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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뼈'로 평생 조마조마… 사회적 편견에 가슴엔 '멍'
골현성부전증 김영웅·김원영 씨 - 키 안자라고 뼈 쉽게 부러져, 학습능력 우수불구 교육 벽 높아





“가난, 장애, 환경 등의 제약으로 꿈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없는 나라를 만드는 대통령이 되고 싶습니다.”

뼈가 마치 유리처럼 깨지기 쉽다는 ‘골형성부전증’을 앓고 있는 김영웅(25) 씨는 키 98cm에 불과한 작은 체구지만, 이름처럼 누구보다 웅대한 꿈을 지닌 ‘거인’이다. 어려서는 기어 다녔고, 여덟 살 때부터 열다섯까지는 목발을 짚고 다녔으며, 지금은 휠체어를 자동차 삼아 다니느라 거동은 불편해도, 활동력은 왕성하다.

대학 재학 중 인터넷게임 종합 컨텐츠 회사인 ‘게임스쿨’을 창업했고, 한국작은키모임(LPK)에서 활동했으며, 2003년부터 ‘한국골형성부전증 모임(KOIA)’를 이끌고 있다. 시인 김지하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사단법인 ‘생명과 평화의 길’에 참여하는 등 시민단체 활동가로도 활약했다.

IT기술을 통한 전략 기획ㆍ분석이 특기. 2004년 탄핵 정국 때는 영화 ‘사마리아’를 패러디한 ‘노마리아’로 큰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현재는 정치 지망생으로 관련 작업 준비 중이다.

“어릴 때는 저와 같은 질환을 앓는 사람이나 정보를 전혀 접할 수가 없어 늘 혼자서 ‘세계를 뚫는’ 심정으로 자랐습니다. 그런 제가 앞으로 꿈을 이뤄가는 과정이 후배들에게는 하나의 역할 모델 또는 방향성을 제시해줄 수 있다고 믿고 힘을 냅니다.”

◆ 원인 및 증상


인체의 뼈 형성에 없어서는 안될 콜라겐 유전자 결손에 의해 신체에 가해지는 작은 충격에도 뼈가 쉽게 부러지는 질환이다. 어떤 환자는 일생동안 몇 차례 정도의 골절을 겪기도 하며, 어떤 환자는 많게는 수십 차례의 골절을 경험하기도 한다.

증상은 질환의 중증도에 따라 다양하게 발현되나, 심한 경우 작은 키, 척추 만곡, 뼈의 변형, 세모형의 얼굴, 청각 장애 등의 증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눈의 흰자위가 푸르거나 보라색, 회색을 띠는 공통점도 있다.

◆ 진단 및 치료


큰 충격이나 외상이 없는 골절이 골형성부전증을 진단하는 첫 번째 지표가 된다.

크게 네 가지 타입으로 나눈다. ⅡⅢⅣ타입은 태어나면서부터 골절이 생기거나 산전에 이미 골절을 경험하고 치유된 흔적을 보인다.

Ⅰ타입은 생후 수 년 동안 기저귀를 갈거나 안아올리거나 트림을 시키는 중에 혹은 일어서거나 걷기 시작하는 일상 행동에서 골절이 발생한다. 매우 경한 Ⅰ타입은 10대나 성인이 되어서까지도 진단이 되지 않을 수 있다.

물론 사전에 진단이 가능할 수도 있다. 초음파를 통해 만곡, 골절, 다른 뼈의 기형 등과 같이 현저하게 심한 상태의 골형성부전증은 미리 밝혀낼 수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완치법은 없고, 골절의 관리와 가능한 한 운동성과 독립성을 진전시키는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 골절을 우려해 장기간 움직이지 않으면 나중에 더욱 뼈가 약해질 수 있고, 근육의 손실, 허약, 그리고 더 많은 골절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성장 호르몬, 유전자 치료, 세포 치료 등도 연구 단계에 있다.

참고자료: 서울아산병원 유전자 클리닉(www.amc.seoul.kr)
"일반학교 진학 동등한 경쟁기회 줘야"

김 씨가 ‘골형성부전증’이라는 진단을 받은 것은 열살 때. 장애 등급을 받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가 정확한 병명을 알게 됐다. 하지만 이때까지 이미 겪은 골절만 수십 여 차례.

“한 30여 차례까지는 골절 횟수를 꼬박꼬박 세왔는데 열 살이 넘어서는 그것도 그만뒀죠. 태어나서 스무 살이 될 때까지 거의 절반은 병상에서 보낸 것 같아요.”

한번 뼈가 부러지면 2개월은 꼼짝없이 누워 있어야 하고, 그 후에도 1개월은 재활 치료에 매달려야 했다. 그렇게 수십 차례 골절. 모두 합해 대략 9년 가까이를 누워 보냈던 셈이다. 때문에 일반적인 교육 과정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여덟 살, 남들은 초등학교에 입학할 나이에 유치원에 다니다가 다쳐서 졸업을 하지 못하고 집에서 어머니와 함께 공부했다. 열 살 때야 겨우 초등학교 3학년에 편입했지만, 단 하루 오전 수업을 받은 뒤 오후에 다치는 불운을 겪었다. “새 학용품을 쌓아놓고 어머니를 붙들고 펑펑 울었어요.”

이후 중ㆍ고등부 과정은 특수학교에서 마쳤다. 고등과정은 일반학교에서 받고 싶었지만 거동 등의 문제로 좌절됐다.

김 씨는 골형성부전증 학생들이 그와 같이 교육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 것과 관련해 “질환(골형성부전증)으로 인한 학습 지능 문제는 없기 때문에 대부분 일반학교 진학해 비장애 학생들과 동등하게 경쟁하며 성장하길 원하지만 현실은 다르다”고 꼬집었다.

최근에는 일반학교에도 장애 학생을 위한 편의시설이 설치되기 시작했고, 특수학교가 아닌 일반학교에 진학하는 학생들도 점점 늘고 있다. 그러나 희귀 난치병 학생들에게 교육의 벽은 여전히 높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일반 학교에 진학한다 해도 장애 유형에 상관없이 모든 장애가 있는 학생들을 통틀어 특수반에 모아놓기 때문에, 학습 능력과 상관없이 ‘하향 평준화’된 교육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교육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셈이다.



희귀질환에 대한 사회의 몰이해는 장애 진단에도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질환으로 인해 현재 척추 측만증과 청각 장애도 겪고 있는 그의 등록된 장애명은 지체 장애. 그나마 그는 10여 년 전 장애 진단을 받았기에 장애 등급 중 가장 중증에 속하는 2급을 받았지만, 요즘 골형성부전증 환자들은 대부분 5~6급의 경한 등급을 받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장애인 복지법 자체를 수술해야 합니다. 키가 작은 사람들은 다 성장한 후인 어른이 된 다음에 장애 등급을 받도록 하는데 그것도 최하의 급수가 주어집니다.”

김 씨처럼 키가 작은 ‘왜소증’을 초래하는 질환은 골형성부전증을 포함해 모두 200~300여 가지. 키가 작다는 것을 제외하면 심신적으로 일반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질환이 있는 반면, 골형성부전증처럼 잦은 골절과 수많은 신체 장애를 동반하는 질환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질환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단지 “키가 작다”는 겉모습의 기준으로 이 같은 질환을 모두 묶어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수십 차례 골절을 겪는 아이들에게 성인이 된 후에야 장애 등급을 부여한다는 게 논리적으로 맞지 않죠. 키가 작다고 다 똑 같은 질환이 아닌데, 보이는 걸로만 장애를 재단하려 하니 답답합니다.”





"장애 수용하는 사회 시스템 만들어야"

서울대 사회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김원영(23) 씨 역시 ‘개인’을 넘어 ‘사회’의 차원에서 희귀질환의 문제를 고민하는 젊은이다. 입학 당시에는 사회복지학 전공을 원했지만 “장애라는 현상을 근본적인 사회적인 관계 속에서 보다 심도 있게 연구하고 싶어” 방향을 틀었다.

작은 키에 휠체어로 이동하는 그의 병명도 ‘골형성부전증’. 생후 100일께 할머니가 입고 입던 소위 ‘몸빼 바지’에 발이 걸려 다리가 부러진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20여 차례 골절에 수술만 10번을 받았다.

몸이 불편한 여느 학생이 그렇듯, 학창시절이 순탄치 못한 것은 그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사소한 놀이에도 뼈가 부러질 수 있다”는 어머니의 질환 설명을 듣고 학교측이 입학을 거부해 그는 초등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15세가 되어서야 특수학교에 진학했다.

그렇게 공식 교육기관에 처음 입학해 치른 첫 시험 성적이 전교 1등. “공부가 사회로 나아가는 유일한 통로”라 믿고 악착같이 공부한 결과였다. 그렇게 공부해 2003년 드디어 꿈꾸었던 서울대에 입학했지만 여전히 마음이 가벼운 것만은 아니다. “저는 운이 좋았을 뿐이에요. ‘인간 승리’라 보는 시각은 옳지 않습니다.”

그는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넘어갈 수 없는 장벽이 분명 존재한다”며 “아무리 노력하려고 해도 교육과정에서부터 배제되는 수많은 장애인들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교내 장애 인권 관련 동아리 팀장을 맡기도 했던 그는 “계속 사회학을 공부하고 싶다”고 대학 졸업 후 계획을 밝혔다. ‘운이 좋았던’ 소수자의 한 사람이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장애를 바라보는 시각을 180도 전환해야 해요. 어떻게 하면 이들을 ‘정상화’하느냐에 초점을 두지 말고, 사회 시스템의 변화를 통해 장애를 수용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후원 및 상담 문의
'희망'은 함께할 때 더욱 커집니다.


한국 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02-714-5522 www.kord.or.kr
희망나눔 후원전화 ARS 060-700-1369 / 060-700-1369
전화 한 통화당 2,000원씩 희망이 자라납니다.
이 캠페인은 삼성 에버랜드도 함께 합니다.




입력시간 : 2006/08/28 11:31




배현정 기자 hjbae@hk.co.kr
· 사진=김지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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