춰있었지만, 그들은 여전히 살아 있는 상태였다.”

등골을 오싹하게 만드는 잔혹한 내용이다. 납량특집 영화나 소설에나 등장할 법한 얘기지만, 공포용 창작극이 아니라 현실이라고 한다. 중국 내에서 생체 장기들을 강제로 적출하는 ‘반인륜 범죄’가 진행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보고서의 일부다.

"중국 보건당국이 지휘·거래"

데이비드 킬구어 전 캐나다 국회의원과 국제 인권변호사 데이비드 마타스는 최근 ‘중국 파룬궁 수련생 생체 장기 적출 고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믿기 어려운 이상의 충격적인 증언은 “중국 외과의사인 전 남편이 살아있는 파룬궁 수련자 2,000명의 각막을 적출했다”고 밝힌 애니(가명)의 인터뷰 녹취록 중 일부이다.

킬구어 등 조사단과 접촉한 애니는 실로 충격적인 내용을 쏟아냈다. 애니의 인터뷰는 특히 중국 보건당국의 명령으로 대규모 강제 적출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 수술을 담당한 의사도 결국 희생자로 전락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남편과 동료 의사들은 적출 수술만 했다. 전체적인 계획과 장기 거래는 정부 보건 당국이 결정했다. 그러나 2003년 정부 보건당국이 장기 적출과 관련된 많은 의사들을 베이징 근처 사스(SARS) 격리지역으로 보냈다. 정부가 이미 장기 적출에 관련된 초기 그룹을 비밀리에 죽이기를 원했다는 의미다. 그때 남편은 이것을 하는 것이 상당히 위험하고 언제든지 공범자로 죽임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듬해 남편이 일을 그만두기로 결심하고 사직서를 제출한 뒤 정부 보건당국이 고용한 청부 살해업자의 습격을 받았다.”

보고서가 밝히는 충격적인 조사 내용은 이뿐이 아니다. 조사단은 중국 장기이식 관련 주요 병원들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생체 장기 적출 의혹을 뒷받침하는 끔찍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한다.

▲ 장기 적출 의혹을 사고 있는 중국의 한 병원

D장기 이식센터의 관계자는 자발적으로 자기 병원에 “심장이 뛰는 것을 10개 이상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단이 ‘살아있는 신체’를 의미하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또 다른 D병원도 마찬가지. “우리는 신장 공급자가 살아있는 사람이길 원한다. 이를 테면 파룬궁을 수련하는 건강한 수감자로부터 가능한가”라고 묻자 D병원의 한 직원은 “문제도 아니다”고 답변했다고 보고서는 밝힌다.

보고서는 또 “중국에서 파룬궁 박해가 시작된 1999년 이후 장기이식 수술량이 크게 증가한 것과 관련 현재까지 약 4만1,500건에 달하는 이식에 사용된 장기의 출처에 대해 중국측에서 설명할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박해 시작 99년 이래 4만 건"

보고서는 국제인권감시기구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의 기록을 근거로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중국에서 매년 평균 처형된 사형수 숫자인 1,616명을 제시하면서 이는 같은 기간에 실시된 장기이식 수술 수치와 비교할 때 턱없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중국에서는 자발적으로 장기를 제공하는 사례가 극히 드물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의혹은 더욱 커진다고 분석했다.

“1971년부터 2001년까지 중국에서 진행된 총 4만393건의 신장이식 수술 가운데 가정에서 자발적으로 장기를 기증한 사례는 겨우 227건으로 전체의 0.6%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왜 파룬궁을 대상으로 이런 끔찍한 의혹이 일고 있는 것일까? 알려진 바에 따르면 파룬궁은 어떤 재산이나 조직이 없는 평화적인 심신 수련법의 하나. 하지만 98년 중국 정부가 파룬궁 수련생이 7,000만 명에서 1억 명에 달한다고 추산할 정도로 세가 불어나면서 위협을 느낀 중국 정부가 99년 7월 파룬궁 수련을 금지시키며 전세계적으로 떠들썩한 박해가 시작됐다.

살아 있는 사람의 장기를 적출하는 목적에 대해 최근 미국, 프랑스, 영국 등 해외 언론들은 “중국 및 해외 장기 구매자들에게 판매 목적으로 이 같은 불법 행위가 일어나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한다.

▲ 장기 적출 시연 모습

“(중국) 쑤자툰 수용소에는 수용 인원 6,000명의 약 75%에 해당하는 사람이 사망ㆍ소각되었고, 그들의 장기는 판매되었다” (프랑스 AFP 통신, 3월 31일)

미국 워싱턴타임스 역시 4월 “사람의 장기를 이용하여 중국 및 해외 장기 구매자들에게 판매하고 있다”는 중국인 저널리스트 진중과의 인터뷰를 인용해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한국인도 수혜자 가능성"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반인륜적 범죄의 폐해가 결코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정체 불명의 장기를 공급 받기 위해 중국으로 원정을 가는 국내 이식 환자들이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이식학회에 따르면, 중국에서 원정 장기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의 수는 1999년 2명, 2001년 4명, 2002년 24명, 2003년 73명, 2004년 124명 등으로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박재완 의원실 관계자는 “해외 언론보도와 여러 가지 정황을 고려하면 중국 생체 장기 적출과 장기 매매는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인들이 이러한 장기 적출의 상당한 수혜자일 수 있기 때문에 이 문제에서 우리나라도 자유로울 수는 없다”며 진상 규명을 위한 관심을 촉구했다.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