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적 음악코드 "마음으로 느끼세요"3인 3색 완벽하모니2집 앨범 발표 뒤 인기 승승장구

[스타 줌인] SG워너비
감성적 음악코드 "마음으로 느끼세요"
3인 3색 완벽하모니 2집 앨범 발표 뒤 인기 승승장구


좋은 출발이 언제나 좋은 것은 아니다. 제대로 실력 발휘를 할 기반을 다지기도 전에 주변의 기대와 부담감 때문에 어이없이 좌초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신예 남성 3인조 보컬그룹 SG워너비(채동하ㆍ김용준ㆍ김진호)는 이러한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 좋은 출발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1집 음반으로 ‘골든 디스크상’ ‘서울 가요대상’ 신인상을 석권할 만큼 화려하게 데뷔했다. 때문에 굳이 ‘2집 징크스’를 의식하지 않더라도, 당연히 2집에 대한 부담이 컸다. “흔히 2집이 가수생명을 좌우한다고 하잖아요. 보컬 녹음에만 꼬박 7개월을 매달렸어요.”

3월 23일 발매된 2집 앨범 ‘살다가’는 그래서 세상에 나오기 전, 적지않은 진통을 겪었다. 당초 음반 발매 예정일이었던 2월 28일에 맞춰 인터넷에 ‘미리 듣기’ 서비스를 했다가 너무 오래 온라인에 걸려 있는 바람에 음원이 유출됐고, 콘서트는 두 차례나 미뤄졌다. 김용준은 “인터넷으로 이미 음원이 다 유출된 뒤라 누가 기다렸다가 음반을 살까 우려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우(杞憂)였다. 음반 발매 3주 만에 20만장이 팔려 단연 판매순위 1위다. 게다가 ‘죄와 벌’ ‘살다가’ 두 곡이 동시에 각종 음반 인기 차트 1ㆍ2위를 점령하는 등 연일 승승장구다.

그룹의 맏형 채동하는 이 같은 인기 비결에 대해 “팀의 결속력이 이제야 빛을 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집 때는 서먹서먹해 각자 맡은 부분의 노래를 부르기에 급급했다. 하지만 1년 4개월동안 어머니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면서 지금은 가족보다 더 가족 같은 관계가 됐다”고 말했다.

끈끈한 결속력은 서로 다른 개성을 멋지게 조화 시켰다. 언플러그드 음악에 빠져있는 채동하의 목소리는 허스키하고, 동안(童顔)인 김용준의 목소리는 얼굴만큼이나 맑고 섬세하다. “흑인 음악에 심취해 있다”는 까만 피부에 작은 눈을 가진 멤버 중 가장 튀는 외모인 김진호는 굵직한 목소리를 낸다. “저희는 그야말로 3인 3색이에요. 어느 한 사람도 빠져서는 안 되는, 서로에게 ‘필요 충분 조건’ 같은 존재들이죠.”

‘굵직하고 맑고 허스키한’ 화음이 고루 녹아있는 2집은 전작에 비해 한층 감미롭고 성숙하다. 타이틀 곡이 두 곡이라는 점도 이색적이다. 타이틀 곡 ‘죄와 벌’은 휘성의 ‘with me’, 거미의 ‘기억상실’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낸 작곡가 김도훈의 작품이다. ‘죄와 벌’이라는 의미심장한 제목처럼 힘겹게 사랑을 떠나보내는 마음이 뚝뚝 묻어나는 노래임에도 밝은 멜로디를 빌린 균형 잡히지 않은 구성이 기가 막히게 어우러진다. 또 다른 타이틀 곡 ‘살다가’는 심금을 울리는 가사와 선율이 “가장 SG워너비스럽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노래들이 거의 다 늘 헤어지고, 아프고, 슬픔에 빠져 드는 내용이죠. 그래서 녹음만 하면 우울해져요.” “노래할 때 자신도 모르게 애써 잊었던 옛 사랑과 이별을 떠올리게 된다는 게 직업상 힘든 점”이라고 채동하는 너스레를 떤다.

하지만 SG워너비는 그들만의 색깔을 정확하게 짚어낸다. ‘대중적이면서, 감성적인’ 코드다. “귀가 즐거운데 그치는 음악이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는 음악을 들려주고 싶어요.” 자부심이 대단하다. “오직 음악으로 승부한다”는 고집 또한 1집 때와 변함 없다. 때문에 모처럼 불황기 가요계를 들썩이게 하는 인기에도 불구하고 SG워너비는 아직 대중들에게 낯설다. 음반 홍보를 위해 쇼ㆍ오락 프로그램을 가리지 않고 방송마다 얼굴을 비치는 여느 가수들과 달리 음악프로그램의 출연조차 뜸하다.

“외모에 자신 없는 것 아니냐”는 시선에 대해서는 “과체중이었던 진호는 1년간 무려 20kg을 뺐고, 마른 체격의 동하는 5kg을 늘렸다. 실물로 보면 확실히 안다. 그리 빠지지 않는 외모다”고 매니저가 거든다. 꽃미남까지는 아니지만, 그 정도면 꽤 괜찮?편이라는 자평이다.

‘얼굴 없는 가수’ 소리를 듣더라도 방송보다 라이브 공연 중심으로 활동하겠다는 SG워너비는 5월 29일 서울 잠실 역도경기장의 공연을 시작으로 전국 5대 도시 투어에 나설 예정이다. “제약이 많은 방송과 달리 우리 음악으로 자유롭게 무대를 온전히 채울 수 있는 라이브 무대가 참 좋다”고 SG워너비는 입을 모은다.

“사이먼 앤 가펑클처럼 영향력 있는 음악인이 되고 싶다”는 의미로 SG워너비라는 이름을 붙였다. 2004년 1월 데뷔, 경력이 1년 4개월 남짓한 신인그룹으로 “지나칠 정도로 (팬들 앞에서) 너무 잘 웃고, 친절하다. 스타 의식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팬들의 볼멘 지적을 받을 정도로 겸손하지만, 꿈은 원대하다. “최고의 음악인이 되고 싶어요. SG워너비라는 이름을 실현 시켜야죠.”

배현정 기자


입력시간 : 2005-04-21 15:02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