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파' 시알리스·레비트라에 '국내파' 자이데나·엠빅스도 가세각각 고유의 장점 내세우며 시장 공략… 시알리스 1위 추격 눈길

발기부전 치료제의 선구자 비아그라는 강력한 ‘강직도’를 장점으로 내세운다. 환자 310명을 대상으로 24주간 진행한 임상실험 결과 비아그라 투여군은 ‘삽입을 위한 충분한 발기’(Grade 3)와 ‘완전히 단단함’(Grade 4) 수준의 발기가 6.6회로 나타난 반면 위약(僞藥) 투여군은 3.1회에 그쳤다.

비아그라는 환자와 배우자의 만족도 역시 각각 94%와 92.1%로 매우 높게 나타난다. 또한 발기부전의 정도, 연령, 동반질환에 관계없이 다양한 환자군에서 높은 효과를 보였다.

약효가 나타나는 데 걸리는 시간, 즉 발현시간은 보통 30분~1시간 정도다.

하지만 복용 후 14분 만에 환자의 35%가 발기에 성공했다는 임상 보고도 있다. 비아그라의 약효 지속시간은 대략 4시간이다. 이 역시 최근 임상자료에서는 복용 후 12시간이 지나서도 45%가 발기에 성공한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에서 비아그라의 위상은 여전히 확고하다. 그렇지만 ‘타도 비아그라’를 선언한 후발주자들의 추격전을 가벼이 여길 수는 없다. 그 중에서도 넘버투인 시알리스(릴리)의 기세가 매섭다.

시알리스는 약효 지속시간이 무려 36시간에 달한다. 즉 약을 복용하고 36시간 내에는 언제든지 성적자극에 반응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덕분에 시간에 쫓기듯 일을 치르지 않고 파트너와 자연스럽게 교감을 나눌 수 있다는 점이 최대 장점이다. 한 알만 복용해도 주말 내내 효력이 지속돼 처음 판매 승인을 받은 유럽에서는 ‘주말약’(Weekend Pill)으로 불리며 선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시알리스는 또한 다른 제품에 비해 겉으로 드러나는 부작용이 가장 적고 음식물과 함께 먹어도 약효에 영향이 없어 복용하기 편리하다.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러운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런 때문인지 시알리스는 신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이고 있다는 게 릴리측 주장이다.

환자뿐만 아니라 파트너의 만족도 역시 시알리스가 높게 나타났다. 총 295명의 파트너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비아그라에서 시알리스로 치료제를 바꾼 환자의 파트너 가운데 76%가 시알리스를 선호했으며, 시알리스에서 비아그라로 바꾼 환자의 파트너 가운데 65%가 시알리스를 선호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시알리스는 현재 전 세계 24개국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레비트라(바이엘헬스케어)는 일반 발기부전 환자뿐 아니라 발기부전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기저질환을 동반한 환자에게서 뛰어난 효과와 안정성을 보인다는 평가다. 발기 능력을 저하시킬 확률이 높은 혈압강하 약물을 복용 중인 고혈압 환자들과 당뇨나 고지혈증을 포함한 이상지질혈증을 가진 발기부전 환자들에 대한 레비트라의 효능은 탁월하다. 심지어 척수손상으로 인한 발기부전 환자에게도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

신속한 약효 발현시간도 레비트라의 강점이다. 대부분 남성들은 복용 후 25분 이내에 효과를 보게 되며, 빠르면 복용 후 10분쯤부터 약효를 느끼기도 한다. 빠른 발현시간은 성관계 전에 오래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을 덜어준다. 또한 효능 지속시간이 12시간에 달하는 것도 매력적이다. 정확한 복용법(1일 1회)을 지키면 매일 사용해도 안전하다는 게 바이엘측 설명이다.

남성 세우기 전쟁터에 출사표를 던진 토종 제약사들의 맹렬한 도전도 관심을 끈다. 특히 국내 최초이자 세계 네 번째로 개발된 발기부전 치료제 자이데나(동아제약)는 출시 2년 만에 국내 시장 3강을 형성할 만큼 신장세가 눈에 띈다.

자이데나는 기존의 동일 기전 1세대 발기부전 치료제에 비해 강력한 발기유발 효과를 나타낼 뿐 아니라 두통, 얼굴 화끈거림, 소화불량, 비염, 시각장애 등의 부작용도 적고 약효 발현시간도 12시간에 달해 2세대 발기부전 치료제의 선봉장을 자임하고 있다. 임상시험 결과 정상인과 발기부전 환자 모두에게서 우수한 안전성을 보여줬고, 특히 발기부전 환자의 만족도가 81.5%(100mg 용량), 88.9%(200mg 용량)로 높게 나타났다. 가격도 외국 제약사 제품보다 30% 정도 저렴하다.

자이데나는 출시 첫해부터 매출 100억 원을 기록하며 단숨에 블록버스터 반열에 올라섰다. 지난해에는 처방건수 기준으로 21%의 시장점유율을 달성해 경제성 부족이라는 국산 신약의 고질적 한계를 넘어선 의약품으로 평가받는다.

글로벌 시장 공략도 돋보인다. 현재까지 28개국에 진출해 총 1억3,800만 달러(5년간) 규모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동아제약은 향후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시험이 완료되면 자이데나의 해외진출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선보인 엠빅스(SK케미칼)도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SK케미칼이 1998년 개발에 착수해 지난해 7월 국내 신약 13호로 등록한 엠빅스는 발기부전 치료제의 약효를 나타내는 지표인 ‘국제발기력지수’(IIEF)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 탁월한 효능을 자랑한다. 엠빅스가 얻은 점수는 30점 만점에 25.7점으로 역대 최고 점수에 해당한다. 두통이나 색각장애 등 부작용이 전혀 보고되지 않아 안전성도 우수하다는 평이다.

SK케미칼은 2008년을 엠빅스의 실질적인 시장진입 원년으로 삼아 100억 원 대의 매출을 올린다는 야심이다. 또한 4,500억 원 규모의 황금어장인 중국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 진출도 가속화하고 있다.

제약업계에서는 발기부전에 대한 인식 변화와 함께 다양한 치료제가 등장하면서 전체 시장의 파이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발기부전 환자의 약 10%만 병원을 찾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나머지 90%의 잠재적 환자를 양지로 끌어내면 엄청난 성장세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비아그라가 열어 젖힌 블루오션이 바야흐로 군웅할거의 전쟁터로 변해가고 있다.

■ 국제발기력지수란

국제발기력지수(IIEFㆍThe international index of erectile function)는 남성 성기능 평가를 위해 가장 기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자가평가 방법으로 성기능의 복합적인 측정이 가능하다.

전 세계적으로 발기부전(EDㆍerectile dysfunction)의 임상시험과 진단적 평가를 위한 주된 평가변수로 추천되고 있다.

처음 실데나필(비아그라)의 임상시험 프로그램과 관련해 개발되었는데 현재는 발기부전 임상시험에서 유효성 평가를 위한 ‘금과옥조’로서 채택되고 있다. IIEF는 성기능의 심리적인 부분까지 측정이 가능해 매우 신뢰성 있는 평가 수단으로 인정받고 있다.

■ 비아그라 점유율 44.8%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은 최근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또한 시장의 성장세도 꾸준하다. 시장조사기관 IMS에 따르면 올 1월 매출액은 지난 연말 대비 8.7%의 성장을 기록했다. 시장점유율 1위는 44.8%의 비아그라가 차지하고 있으며, 이어 시알리스(27.6%), 자이데나(17.9%), 레비트라(3.7%), 야일라(3.6%ㆍ레비트라와 동일한 성분의 약품으로 종근당이 판매), 엠빅스(2.4%)가 뒤를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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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현 기자 unyo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