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의 계절이 왔다. 다른 계절보다 몸매 관리에 신경이 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날씬해지는 방법이 수없이 각종 매체를 통해 소개되고 있지만, 기본 원칙은 하나다.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것. 많이 움직이는 것이야 틈틈이 노력해본다지만 적게 먹는 것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문제가 아니다. 일상생활을 똑같이 하면서 식사량을 대폭 줄이는 것은 어지간한 인내심이 아니고선 도중에 포기하기 쉽다.

건강과 행복 지수를 지켜가며 기분 좋게 다이어트를 하려면 무조건 굶는 것보다는 "먹어도 살찌지 않고", "건강까지 지켜주는" 일석 이조 식품들을 먹는 것이 좋다. 조금 먹어도 포만감이 들면서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식품들을 알아보자.

바나나

바나나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속설 중의 하나는, 바나나가 달고 탄수화물이 많아서 살을 찌게 하는 과일이라는 것인데, 사실은 그 반대다. 바나나가 다른 과일에 비해 탄수화물이 많긴 하지만 열량은 바나나 한 개 당 80Kcal 정도이니 하루 2개 정도 간식으로 먹는 것은 체중 증가에 아무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그리고 바나나에 함유된 과당은 사과나 포도의 1/3 수준이기 때문에 과당에 대해서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바나나는 풍부한 식이섬유가 포만감을 주고, 펙틴 성분이 장의 기능을 활발히 하기 때문에 변비 예방에 효과적이다. 변비가 있으면 체중이 쉽게 빠지지 않는다는 것은 다이어트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기본 상식. 변비가 심한 사람은 바나나와 우유, 그리고 달걀을 함께 믹서에 갈아 마시게 하면 맛도 좋아서 먹기에도 좋고, 아침식사 대용으로도 응용할 수 있으며, 변비도 해결할 수 있다. 또한 바나나에는 스트레스 또는 불쾌한 감정 등을 무마시키는 항 진정 성분이 함유되어있어 다이어트에서 오는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토마토

토마토는 다이어트 식품으로 최고다. 중간크기 토마토 1개의 칼로리는 40kcal를 넘지 않으니(밥 한 공기는 280kcal) 아침 식사를 토마토로 대신하거나 식전에 토마토 1개를 먹어 식사량을 줄이는 방법을 택해서 다이어트에 응용하는 것이 좋다. 토마토의 성분 중 하나인 펙틴 덕분에 위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 포만감이 오래 가기 때문에 간식을 택할 때 아이스크림이나 과자 대신 토마토를 곁에 두고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또한, 토마토는 식이섬유가 풍부해서 변비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데 토마토를 삶아서 섭취하면 섬유소가 더욱 풍부해진다. 뿐만 아니라 토마토에는 비타민 C가 풍부해서 하루에 토마토 2개만 먹으면 하루치 비타민 C 권장량을 채울 수 있으며, 이외에도 각종 비타민류와 미네랄 류가 듬뿍 들어있어 피부를 아름답고 건강하게 유지하며 콜라겐 생성을 촉진하므로 피부 노화를 방지하는 데도 탁월한 효능이 있다.

고추

고추의 매운 맛은 ‘캅사이신(capsaicin)’이란 휘발성 성분 때문인데, 캅사이신 성분은 체내 지방을 태워 없애는 것으로 알려져 일본에서는 다이어트 식품으로 고추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캅사이신은 고추씨가 붙어있는 흰 부분(태좌, 胎座)에 함유되어있고, 캅사이신 함유량이 많을수록 맵다. 실제로, 고추 중에서도 가장 맵기로 소문난 청양 고추는 다른 지방에서 생산된 고추보다 캅사이신이 훨씬 많다고 알려져 있다.

매운 고추를 먹다보면 열과 땀이 나는데 이는 캅사이신 성분이 아드레날린 분비를 잘 되게 해 간이나 근육에서 글리코겐의 분해를 촉진해서 에너지를 생산하기 때문이다. 즉, 기초 대사량이 늘어나게 된다는 말인데, 이는 곧 체중 감소로 이어진다. 또한 고추의 매운 맛은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혈액과 임파액의 흐름을 좋게 하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곤약

다이어트 음식의 기본인 “포만감은 올리고~ 칼로리는 낮추고~”의 대표적인 것이 바로 곤약이다. 곤약이 얼마나 칼로리가 낮은 식품인지를 알면 입가에 미소가 저절로 생길정도다. 곤약 100g당, 국수형 곤약은 12kcal, 판 곤약은 23kcal 정도이니, 정말 "너무나도" 낮은 칼로리를 가지고 있는 식품이다. 청포묵이 100g당 120kcal 이니 g당 칼로리는 타 식품과 비교가 안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칼로리 자체가 굉장히 낮을 뿐만 아니라 위장에 체류하는 시간이 길고 물을 흡수하면 약 30-50배 팽창해서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과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으니 다이어트 음식의 기본기를 다 갖추었다.

또한 다이어트 할 때 식사량을 제한하게 되면 ‘변비’라는 난관에 봉착하게 되는데, 곤약에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는 글루코만난 성분은 소화 흡수되는 영양소는 아니지만, 수분과 만나면 팽창해서 포만감을 주고 부드럽게 장을 자극해서 배변 양을 늘리고, 변비 해소에 큰 도움이 된다.

● 정이안 한의학 박사 프로필

한의학박사, 정이안한의원 원장이며, 자율신경연구소 원장이고, 동국대학교 외래교수이다. 저서로 생활습관만 바꿨을 뿐인데, 직장인건강 한방에 답이 있다, 몸에 좋은 색깔음식 50 등 다수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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