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의 유혹에 빠진 신세대 여우영화 서 상큼한 연기로 주목"깊이 있고 폭 넓은 연기자가 꿈이예요"

[스타줌인] 이청아
늑대의 유혹에 빠진 신세대 여우
영화 <늑대의 유혹>서 상큼한 연기로 주목
"깊이 있고 폭 넓은 연기자가 꿈이예요"


“하나도 안 이쁘고 수수한 게 제 매력이래요. 근데 어쩌죠? 화려해 보이고 싶은 걸요. 하하하.”

스크린의 샛별 이청아(20)는 이름처럼 맑고 순수하다. 그리고 엉뚱하다. 7월 23일 개봉하는 영화 ‘늑대의 유혹’(감독 김태균ㆍ제작 싸이더스)에서 꽃미남 스타 강동원과 조한선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신데렐라로 떠오른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14일 ‘늑대의 유혹’ 기자시사회가 열린 대한극장. 영화담당 기자들이 까맣게 몰려드는 데도 ‘햇병아리’ 이청아는 움츠러들지 않는다. “정말 열심히 찍었거든요. ‘착하고, 바른’ 평가 해주세요.” 맹랑하지만, 깜찍한 말투에 극장 안은 금세 웃음바다가 된다.

“집에서 나오기 전에 ‘예쁘게 봐줬으면’ 하고 기도를 드리고 왔어요. 워낙 평소에 안 하던 기도라서 들어주실지는 모르겠지만요.”

영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2002)과 ‘해피에로 크리스마스’(2004)의 단역을 거쳐 마침내 ‘늑대의 유혹’에서 주연을 거머쥐었다. 그런데도 이력이 미미한 신인 여배우 이청아에게 쏠린 대중의 관심은 각별하다. 각종 인터넷 연예인 인기검색 10위 안에 올라있을 만큼 주목 받고 있다. 재미있는 건 영화 개봉도 전에 ‘안티 이청아’ 클럽이 형성될 정도로 여성들의 시기와 질투의 표적으로 떠올랐다는 사실이다. 얼마 전에는 학교(한양대 연극영화과 2년) 부근에서 단편영화 포스터를 붙이다가 ‘사나운’ 눈빛의 여고생들에게 쫓겨 줄행랑을 치는 해프닝도 벌였다.

“사실 멋진 두 남자의 사랑을 독차지하다 보니 얄밉게 보일 수 있죠. 안티 팬들의 마음을 알 것도 같아요. 하지만 그 사랑은 극중 한경이가 받는 것일 뿐이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해요. 저도 한경이가 무척 부러워요.”

‘늑대의 유혹’에서는 얼굴ㆍ주먹 모두 짱인 라이벌 관계의 두 남학생이 평범하지만 순수한 한 여학생을 두고 격돌한다. 저돌적이며 거침없는 성격의 ‘해원’(조한선 분)과 그렁그렁한 눈망울이 인상적인 미소년 ‘태성’(강동원 분)이 한경을 사이에 놓고 삼각관계에 빠지는 것. 실제라면 과연 둘 중 어느 쪽에 더 끌릴까.

“해원이요. 태성이는 챙겨줘야 할 동생 같아 누나의 기분이 느껴진다면, 해원이 앞에서는 의지하고 싶어하는 여자가 돼요. 사랑 고백도 제대로 못 하는 남자보단 ‘내가 너 찍었어’ 하는 당당한 남자가 멋지고 맘도 편하지 않을까요.”

사랑 얘기는 달콤해도, 촬영 과정은 험난했다. 1,2월 한겨울 추위에 비 맞으며 덜덜 떠는 것도 고역이었지만, 슬픈 사랑이야기여서 눈물 흘리는 장면이 유독 많다는 점이 더욱 힘들었다. “감독님이 오디션 때 잘 운다고 뽑아주셨는데 왠지 카메라만 돌아가면 눈물이 안 나는 거예요. 마늘을 눈에 갖다 비벼대며 야단을 피웠죠.”

하도 긴장한 탓에 ‘NG 여왕’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감독님이 제가 NG낸 필름만 아끼면 웬만한 영화 3번을 찍고도 남겠다고 해요.” 그런 그녀에게 김태균 감독은 “두손 두발 다 들었다”고 한다. 필름 값이 아까워서가 아니다. NG내서 혼나고도 기죽기는커녕 “잘 될 꺼에요” 하며 오히려 감독의 처진 어깨를 두드리는 당돌함 때문이다. 이상하긴 한데, 절대 밉지 않다는 게 제작진의 공통된 의견이다.

■ Profile
* 생년월일 1984년 10월 29일
* 키, 몸무게: 165cm, 46kg
* 혈액형: A
* 별자리: 전갈자리
* 학력: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 2년

중견 연극배우 이승철 씨의 딸인 그녀는 신뭅幄?않은 범상찮은 연기력으로도 주변을 놀라게 했다. 예쁜 척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어깨의 힘을 뺀 연기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심어줬다. 이를 통해 ‘청순 미인’이라는 찬사도 끌어냈다. 그럼에도 아버지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는 느낌이다. “어쩌면 제가 창피해 할까 봐 극장에 안 오실지도 몰라요. 몰래라도 보셨으면 좋겠지만요.”

그런 이청아는 닮고 싶은 연예인으로 탤런트 고두심을 단연 으뜸으로 세웠다. “TV에서 ‘꽃보다 아름다워’를 보고 연기를 그토록 사실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데 온 몸에 전율을 느꼈어요. 고두심 선배님처럼 폭 넓고 깊이 있는 연기를 소화할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또 미술, 무용, 음악, 검도 등 다방면에 관심이 많다는 그녀는 연기자로서도 꿈이 크다. “항상 즐거워 보이는 연기자가 되는 게 또 다른 제 목표예요. 만들어낸 ‘가짜’ 웃음이 아니라 ‘진짜’신나는 미소를 전해주고 싶어요. ”

늘 주변을 유쾌하게 만드는 청량함을 가진 이청아. 그녀의 가식 없는 ‘무공해’ 미소 앞에 누군들 얼굴을 찌푸릴 수 있을까.

배현정 기자


입력시간 : 2004-07-20 17:14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