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편단심 사랑 쏟을 왕자님 어디 없나요"드라마 서 재일동포 3세로 지순한 사랑연기'효리보다 더 예쁜' 매력 넘치는 신세대 탤런트

[스타탐구] 조윤희
"일편단심 사랑 쏟을 왕자님 어디 없나요"
드라마 <백설공주>서 재일동포 3세로 지순한 사랑연기
'효리보다 더 예쁜' 매력 넘치는 신세대 탤런트


“톡톡 튀는 신세대라고요? 촬영용 의상으로 끈나시(캐미솔 톱)를 입고 부끄러워 눈물을 뚝뚝 흘린걸요.”

당돌하고 깜찍한 전형적인 신세대의 매력을 지닌 탤런트 조윤희(21)는 겉과 달리 꽤 보수적이다. 수줍음도 많고 내성적이란다. 그래서 일까. 15일부터 전파를 타는 KBS2 TV의 미니시리즈 ‘백설 공주’(극본 구선경ㆍ이선영, 연출 이재상)에서 고전적인 일본인 여인상을 연상시키는 재일교포 3세로 분한 조윤희의 모습은 퍽 잘 어울린다. “진짜 일본인보다 더 일본인 같대요.”

극중 조윤희가 맡은 ‘미나꼬’는 “한 번 사랑은 영원한 사랑”이라고 믿는 민들레형 여인이다. 상대 역 ‘선우’가 열차 사고 때 자신을 구해줬다는 이유만으로 천생배필로 굳게 믿고, 사랑을 찾아 한국으로 날아올 만큼 용감한 구석도 있다. “여성적이면서도 엉뚱한 면이 많아요. 영화 ‘금발이 너무해’의 리즈 위더스푼처럼, 어딘가 어리버리하면서도 귀엽죠.”

미나꼬의 일편단심의 사랑은 눈물 겹도록 아름답지만, 내 방식대로의 사랑이라는 점이 문제. 진우(연정훈)와 선우(이완) 형제, 그리고 영희(김정화), 희원(오승현)의 복잡한 애정 사각관계에서 느닷없이 이완의 정혼녀임을 자처하고 나서, 혼선을 빚는 캐릭터다. 게다가 상대 역인 선우는 사랑은 없다고 믿는 반항아. 실제의 조윤희라면 그런 반항아에 바람둥이를 쫓아 이국땅까지 들어 올 용기를 낼 수 있었을까. 그녀는 소극적인 성격을 내세우며 뒤로 멀찌감치 물러섰다.

“힘들 거에요. 그 사람 아니면 죽을 만큼 소중한 사랑이 아니라면 엄두도 내기 어렵죠.” 현재 동덕여대 방송연예과 3년에 재학 중인 조윤희는 너무 소심해서(?) 그 흔한 미팅도 한 번 못 나가봤다고 털어 놨다. “미팅에 나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는데 같이 가자는 친구가 없어 못 나갔어요.”

일본인을 연상시키는 이미지를 제외하곤 미나꼬와 그녀는 닮은 점을 찾기가 어렵다. 그래도 즐겁게 미나꼬에 감정을 이입시킬 수 있는 것은 극 중에서나마 조윤희의 이상형과 비슷한 남자를 쫓아다닌다는 점 때문이다. “터프한 남자가 좋아요. 모든 여자에게 잘 해주는 남자엔 관심 없어요.” 그러나 아무리 멋있어도 ‘연하는 사절’이라는 게 그녀의 연애관. 지난해 10월 KBS ‘장미의 전쟁’에서 커플로 맺어졌던 1살 연하의 온주완과는 다정한 동생-누나 사이일 뿐이었다고 선을 그었다.

재일교포 역이라 가장 신경 쓴 것은 화려한 일본식 의상. 집에서 걸치는 츄리닝 한 벌조차도 독특하고 밝고 환한 느낌으로 골라 ‘보는 즐거움’을 듬뿍 선물할 예정이다. “일본식으로 레이스가 많은 옷을 주로 입어요. 보는 이들의 기분까지 상쾌하게 ‘업’시켜 드리고 싶어요. ”

고등학교 때 길거리 캐스팅되어 잡지와 CF 모델로 활약하다 SBS 시트콤 ‘오렌지’(2002년)로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된 조윤희는 본래 어두웠던 성격이 많이 밝아졌다고 자랑이다. 대중에게 기쁨 주고 사랑 받은 뒤로 크게 바뀌었다는 것이다. “연예인이 되고 나서 많이 밝아졌어요. 집안 환경이 불우했던 것도 아닌데 어두운 편이었거든요. 그 변화가 참 좋아요.”

평소 좋아하는 선배인 가수 이효리와 닮았다는 얘기를 듣는 것도 즐겁다는 그녀. “이효리보다 더 예쁘다”는 칭찬엔 얼른 말을 받는다. “그 얘기도 많이 들어요.” 발랄하다. 자칭 보수주의자라는 그녀이지만 역시 신세대답다. 효리의 솔직한 점을 무척 좋아해서인지 그녀의 성격도 한결 시원시원해진 것 같다.

지난해 여름에는 영화 ‘최후?만찬’의 주연을 꿰차기도 했던 조윤희. 이미 많은 10대 팬을 거느린 주목 받는 신세대 스타이지만, TV 드라마 출연 경력은 MBC 미니시리즈 ‘러브레터’와 베스트극장-나비 등 고작 서너 편에 불과하다. “TV에 자주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게 강점일 수 있어요. 신선하게 다가갈 수 있잖아요. 어떨 땐 성숙해 보이고 또 다른 땐 새침한 소녀 같아 보인다니까 그 점을 잘 살리고 싶어요.” 그 말처럼 깨물어주고 싶게 귀엽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성숙한 여인의 느낌으로 다가오는 그녀. 멋진 왕자님의 달콤한 키스로 깨어난 백설공주처럼, 이 봄 안방 극장에서도 행복한 사랑의 여주인공으로 빛을 발할 수 있을까.

배현정 기자


입력시간 : 2004-03-18 20:56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