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는 국가산업발전의 원동력"고부가 가치산업으로의 발전 시급, 전기전문인력 양성에 힘써

[인물포커스] 이희평 한국전력기술인협회 회장
"전기는 국가산업발전의 원동력"
고부가 가치산업으로의 발전 시급, 전기전문인력 양성에 힘써


인류 문명이 점차 산업화, 정보화되면서 전기의 소중함은 더욱 커지고 전기가 없는 세상은 상상조차 할 수 없게 됐다. 전기는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에너지원이자 국가 경제 발전의 동력원이 돼 버렸다. 사람의 몸에 맑은 피가 흘러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듯이 전기는 산업 동력으로서 너무나 소중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빛과 따뜻함, 힘을 상징하는 전기는 우리나라 경제가 성장, 발전하는 밑거름이 돼 왔다.

이렇듯 전기가 우리 인간의 삶과 직결되고 있음에도 그 소중함을 피부로 느끼는 이들이 드문 것도 사실이다. 우리가 평소 공기나 물의 고마움을 잊고 사는 것처럼.

지난 11월 1일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실내 체육관에서는 한국전력기술인협회 주관으로 이 같은 전기의 소중함을 알리는 ‘ 제 1회 전력 기술 진흥 대회 및 전기의 날’행사가 성대하게 열려 관심을 모았다. 이날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은 11월 1일을 ‘ 전기인의 날’로 선포하면서 그 동안 전력 기술의 연구, 개발과 전기 재해 예방에 기여한 전기인들의 숨은 노고를 치하했다.

- '전기인의 날' 기념 전력기술진흥대회 주관

이번 행사를 주관한 한국 전력기술인협회 이희평 회장(60)은 “ 정부가 ‘ 전기인의 날’을 선포한 것은 전기가 현대 사회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매우 중요한 에너지라는 것을 전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 11월 1일은 1932년 ‘전기 주임 기술자 자격 검정 규칙’이 최초로 제정,공포된 날입니다. 국가가 전기인이라는 자격을 처음으로 인정해 준 날입니다. 그래서 산업자원부의 승인을 받아 협회가 이 날을 ‘전기인의 날’로 정한 것입니다.”

이 회장은 ‘ 전기인의 날’을 선포하면서 이를 기념하기 위해 ‘ 제 1회 전력 기술 진흥 대회’를 열고 그 동안 국가 전력 산업 발전을 위해 산업 현장에서 맡은 바 업무에 헌신해 온 유공자를 포상하는 자리도 마련했다고 했다. 사실 전력 기술 진흥 대회는 지난 1995년 12월 30일 제 14대 국회에서 의원 입법으로 마련된 ‘ 전력 기술 관리법’에 의해 개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력 기술의 연구, 개발을 촉진하고 그 성과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다.

이 회장은 “ 전력 산업은 국가 기간 산업으로서 그 동안 경 제발전과 국민 생활 안정에 기여하며 양적 성장을 거듭해 왔으나 기술력, 공정 경쟁 등 질적 성장이 상대적으로 둔화된 것이 사실”이라며 “ 이제부터는 첨단화, 대형화, 디지털화 되어가는 산업 경제 환경 변화에 대응, 전력 산업이 고부가 가치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제도적,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전력 산업이 국가 산업 발전의 원동력이라는 것을 모든 국민들이 새롭게 인식할 수 있도록 국민들의 의식을 전환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최근 전기계는 각종 규제의 완화, 전기 공학의 기피현상, 각 대학의 학부제 편성, 운영 등으로 전문가인 전기인의 양성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가 경제 발전과 국민의 생활 수준 향상으로 전기 소비량은 점차 증가, 2015년에는 발전량이 8,000만㎾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국가 산업의 원동력이 되고 있는 전기의 원활한 공급과 안전한 사용을 위해서는 전기 전문 인력의 양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그래서 요즘 이 회장은 전력 분야 전문 인력 수요에 대비하고 산업현장의 요구에 적합한 전문 전력 산업 인력 양성과 함께 체계적인 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장기적인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또 설계, 공사, 감리 및 안전 관리 등 각 업무 영역의 균형적 발전을 유도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전기 시설물 공사의 각 업무 영역은 상호 협력과 보완 기능이 강해 효율적인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 "전기는 삶의 질 높이는 분야"

“ 우리나라는 전기 ?渶?매년 귀중한 인명과 재산에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다행히 2001년을 기점으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아직도 전체 화재의 28.6%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회장은 “ 전기인들의 업무는 바로 귀중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아주 중요한 분야”라고 강조한다.

이 회장은 틈만 나면 전국에 산재해 있는 20여 곳의 지회를 돌며 ‘ 이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에 대한 강의에 나선다. 이 회장이 강조하는 것은 네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는 전문 지식이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전문가로서 1인자가 되자는 것이다. 둘째는 정보화 사회를 리드해 나갈 수 있는 정보화 능력의 습득이고, 셋째는 국┍?시대에 걸 맞는 능숙한 외국어 실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기획과 창의력이 뛰어나야 한다는 것. 그래야 국제 경쟁력에서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 현재 전기 분야는 학술 단체와 사업자 단체, 기술 분야별로 각기 다른 설립 목적을 가지고 운영되는 단체가 많습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단체는 업무의 중복으로 인해 다소간 갈등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이 회장은 서로 다른 전기 관련 기관과 협·단체가 서로 화합하기 위해서는 대화와 타협이 무엇보다 중요하나, 일부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고 한다. 그래서 앞으로 자신이 발벗고 나서서 대한전기협회와 한국전기공사협회, 전기학회 등 전기계의 유력 단체들과 대화를 자주 가질 계획이다.

가능하다면 내년도 ‘전기인의 날’행사에는 모든 전기협·단체를 아우르는 공동 행사가 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전기인 양성 등 전기계가 처한 당면 과제를 같이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 이 회장의 생각이다. 이 회장은 협회가 대국민 접촉이 많은 기관이라는 점을 감안해 국민을 위한 다양한 봉사 활동도 함께 펼치고 있다. 노인 독거 시설과 소년·소녀 가장 가구, 낙후 지역 등 전기 취약 시설에 대해 무료로 안전 점검에 나서고 있다.

이 회장은 천안에서 (주)벨금속공업이라는 제조업체를 경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54년에 창업된 후 주주로 있던 이 회장이 경영을 맡으면서 승승장구, 현재 전세계 85개국에 손톱깎이를 수출, 전세계 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다. 제품의 90%가 수출이다. 지난해 2,000만 달러, 올해는 2,600만 달러가 목표다. 세계 최고의 브랜드인 미국 바새트사의 ‘트림(Trim)’은 100% 이 회사 제품이다. 2000년에 바새트사는 자사 공장을 폐쇄하고 생산을 모두 벨금속공업에 맡겼다. 그만 큼 제품의 질이 우수하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 자랑스런 한국인 상 수상

회사의 업력이 말해주듯 이 회사의 그 동안 성적은 화려하다. 수출 유공 산업 포장(천만불 수출의 탑 수상)을 비롯, 모범 납세자, 신노사 문화 우수 기업, 세계 일류 상품 인증 등 글로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특히 이 회장은 2002년 (사)한국언론인연합회가 주는 ‘자랑스런 한국인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전력 기술인 협회장을 비롯해 천안 경찰서 행정발전위원 등 천안 지역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바쁜 일상에 치이면서 여러 업무를 수행하다 보면 자칫 자신의 일에 소홀해질 법도 하지만, 이 회장에게서는 전혀 빈틈을 찾아볼 수 없다. 이 회장은 슬럼프에 빠져 어깨가 처진 직원들에게 늘 해주는 말이 있다. “ 바쁜 꿀벌은 슬퍼할 틈이 없다”라는 말이다. 바로 자신의 생활신조다.

이 회장의 열정과 노력은 그의 학구열에도 잘 나타난다. 이 회장은 지난 1990년도 이후 무려 3개의 대학원 과정(서울대 경영대학 최고경영자과정, 서울대 행정대학 국가정책과정, 서울대 공과대학 최고산업전략과정)과 아주대 경영학 석사, 호서대 경영학 박사 등의 학위를 받았다. 그는 현재 호서대학교 경영학과에서 경영학 객원교수로 활동중이다.

이 회장에게는 남다른 소망이 하나 있다. 그것은 실력 있는 학생들이 마음 편히 공부할 수 있는 대학을 세우는 일이다. 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인재 양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대의적 명분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 동안 이 회장이 사회로부터 받은 많은 관심과 애정을 다시 사회로 환원하려는 의도에서다.

같은 맥락에서 이 회장은 “ 전기인의 위상이 높아지고 따라서 기술인들이 대우받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국의 지도자들이 모두 전기 공학을 전공한 것을 보면 무척 부럽다고 한다. 미래에 대비한 전문 기술인이 필요한데 사회 분위기가 이공계 기피 쪽으로 가고 있으니 앞으로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 우려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한다. 이희평 회장은 마지막으로 “내가 최고가 되지 못하면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지 못한다는 생각으로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전기인들이 되 줄 것”을 당부했다.

한국전력기술인협회는 지난 1963년 전기 주임 기술자 협만?모태로 태동해 지금까지 성장·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현재 전기 설계와 감리, 안전관리(대행, 상주)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 7만 여명으로 구성된 국내 유일의 전력 기술인 법정 단체다. 현재 전기인은 2003년 기준으로 국가기술자격취득자와 전기관련학과 졸업자, 전기분야 순수 경력자 등 모두 77만2,000여명이 종사하고 있다.

최영규 편집위원


입력시간 : 2004-11-10 15:34


최영규 편집위원 choiyk56@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