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공기를 선진국 수준으로 만들기 위한 4개년 계획, 지구온난화에도 적극 대응

서울 도심의 남산에서 인천 앞바다를 볼 수 있을까. ‘맑은 공기 도시’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서울시의 대기질 개선 추진 대책이 마련됐다.

서울시는 최근 서울의 공기를 선진국 수준으로 맑게 만들기 위한 4개년 특별 대책인 ‘맑은서울 2010’을 발표했다. 대책에 따르면 서울시는 올해부터 4년간 1조 2,000억원을 투입해 ▲자동차 저공해화 ▲교통수요 관리 ▲생활주변 환경개선 ▲친환경적 도시관리 ▲대기질 개선기반 구축 등을 추진한다. 구체적인 내용을 알아본다.

자동차 저공해화 및 교통 수요 관리

금년 7월부터는 3.5톤 이상 7년 이상된 노후·대형경유차에 저공해조치를 의무화하고,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2009년부터 대기관리권역에서의 운행을 제한한다.

경유차의 매연 발생량은 대형차가 소형차에 비해 13.6배, 노후차는 신차에 비해 5.8배 많아 시민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노후·대형 경유차의 저공해조치 의무화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를 위해 5월 중 관련 조례를 제정해 중량별·연식별 저감장치 부착 의무화를 단계별로 시행할 방침이다.

현재는 저감장치 부착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는 레미콘, 덤프 트럭 등 약 1만3,000대의 건설 장비에 대해서는 2008년까지 건설장비에 적합한 DPF를 개발해 2009년부터 부착을 의무화할 계획이다.

친환경적 도시관리

서울시는 범지구적 문제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지구온난화에 적극 대응하고 대기오염물질 발생량을 줄이기 위해 2010년까지 현재 0.6%에 불과한 1차 에너지 대비 신·재생에너지 이용률을 2%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서울시의 신·재생에너지 이용은 4개 자원회수시설에서의 폐기물에너지, 물재생센터에서 발생하는 바이오에너지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전국의 2.1%, 일본의 3.7%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시는 먼저 공공부문부터 신·재생에너지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신·증축 공공 건축물은 공사비의 5% 이상을 신·재생에너지 설치에 투자하도록 의무화하고, 뉴타운사업 등 대규모 개발사업은 설계 단계부터 친환경 개념을 도입토록 하며, 신청사도 에너지 자립형 건물로 신축할 예정이다.

도시환경 정비 및 주거환경 개선사업에 대해서는 신·재생에너지 보급 기여도에 따라 용적률 인센티브를 차등 부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민간 투자를 적극 유도할 방침이다.

또 월드컵공원 주변에 태양열, 태양광, 지열, 풍력을 이용한 신·재생에너지 랜드마크를 건립해 홍보, 교육, 연구 및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신·재생에너지 이용과 보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시민사회와 공동으로 에너지 약자를 위한 공익 태양광발전소를 건립, 수익금으로 에너지 빈곤층에 대한 지원사업도 추진한다.

이밖에 2010년까지 ▲ 264개 전 지하철 역사에 스크린도어 설치 ▲ 사업장 배출 허용총량제 시행 ▲먼지발생 공사장 관리 강화 등 생활 주변의 대기환경 관리를 강화해 시민이 피부로 느끼는 대기질 개선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시행 효과는

2006년 현재 60㎍/㎥인 미세먼지농도가 2010년 46㎍/㎥의 목표를 달성하게 되면, 덴마크 코펜하겐(48㎍/㎥), 캐나다 몬트리올(41㎍/㎥)등과 비슷한 수준이 되고, 국내 7대 광역시 중 현재 가장 양호한 대전(49㎍/㎥) 수준보다 더 좋아진다.

또 미세먼지 농도 60㎍/㎥에서는 맑은 날(상대습도 50%) 시정거리가 29km 정도에 불과하지만, 46㎍/㎥에서는 약 36km 정도로 개선돼, 맑은 날 남산에서 인천 앞바다를 바라볼 수 있을 정도의 대기 환경이 조성된다.

더불어 미세먼지 농도가 46㎍/㎥으로 개선되면 연간 230명의 사망자 수 감소가 예상되고, 연간 약 4,300억원의 사회적 비용이 감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기질 개선 왜 중요한가

미세먼지는 시민 건강의 심각한 적(敵)이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80만 명이 미세먼지의 영향으로 조기 사망한다(WHO, 2004).

미국에서는 매년 100만 명이 호흡기 장애, 40만 명이 천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EPA, 2002). 우리나라의 경우 미세 먼지로 인한 조기 사망자가 또한 매년 1만1,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예측됐다(환경부, 2005).

자동차 배출가스에서 발생하는 매연은 특히 더 위험하다. 입도 2.31㎍정도의 초미세입자로 구성 성분의 98%가 탄소여서 일반 흙먼지보다 더욱 유해하다.

지난해 9월 서울시가 시민의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서울 시민 10명 중 7명(67.7%)은 최우선으로 개선해야 할 환경 문제로 대기오염(69.3%)을 꼽았고, 이를 위한 주요 추진 정책으로 자동차 공해 줄이기(41%), 교통량 줄이기(21.8%)를 선호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환경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감을 반영해 대기질 개선 사업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 맑은 서울 만드는 10가지 시민실천방법

1. 승용차 이용을 줄이고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2. 가까운 거리는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한다

3. 평소 올바른 운전습관을 가지고 자동차 정비를 생활화한다

4. 노후 경유자동차에는 배출가스 저감 장치를 부착한다

5. 자동차 공회전을 자제한다

6. 에너지 절약을 생활화한다

7. 한 집 한 그루, 1인 1그루 나무 심기를 실천한다

8. 먼지발생 공사장과 매연배출 차량은 반드시 신고한다

9. 태양열 등 친환경 에너지를 이용한다

10. 내 집 앞, 내 상가 앞은 스스로 깨끗이 물청소한다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