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음료와 건강지키기무더위·갈증으로 음료수에 손이 가는 계절… 수분 보충 위해선 '물'이 최고

날씨가 더워질수록 차가운 음료수병에 자꾸만 손길이 간다. 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탄산음료는 15%, 캔 커피는 18%, 과즙음료는 20% 씩 판매량이 쑥쑥 올라간다고.

점점 대지가 달아오르는 요즘,‘음료의 전성기’가 다시 찾아왔다. 그러나 여름철 효과적인 갈증 해소를 위해 음료를 마실 때는 이뇨 작용으로 빠져나가는 수분 손실에 유의해야 한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 등 성인병을 앓는 사람이라면 음료수 하나의 선택에도 신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혀에 단 음료는, 자칫하면 내 몸에 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연 우리 몸은 어떤 음료를 원하는 것인지 알아보자.

■ 목 마르면, 차 대신 물 마셔라

더운 여름에는 하루 16컵 정도의 수분이 땀으로 배출된다. 높은 기온으로 체내 수분의 소실이 급증해 탈수가 되기 쉽다. 몸 속 수분의 20% 이상을 잃으면 생명마저 위태로울 수 있다. 여름철에 수분 섭취가 중요한 이유다.

여름철 수분 보충의 제 1원칙은 뭘까. 너무도 상식적인 말이지만 ‘물’을 충분히 섭취하라는 것이다. 요즘 다이어트를 하는 젊은 여성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녹차, 옥수수차, 보리차 음료 등 ‘물 대용 음료’는 효과가 물보다 못하다. 카페인이 들어있으면 이뇨작용을 초래하기 쉽기 때문이다. 용기 겉면에 ‘무 카페인’이라고 밝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차 음료들에는 카페인이 들어있다.

카페인이 우리 몸에 들어가 일으키는 대표적인 작용이 이뇨다. 수분을 섭취한다고 마셔봐야 다 몸 밖으로 빠져나간다는 얘기다. 따라서 하루 동안 섭취한 수분의 양을 계산할 때 커피, 홍차, 알코올, 탄산음료, 과일향 음료 등은 수분으로 포함해서는 안 된다.

새생명한의원 김효준 원장은 “물 대용 음료를 마셨을 때는 적어도 같은 양의 물을 마셔야 수분 손실을 겨우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몸에 이로운 차로 널리 알려진 녹차 역시 물처럼 마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녹차는 커피에 없는 데오피린, 카테킨, 데아닌 등의 성분들이 카페인과 결합하여 카페인을 불용성 성분으로 만들거나 그 활성을 억제하기 때문에 실제로 몸에 흡수되는 카페인의 양은 커피보다 적다. 그러나 이러한 녹차라도 물 대신 상시 복용할 정도로 그 양이 많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당뇨병 환자라면 수분의 공급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혈당이 높은 상태에서 수분까지 빠져나가면 혈당이 더 올라가 혈액의 흐름은 더욱 나빠진다. 따라서 수분의 공급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이는 고혈압 환자에게도 마찬가지. 당분이 많이 들어간 탄산음료나 과일주스 등은 삼가는 것이 좋다. 무설탕 음료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설탕은 없지만 과당이나 올리고당이 포함돼 있으므로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 여름철 청량 음료 '치아는 괴로워'

충치와 치주질환이 심한 사람이라면 혹 음료를 지나치게 즐겨 마시는 건 아닌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여름철 더위를 쫓기 위해 먹는 음료 중에는 유독 치아에 해를 입히는 것들이 많다.

톡 쏘는 맛과 더불어 시원함을 전해주는 콜라와 사이다 등의 청량음료는 강한 산성 성분이 치아를 부식시킬 위험이 높다. 보통 입 속 산도가 PH 5.5 이하면 치아를 보호하는 에나멜층(법랑질)이 손상되기 시작하는데 청량음료의 평균 산도는 PH 2.5~3.5 수준. 따라서 청량음료를 꾸준히 마실 경우 에나멜층이 산과 반응해 녹을 위험이 가중된다.

한여름같은 더위에 남산한옥골마을을 찾은 일산 은행초등학교 학생들이 음료슈를 마시며 갈증을 달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이온음료는 입 속에 자극을 주지 않으면서 갈증은 빨리 해소한다. 하지만 탄산음료 못지않게 산성 성분이 강한 음료이다. 가공에 의해 만들어진 단순당도 많이 포함돼 있다. 단순당은 입자가 작아 오랫동안 치아표면에 머물러 있으면서 충치의 원인이 된다.

보리를 발효시켜 만든 양조주인 맥주는 발효 과정에서 다량의 설탕을 넣는다. 따라서 맥주를 마신 후 치아표면에 당분찌꺼기가 붙어 있어 관리를 소홀히 할 경우 치과질환을 불러오기 쉽다.

무더위로 인해 긴장감을 잃은 사람들에게 최고의 인기 음료 중 하나인 아이스커피는 커피에 곁들이는 설탕, 시럽, 생크림 등에 함유된 당분이 구강 건강에 문제를 일으킨다. 입 속의 산도를 높이고 세균을 생성해 충치나 치주염을 불러오는 것이다.

커피의 갈색 색소는 치아착색까지 유발한다.

치아 표면은 매끄러워 보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구멍이 뚫려 있다. 따라서 커피 같은 유색 음료를 마시게 되면 이 미세한 틈으로 색소가 침투해 치아 색이 누렇게 변색될 수 있다. 이러한 음료는 가급적 마시지 않는 게 최선이지만, 그럴 수 없는 경우라면 치아 손상을 줄이는 방법으로 섭취하는 게 도움이 된다.

가령 음료는 빨대로 마시는 게 좋다는 것. 빨대를 대고 마시면 바로 목으로 넘길 수 있어 음료가 치아에 닿는 부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음료를 먹은 후에는 물로 입 속을 헹궈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는 여러 번 빠르게 헹궈준다. 음료에 함유된 인공첨가물은 입자가 매우 작아 치아 표면에서 잘 떨어지지 않아서다.

황성식 미소드림치과 원장은 “음료를 마신 후에는 당분이나 산성 성분이 입안에 남지 않도록 곧바로 입을 헹구고, 가능한 빨리 양치질을 하는 것이 치아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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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맛과 건강 모두 좋은 '홈메이드' 건강음료

여름철 음료수를 마음껏 마시려면 ‘홈메이드’ 건강 음료를 직접 만들어 먹는 게 좋다. 신선한 제철 재료를 이용해 만들면 인공 성분 걱정도 없고, 맛과 건강 모두를 챙길 수 있다.

■ 차

차가운 물에 희석해 먹으면 맛도 좋고 피로회복에도 그만이다. 맛은 시지만, 알칼리성이라 산성화되기 쉬운 몸의 균형을 바로잡아준다. 독성 물질 해독에도 효과적이다. 을 설탕과 같은 양으로 절여 발효시켜 만든다.

■ 오미자차

산맛을 내는 성분이 땀을 조절하며 더위를 식혀주는 효능이 있다. 사고력, 주의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땀이 많은 사람과 수험생의 여름철 건강에 좋다. 잘 씻은 오미자의 물기를 빼고 찬물에 10시간 정도 우려내면 된다.

■ 둥글레차

식은 땀이 날 때는 둥글레 줄기와 뿌리를 말려 차를 만들어 마시면 열을 식히는 데 좋다.

■ 인진차

사철 쑥을 베어 말린 차로 황달이나 간장질환에 주로 사용하지만, 더위 먹은 데도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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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