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발기부전 등 환자 크게 늘어 성기능장애·갱년기증후군 사회문제 확대

최 모씨(62세·남)는 수년간 빈뇨와 절박뇨 등 하부요로증세가 있었으나 병원을 찾지 않았다. 평소 남달리 건강했던 그는 건강문제에 무관심했다. 결국 피가 섞인 오줌이 심하게 나오고 소변을 거의 보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러서야 병원을 찾았다. 조직검사결과 최 씨는 전립선암 판정을 받았다. 더구나 암이 척추까지 전이돼 완치가 어렵게 됐고, 하지가 마비될 위험에까지 처해있다.

전립선암의 경우 조기발견이 쉽고, 조기치료를 하면 완치 가능성이 매우 높은 암이다. 그러나 많은 남성들은 무지와 무관심으로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06년 암환자 분석결과’에 따르면 최근 6년 동안 전립선암 환자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립선암 신규환자는 2000년 1,457명에서 2006년 3,436명으로 236%가량 늘어나 증가율 1위를 차지했다.

전립선암은 50세를 전후해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해 ‘아버지 암’이라고도 불린다.

여의도성모병원 비뇨기과 김세웅 교수는 “고령화로 인해 전립선암을 비롯해 전립선비대증, 발기부전이나 남성갱년기증후군 등 남성질환에 걸리는 환자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면서 “그러나 많은 남성들이 남성질환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병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립선비대증은 50세 이상의 남성들에게서 나타나는 가장 흔한 배뇨장애의 원인이 된다. 최근 국내에서도 식생활의 서구화와 노령인구의 증가로 전립선비대증의 유병률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50세 이상 남성 2~3명 중 1명이 이 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립선비대증이나 전립선암과 같은 전립선 질환의 경우 하루 수차례의 빈뇨와 하복부통증, 혈뇨, 야간뇨, 절박뇨 등의 하부요로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김세웅 교수는 “전립선비대증과 같은 배뇨장애가 있는데도 치료를 소홀히 하면, 방광수추력 저하, 수신증 등의 합병증이 발생해 심하면 신기능저하로 이어져 평생 투석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전립선 암은 조기에 치료하지 못하면 다른 장기나 뼈로 전이돼 40~60주 정도밖에 살지 못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전립선암이 림프절로 전이 되면 신장에서 소변이 생성돼 방광으로 나오는 요관을 막아 신장기능저하를 일으켜 신부전이 올 수 있다. 또, 전립선암이 폐로 전이되면 호흡곤란이 올 수 있으며, 척추로 전이되면 하지마비가 올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전립선 질환의 조기발견을 위해 증상의 유무를 떠나 50대 이후에는 매년, 가족력이 있을 경우에는 40대부터 매년 전립선특이항원검사를 받으라고 권고한다.

전문가들은 질병의 예방을 위해 평소 배뇨습관을 잘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소변을 참지 말고 한번에 충분히 보도록 하며, 충분한 물을 마시는 것이 전립선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발기부전 역시 고령화에 따라 유병률이 증가하는 대표적인 남성질환이다. 대한남성학회지(2006년)에 따르면, 40세 이상 성인남성 2명 중 1명이 발기부전으로 고민한 적이 있고, 10명 중 1명은 이 문제로 병원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증세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발기부전은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증가한다. 발기부전은 30대 남성 중 14.3%, 40대 26.2%, 50대 37.2%, 60대 69.2%, 70대 83.3%가 겪는 것으로 조사결과 나타났다.

대한비뇨기학회지의 발표에 따르면 40~50대 남성 10명 중 4명이 남성갱년기 증상을 겪는다. 갱년기증상은 남성호르몬의 감소로 인해 나타나는 증후군으로, 성욕감퇴와 발기력 저하, 복부비만, 골밀도 감소, 우울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성기능장애와 남성갱년기증후군은 삶의 질 저하와 자살, 우울증 등의 합병증을 동반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발기부전과 갱년기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하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남성의 음경 혈관과 근육, 중추신경계가 탄력성을 잃고 오그라든다. 따라서 발기부전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스트레스를 해소해야 한다.

규칙적인 성생활은 나이에 따른 음경의 퇴화를 막아 발기부전을 예방할 뿐 아니라 남성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켜 남성갱년기증후군을 예방하는데도 효과적이다.

이와 함께 채소위주의 소식과 금연 등 식습관으로 발기부전과 호르몬 불균형을 개선할 수 있다.

도움말: 여의도성모병원 비뇨기과 김세웅 교수

■ 남성호르몬 수치 정상보다 낮으면 사망률 88% 높아

남성도 여성과 마찬가지로 나이가 들면서 호르몬의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그러나 이 같은 남성갱년기증후군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치료를 도입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년 전이다.

남성갱년기는 중년 이후의 남성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결핍에 의해 경험하는 신체적, 정신적 변화를 일컫는다. 대한남성갱년기학회의 국내 연구조사에 의하면 40대 이상 남성의 15~20%가 남성 호르몬 수치가 기준 이하로 낮았으며, 그로 인해 원인을 알 수 없는 무기력증과 성기능 감소, 만성피로를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분당파병원 가정의학과 김문종 교수는 “갱년기증세를 경험하는 남성 중 병원에 찾아와 치료 받는 사람은 10%정도 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아직도 많은 남성들이 갱년기증상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고 있거나, 치료해야 할 질병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증거다.

갱년기질환은 1년~2년 정도 치료하면 대개 낫는다. 갱년기질환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삶의 질 저하는 물론, 골다공증을 비롯해 기타 합병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또, 미국 워싱턴 의대 연구팀이 지난해 880명을 대상으로 조사 분석한 내용을 보면, 40대 이후의 남성 중 남성호르몬 분비가 저하된 사람은 호르몬이 정상인 사람에 비해 사망률이 88%나 높았다.

남성갱년기 치료로 가장 널리 쓰이는 것이 남성호르몬 보충요법이다. 남성호르몬을 보충해주면 체지방이 감소되고, 체중은 증가하며, 골밀도가 증가한다. 또, 성욕이 회복되고 활력을 갖게 된다.

그러나 남성호르몬제는 전립선암에 걸릴 위험이 증가할 가능성도 있어, 남성호르몬을 투여 받을 경우 주기적으로 전립선암에 대한 진찰을 받아야 한다.

호르몬보충요법과 더불어 규칙적인 운동과 올바른 식습관은 남성호르몬 분비를 촉진시켜 갱년기를 예방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도움말: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김문종 교수


전세화 기자 cand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