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방지축 현주도 '10억 또순이' 도전해요"2년만에 돌아온 안방요정, 난생 첫 코믹연기 "확실히 망가질래요"

[스타 줌 인] 김현주
"천방지축 현주도 '10억 또순이' 도전해요"
2년만에 돌아온 안방요정, 난생 첫 코믹연기 "확실히 망가질래요"


“떠난 남자에 대한 미련이요? 사랑하기 때문이 아니라, 억울해서 포기 못할 것 같아요. 잃어버린 물건을 다시 찾아오고 싶은 소유욕과 비슷한 것 아닐까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어긋난 사랑’의 아픔에 관해 조용조용 얘기하는 탤런트 김현주(26). 어느새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인 깜찍함을 넘어서는 ‘여인의 향기’가 느껴진다. 벌써 사랑의 쓰고 단 맛을 두루 깨우친 여인이 된 것일까. 마냥 소녀 같아 보이던 예전의 그녀가 아니다.

누가 감히 김현주 같은 미인을 찰 수 있을까. 놀랄 필요는 없다. 실연(失戀)은 물론 실제 상황이 아니라 극 중의 얘기일 뿐이다.

‘깜찍이 요정’ 김현주가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SBS 주말연속극 ‘유리구두’ 이후 약 2년 만이다. 복귀 무대는 4월7일 첫 방영된 SBS ‘파란만장 미스 김 10억 만들기’. 그녀는 극중 김은재 역을 맡아 결혼식장에서 파혼 통보를 받은 비련의 여자로 등장했다. 돈 때문에 남자에게 버림을 받고도 미련을 버리지 못해 끝내 그의 곁을 맴도는 바보 같은 여자다. 그런 은재 역할에 관해 “실제 경험은 없어도, 그 심정은 충분히 이해할 것 같다”며 애착을 보이는 그녀가, 정작 풀기 어려운 과제는 난생 처음 도전하는 코믹 연기다.

- "푼수연기, 나머지 공부했죠"

“발랄한 역할은 많이 맡았지만 코믹 연기는 처음이에요. 코믹도 그냥 웃기는 게 아니고, 아주 망가지는 거죠.” 덕분에 파란만장한 인생의 주인공이면서도, 푼수끼 가득한 만화 같은 캐릭터를 만들어 내느라 적잖은 고생을 하고 있다. “(본인은) 슬퍼도, (시청자들은) 웃게 하는 연기는 정말 고난이도에요. 촬영 첫 날은 그 오묘한 감을 익히느라 감독님과 나머지 공부도 했죠.”

여인으로서도, 연기자로서도 무르익은 모습을 보여주는 김현주. 지난 2년간 국내 TV에서 모습을 감췄던 그 사이, 동남아를 돌며 한류스타로 자리매김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녀에게 해외 경험은 훌륭한 인생의 스승이 된 듯하다. 스스로도 “배우로서, 한 여성으로서 다시 돌아보게 된 계기”라고 말할 정도다. 그간 영화 ‘스타 러너’를 함께 찍은 대만의 인기그룹 F4의 멤버 우젠하오(吳建豪)와 함께 동남아 각지를 돌며 한류열풍에 동참하고 돌아온 것.

“태국, 베트남, 필리핀 등 가는 곳마다 해외 팬들이 저를 알아보고 환호해줘서 신기하고 재미있었어요. 그런데 갈수록 ‘좀 더 잘 해야겠구나’ 하는 책임감이 들더군요. 사람들이 저를 보며 ‘한국 배우 김현주’라고 얘기할 테니까요.”

- 월드스타의 꿈, 영어 중국어 공부

그녀는 한국 민간외교관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고자 영어와 중국어 공부도 열심히 했다고 한다. “매번 통역을 두고 얘기한다는 게 부끄러웠어요.” 당당한 한국 여배우의 ‘능력’을 보여주고 싶었단다.

일 욕심 많은 그녀는 올해로 연기 경력 7년 차의 중견. 어릴 때부터 ‘꽤 예쁘다’는 소리를 듣고 자란 덕에 “서울 가서 돈 많이 벌어보겠다”며 상경해 방송에 첫 발을 내딛은 게 1998년이었다. “빼어나게 잘 하는 것은 없지만 주변에서 예쁘다고 하니까 연기자가 돼 성공하길 원했어요.” 솔직한 그녀의 표현대로 시골 소녀(그녀는 경기도 고양시 토박이다)의 꿈은 그처럼 막연하게 펼쳐졌으나, 곧 현실이 됐다고 한다. 데뷔드라마 MBC ‘내가 사는 이유’에서 단숨에 주목을 받았고 ‘그 여자네 집’ ‘덕이’ ‘유리구두’ ‘상도’ 등 현대물과 사극을 넘나들며 흥행 불패 신화를 기록해왔던 터다.

2004년은 이처럼 스타성을 갖춘 김현주가 확고부동한 톱스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해가 될 것 같다. ‘10억 만들기’가 끝나는 대로 코믹 팬터지 영화 ‘신석기 시대’로 스크린 정복에 나서는가 하면, 오는 10월부터는 SBS 대하사극 ‘토지’(극본 이홍구ㆍ연출 이종한)의 헤로인 서희 역으로 브라운관을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이 같은 무한 질주에 대한 두려움은 없을까. 김현주는 매사 똑부러지는 그녀의 이미지처럼 “자신?대한 기대가 크다”는 말로 자신감을 내비쳤다.


■ 생년월일: 78년 4월 24일
■ 키: 167cm
■ 몸무게: 47kg
■ 혈액형: B형
■ 학력: 단국대학교 연극영화과

배현정 기자


입력시간 : 2004-04-22 15:43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