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발표 기업수만 보면 아직 3분의1 가량이 더 남았지만 주요 기업의 이익 발표가 끝난 만큼 숫자가 크게 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200개 주요 종목의 3분기 영업이익은 60조9000억 원으로 9월말 전망치 63조1000억 원보다 5% 정도 작았다. 전망치를 달성한 비율이 95.1%이다. 이익이 예상보다 10~15% 이상 많이 나온 이른바 ‘어닝 서프라이즈’ 기업은 전체 이익 발표기업의 46%였다. 작년 3분기부터 시작된 실적 개선이 이번에도 이어졌지만 분위기는 많이 달랐다.
우선 이익이 늘어나는 강도가 작년보다 약해졌다. 올해 1분기에는 이익 전망치를 달성한 비율이 116% 였다. 실적 발표 전에 100의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실제 이익은 116 이었다는 얘기다. 시가총액이 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전망치 달성률도 110%에 달했다. 이익이 예상보다 10% 이상 늘어난 기업의 비율은 65% 였다.
실적은 높게 전망됐다가 발표 시점이 가까워 질수록 낮아지는 게 일반적이다. 미래를 가능한 한 좋게 보려는 사람들의 속성 때문인데 작년, 올해처럼 이익이 크게 증가하는 때에는 그런 경향이 더 심해진다. 매번 실제 이익이 예상보다 잘 나오므로 아예 처음부터 이익 전망치를 높여버린 것이다. 이런 속성에도 불구하고 1분기에 이익 달성률이 116%였다는 건 그만큼 이익이 좋았다는 의미가 된다. 이 전망치 달성률이 2분기에 103%로 낮아지더니 3분기에 95%로 떨어졌다. 3분기부터 생각했던 만큼 이익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이런 변화 때문에 주요 기업들이 올해 사상 최고 이익을 올렸지만 주가가 반응을 하지 못했다.
이익 증가율 낮아진 것이 주가 발목 잡아
이익이 주가에 영향을 주는 미치는 통로는 둘이다. 하나는 이익의 절대치로 이익이 많이 날수록 주가가 높아진다. 두 번째는 이익 증가율이다. 똑같이 100억이란 이익이 발생했어도 이익 증가율이 높아지는 상태에서 100억의 이익이 난 것과 이익증가율이 낮아지는 상태에서 100억의 이익이 난 것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
이익 증가율이 높아질 때가 주식시장에 더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데 3분기는 그게 약했다. 1년 전과 비교한 영업이익증가율이 1분기 123%에서 2분기 81%로 줄더니 3분기에는 46%로 떨어졌다. 시간이 갈수록 이익 증가율이 낮아지고 있는 것인데 주식시장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그 영향으로 4분기 이익 전망도 10%대로 떨어졌다. 이익의 역할이 더 약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3분기 실적 발표와 동시에 내년 전망치를 낮추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9월말 이후 6주동안 내년 이익 전망치가 12조5000억 원 낮아졌는데 정보통신(IT)과 소비재 업종의 하향 조정 폭이 특히 컸다. IT는 반도체의 이익 진폭이 큰 부분이, 소비재는 예상보다 내년 내수소비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10월에 미국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동안 우리 시장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를 해석하기 위해 여러 얘기가 있었는데 기업 이익도 한 몫을 했다. 미국은 예상보다 이익이 잘나왔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했다. 이런 차이가 다른 주가를 만든 것이다.
경제지표 감안하면 내년 이익 전망도 ‘흐림’
문제는 내년이다. 내년 이익 전망이 좋지 않다면 코스피는 더 힘을 쓰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시장에서는 내년과 내후년에 영업이익이 9.2%와 11.3%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망대로라면 작년까지 포함해 4년간 이익이 늘어나는 셈이 된다. 문제는 현실성인데, 과거에 우리 기업이익이 9분기 이상 늘어났던 적이 없다. 이번에 어떤 이유로 16분기나 이익이 늘어난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힘들다.
기업이익 둔화 가능성은 이미 경제 지표에서 나타나고 있다. 경기동행지수와 후행지수는 의미하는 바가 다르다. 동행지수는 산업생산이나 수출액, 건설기성액, 소매판매액 등 기업 매출과 관련된 지표로 구성돼 있다. 반면 경기후행지수는 고용이나 소비자물가, 금리 등 비용과 관련된 지표의 비중이 높다. 따라서 두 지표의 차이를 보면 앞으로 기업이익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있다. 후행지수가 올라가지 않는 상태에서 동행지수가 높아지면 매출 증가에도 비용이 올라가지 않기 때문에 이익이 늘어나게 된다. 반면 동행지수가 내려오고 후행지수가 올라가면 매출이 줄어드는 데에도 불구하고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이익이 줄어들게 된다. 현재는 동행지수 변동치가 하락 반전한 반면 후행지수 변동치는 계속 상승하고 있는 상태다.
시장에서는 기업 이익이 나빠지고 있는 이유로 공급난을 꼽는다. 수요를 충분히 채울 만큼 공급이 늘어나지 않기 때문에 이익이 지지부진 하다는 것이다. 이는 이익이 더 날수 있는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유보되고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앞으로 이익이 나빠진다면 매출 감소와 비용 증가 모두의 영향 때문일 것이다. 막혀있는 공급요인이 풀린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매출을 결정하는 경기 방향까지 바뀌어야 이익이 늘어날 수 있다.
최근 경기 전망이 계속 둔화되고 있다. 당분간 경제 전망 하락 추세가 더 빨라질 가능성이 있는데, 이런 하락 추세가 경제 심리를 압박해 기업 이익을 위축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다. 이익의 향배가 주식시장에 긍정적이지 않다.
우선 이익이 늘어나는 강도가 작년보다 약해졌다. 올해 1분기에는 이익 전망치를 달성한 비율이 116% 였다. 실적 발표 전에 100의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실제 이익은 116 이었다는 얘기다. 시가총액이 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전망치 달성률도 110%에 달했다. 이익이 예상보다 10% 이상 늘어난 기업의 비율은 65% 였다.
실적은 높게 전망됐다가 발표 시점이 가까워 질수록 낮아지는 게 일반적이다. 미래를 가능한 한 좋게 보려는 사람들의 속성 때문인데 작년, 올해처럼 이익이 크게 증가하는 때에는 그런 경향이 더 심해진다. 매번 실제 이익이 예상보다 잘 나오므로 아예 처음부터 이익 전망치를 높여버린 것이다. 이런 속성에도 불구하고 1분기에 이익 달성률이 116%였다는 건 그만큼 이익이 좋았다는 의미가 된다. 이 전망치 달성률이 2분기에 103%로 낮아지더니 3분기에 95%로 떨어졌다. 3분기부터 생각했던 만큼 이익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이런 변화 때문에 주요 기업들이 올해 사상 최고 이익을 올렸지만 주가가 반응을 하지 못했다.
이익 증가율 낮아진 것이 주가 발목 잡아
이익이 주가에 영향을 주는 미치는 통로는 둘이다. 하나는 이익의 절대치로 이익이 많이 날수록 주가가 높아진다. 두 번째는 이익 증가율이다. 똑같이 100억이란 이익이 발생했어도 이익 증가율이 높아지는 상태에서 100억의 이익이 난 것과 이익증가율이 낮아지는 상태에서 100억의 이익이 난 것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
이익 증가율이 높아질 때가 주식시장에 더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데 3분기는 그게 약했다. 1년 전과 비교한 영업이익증가율이 1분기 123%에서 2분기 81%로 줄더니 3분기에는 46%로 떨어졌다. 시간이 갈수록 이익 증가율이 낮아지고 있는 것인데 주식시장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그 영향으로 4분기 이익 전망도 10%대로 떨어졌다. 이익의 역할이 더 약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3분기 실적 발표와 동시에 내년 전망치를 낮추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9월말 이후 6주동안 내년 이익 전망치가 12조5000억 원 낮아졌는데 정보통신(IT)과 소비재 업종의 하향 조정 폭이 특히 컸다. IT는 반도체의 이익 진폭이 큰 부분이, 소비재는 예상보다 내년 내수소비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10월에 미국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동안 우리 시장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를 해석하기 위해 여러 얘기가 있었는데 기업 이익도 한 몫을 했다. 미국은 예상보다 이익이 잘나왔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했다. 이런 차이가 다른 주가를 만든 것이다.
경제지표 감안하면 내년 이익 전망도 ‘흐림’
문제는 내년이다. 내년 이익 전망이 좋지 않다면 코스피는 더 힘을 쓰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시장에서는 내년과 내후년에 영업이익이 9.2%와 11.3%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망대로라면 작년까지 포함해 4년간 이익이 늘어나는 셈이 된다. 문제는 현실성인데, 과거에 우리 기업이익이 9분기 이상 늘어났던 적이 없다. 이번에 어떤 이유로 16분기나 이익이 늘어난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힘들다.
기업이익 둔화 가능성은 이미 경제 지표에서 나타나고 있다. 경기동행지수와 후행지수는 의미하는 바가 다르다. 동행지수는 산업생산이나 수출액, 건설기성액, 소매판매액 등 기업 매출과 관련된 지표로 구성돼 있다. 반면 경기후행지수는 고용이나 소비자물가, 금리 등 비용과 관련된 지표의 비중이 높다. 따라서 두 지표의 차이를 보면 앞으로 기업이익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있다. 후행지수가 올라가지 않는 상태에서 동행지수가 높아지면 매출 증가에도 비용이 올라가지 않기 때문에 이익이 늘어나게 된다. 반면 동행지수가 내려오고 후행지수가 올라가면 매출이 줄어드는 데에도 불구하고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이익이 줄어들게 된다. 현재는 동행지수 변동치가 하락 반전한 반면 후행지수 변동치는 계속 상승하고 있는 상태다.
시장에서는 기업 이익이 나빠지고 있는 이유로 공급난을 꼽는다. 수요를 충분히 채울 만큼 공급이 늘어나지 않기 때문에 이익이 지지부진 하다는 것이다. 이는 이익이 더 날수 있는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유보되고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앞으로 이익이 나빠진다면 매출 감소와 비용 증가 모두의 영향 때문일 것이다. 막혀있는 공급요인이 풀린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매출을 결정하는 경기 방향까지 바뀌어야 이익이 늘어날 수 있다.
최근 경기 전망이 계속 둔화되고 있다. 당분간 경제 전망 하락 추세가 더 빨라질 가능성이 있는데, 이런 하락 추세가 경제 심리를 압박해 기업 이익을 위축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다. 이익의 향배가 주식시장에 긍정적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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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우 전 리서치센터장 프로필
이종우 전 리서치센터장은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 ▶한화증권, 교보증권, HMC증권, IM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 리서치센터장 등을 역임한 한국의 대표적 증권시장 전문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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