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형 정원 모델로 조경·디자인 업그레이드… 가격도 1억 원대 호가

1억 원을 넘는 최고급 가족 납골묘가 등장했다.

최근 화장 문화가 확산되면서 납골 묘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고 그에 따라 고급형도 많이 나오고 있지만 1억 원이라니, 도대체 어떻게 생겼길래 ‘억’ 소리가 나올까.

강원도 홍천에 최근 들어선 납골묘 가족공원 ‘사모보궁(似母寶宮, www.samobogung.or.kr)’. 이 공원은 우선 납골묘 1기 당 넓은 터를 잡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단위 부지에 다닥다닥 비좁게 납골묘를 세운 기존의 밀집형 납골 공원과는 달리 납골묘 하나하나마다 넓은 터를 갖추고 있다.

또한 우아한 조경과 시설디자인은 유럽의 가족 정원을 방불할 정도. 1억원 대의 고가에 걸맞게 세련된 묘석, 화사한 수목 등 주변 조경들이 잘 어우러져 귀족 분위기를 낸다.

이 공원은 특히 자연환경을 변형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살린 자연친화적 설계가 돋보인다. 산이나 숲을 깎거나 파헤치면서까지 무리하게 부지를 조성해 환경을 훼손한 납골 공원들과는 크게 대비된다.

기존의 일부 대형 납골 공원의 경우 조성 과정에서 무차별적인 개발로 인해 심지어 산사태 우려까지 낳고 있으며, 비좁게 들어선 묘지들은 성묘 때마다 교통체증의 주범이 되고 있다.

사모보궁 관계자는 이 공원이 풍수지리적 자연조건을 그대로 살렸음을 강조한다. 국내 풍수지리 전문가 여러 명의 고증을 거친 명당의 기본 입지에다가 지형 또한 거의 건드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풍수 전문가 박기남 삼청 풍수지리 연구소 소장은 “설악산에서 발원해 흘러 들어오는 사문수(赦文水)로 인해 백살(百殺)이 제살(除殺)되는 만년 복지”라며 “영장지기의 여건을 풍부하게 갖춘 곳”이라고 설명했다.

사모보궁의 고영재 대표위원은 “오랜 준비 끝에 ‘선시공 후분양’ 조건으로 현장을 직접 보며 계약과 봉안을 동시에 가능하도록 만들었다”며 “다양한 봉안공원 프랜차이즈 사업과 장묘관련 부대사업을 추진해 국내 장묘업계의 선진화를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장례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가족 납골묘의 시설 수준이 높아지고 있지만 1억 원을 넘는 최고급형이 등장한 것은 보기 드문 일”이라며 “고가여서 아직 일반인들이 엄두를 내기는 힘들지만 국내 납골공원 문화의 수준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만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국내에서는 2000년대 들어 납골 공원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일부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나서서 화장 문화 운동을 펼치면서 화장에 대한 일반인의 거부감이 상당히 줄었기 때문이다. 바쁜 도시생활로 인한 묘지 관리의 어려움, 자연보호에 대한 인식, 점점 구하기 어려워지는 묘터 등등이 복합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지난해 통계조사 결과를 보면 2006년 전국 화장률은 56.5%를 기록했다. 이는 23.0%에 불과했던 96년 화장률에 비해 약 2.5배 정도 증가한 수치다. 복지부는 이 같은 추세로 화장 문화가 확산될 경우 2010년에는 화장률이 70%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화장 비율이 높아지면서 납골 묘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납골공원 사업도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


윤선희 기자 leonelgar@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