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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소변받기·인간 샌드백… '엽기알바' 전성시대
악어 이빨닦기·유해 발굴, 이색 경험으로 재미 쏠쏠… 시간당 급여 높아 수입도 짭짤

“술을 좋아하는 50대 남성입니다. 울적할 때마다 술을 마시고 싶은데 함께 마실 친구가 없어서 더 쓸쓸해지곤 합니다. 말벗하면서 술친구 해주실 분 찾습니다.

“저희 엄마라고 해서 전화 한 통화만 해주시면 돼요. 그냥 묻는 말에 대답만 잘 해주시고 끊으면 됩니다. 40대 여성분 연락주세요.”

“경복궁 수문 지킬 분 찾습니다. 어느 정도의 외국어 구사가 가능해야 합니다. 안경을 쓰지 않고 키 175㎝ 이상의 건장한 남성들만 지원해 주세요.”

‘이런 일을 하면서도 돈을 벌 수 있다고?’ 의아해 할 수 있다. 실제로 위의 사례들은 한 아르바이트 업체 구인란에 올라온 것들이다. ‘술친구 구인’ ‘부모, 자녀대행 구인’ ‘맛 테스터 구인’ ‘실험맨 구인’ 등등 가지각색의 구인 광고가 눈에 띤다.

특별한 자격증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아르바이트 거리를 제공한 쪽에서 내건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극심한 취업난은 여러 개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 프리터 족을 양산 했다. 주 5일제의 정착으로 주말동안 즐거움을 만끽하면서 용돈도 버는 일석이조형 투잡스 족 또한 늘어났다.

이제 그들은 돈과 함께 즐거움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위해 색다르고 재미있는 아르바이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 힘입어 이색 알바의 종류는 더욱 다양해지고 있고 그 인기 역시 높아지고 있다.



영화'주먹이 운다'에서 인간 샌드백 알바를 하는 모습.


예전 같았으면 돈을 더 준다고 해도 마다했을 법한 엽기적인 알바가 새롭게 각광 받고 있다.

김모씨(27.남)는 얼마 전 경마장에서 말 소변을 받는 아르바이트에 지원했다. 벌써 3번째다. 말들 역시 경기 전에 약물검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소변이 필요하다. 경주마가 대기하고 있는 동안 시간을 잘 맞춰 소변을 받아내야 하는 다소 까다로운 아르바이트에 속한다.

“말 소변 받는 아르바이트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속 지원을 했었어요. 할 때마다 번번히 다른 사람이 돼 더라고요. 말들은 휘파람을 불면 소변을 보기 때문에 자격요건이 그냥 휘파람 잘 부는 거예요. 이번에는 꼭 됐음 좋겠는데, 재미있잖아요”라며 김씨는 돈도 돈이지만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 같아 꼭 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그 밖에도 동물원에서 악어 이빨 닦아주는 일이나 유해발굴 알바, 인간 샌드백 돼주기 등도 인기 있는 이색 아르바이트다.

이색 아르바이트 중에는 골키퍼 알바처럼 주말에 더 빛을 발하는 것도 있다.

회사 간, 동호회 간 축구 시합 때 골키퍼를 맡아주는 아르바이트로 프로급의 골키퍼 실력을 자랑하는 사람이 골대를 지키는 일이다. 친목 도모의 친선경기라도 소정의 상금이나 경품이 걸려있는 경우가 많아 골키퍼 알바를 해 줄 사람을 구하는 광고를 자주 볼 수 있다.

자신이 골키퍼 알바 전문이라는 정모씨(31)는 “골키퍼를 대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대편에서 절대 눈치 못 채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물론 끝까지 골을 허용해서도 안 된다”며 수입은 경기 진행 시간이나 중요도에 따라 다르고 골을 잘 막아내 경기에 이겼을 때는 보너스를 받는다고 밝혔다.

주말 여행 파트너 알바나 하객 대행, 혼주 대행 알바, 놀이동산 함께 갈 친구 돼주기 알바 등도 주말에 더 호황을 누린다.

한편 건강한 체력 하나로 이색 알바에 도전장을 내민 사람들도 있다.

결혼기념일이나 생일 같은 특별한 날에 가마를 태우고 끌어주는 가마꾼 아르바이트나, 건물 내 소음측정을 위해 하루 종일 하이힐을 신고 건물 안을 돌아다니는 일, 새로 나온 러닝머신의 성능과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하루 40km 이상을 뛰어야 하는 일 등이 그 예다.

김모씨(24.여)는 얼마 전 신제품 기능성 껌의 효과를 체크하기 위해 하루 만에 껌 22통을 모두 씹었다. 나중에는 턱이 빠질 것 같았지만 김씨는 “젊을 때 해봐야지 언제 또 해보겠어요. 나이 들면 하고 싶어도 못할 것 같아서 하게 됐어요. 또 제가 평소에도 껌을 많이 씹어서 크게 힘들지는 않았어요”라며 재미있는 추억이 됐다고 이야기했다.

실제로 구인구직 포털사이트 아르바이트천국에서 ‘2007 가장 해보고 싶은 알바는’이라는 주제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체 응답자 386명 중 과반을 넘는 53.89%가 ‘이색 아르바이트’라고 대답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색적인 아르바이트 모집에 신청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모집을 한 사람의 전화에 불이 날 정도다. 모집 공고를 한지 단 몇 분만에 모집이 마감되는 경우도 더러 있다.

말 소변받기 알바, 수문장 알바, 씨티바이크 알바.


아르바이트 신청자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사람을 뽑는 과정이 대기업 신입사원 채용 과정을 방불케 한다. 면접시험으로 아르바이트 최적격자를 선발하는가 하면 추첨을 통해 뽑기도 한다. 일정기간이 지난 후에 아르바이트를 할 대기자 명단까지 만들어 놓는다.

알바몬 홍보팀 안수정 대리는 “남들은 경험하지 못하는 일을 경험할 수 있다는 특수성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색 알바를 선호한다.

또 업무 자체가 특이해서 별도의 노력이나 재주를 요하는 경우가 많아 시급도 높은 편이다”며 최저 임금 3,480원 보다 2~3배 높은 수입은 사람들을 이색 알바로 몰리게 하는 결정적인 이유가 된다고 밝혔다.

높은 급여, 새로운 경험, 부수적인 팁 등 이색 알바가 갖고 있는 장점이 많다. 그래서 경쟁률이 높을 수 밖에 없다. 일부에서는 이 같은 높은 경쟁률을 미끼로 악용하는 사례가 발생해 문제가 되고 있다.

노동부 한 관계자는 “빠른 채용을 보장해주겠다며 계약금 명목으로 돈을 받고 달아나 버리는 사람들이 늘어 사기 알바 피해자가 생겨나고 있다. 아르바이트 공고 출처가 불분명하거나 불확실한 신분으로 먼저 접근해 오는 경우를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알바 역시 자신의 전문 영역을 갖는 게 좋다고 전한다. 알바를 통해 경력을 쌓고 자신만의 고유 영역을 확보하게 된다면 취업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고, 제 2의 새로운 인생을 누릴 수도 있다는 것이 그들의 설명이다.

*자료제공: 아르바이트천국(www.alba.co.kr), 알바몬(www.albam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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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7/11/27 16:15




윤선희 기자 leonelg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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