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의 연기로 나만의 색깔 만들어야죠"시트콤 로 브라운관 신고식 치른 성숙한 신인

[스타 줌인] 탤런트 박다안
"혼의 연기로 나만의 색깔 만들어야죠"
시트콤 <귀엽거나 미치거나>로 브라운관 신고식 치른 성숙한 신인


“뮤직비디오, 연극, CF 모두 연기의 산물이잖아요. 표현방식과 기술의 차이지만 장르마다 다 각각의 매력이 있어요.” 최근 장르를 뛰어넘으며 폭 넓은 활약을 보이는 있는 배우 박다안(본명 박다아나)의 답변은 또렷하다. 환한 미소를 띠며 또박또박 대답하는 그에게서 먼저 이름 ‘다아나(다 안아)’의 의미가 떠오른다.

18일 SBS TV의 시트콤 ‘귀엽거나 미치거나’에서 당돌한 부잣집 캐리어 우먼 조민희 역으로 드라마에 선을 보였지만, 연기 경력만 따지면 횟수로 8년이다. 고 1때 연극반에 들어간 때부터 계산하면 그렇다. ‘성숙한 신인’으로 불리는 데는 이 같은 상황이 한 몫을 하고 있다. 몸은 가냘퍼도 성격은 다부지다고 스스로 생각했지만, 너무 힘들어 집에서 운 적도 있다. “자기가 좋아서 하면서 왜 우느냐”는 부모의 반응에 오기로 버텼다.

“제가 의외로 깡이 있어요.”

연극반 시절 현재 매니저를 스치듯 만났다. 그 후 2003년 대학생 신분으로 연극 ‘작은아씨들’출연 당시 분식집에서 그 사람을 우연히 마주친 것이 CF 출연의 계기가 됐다. 작년 11월에 데뷔, 현재까지 ‘땅칩’‘맥도널드’‘에어윅’등 5 차례 CF를 찍어 신인치고는 꽤 얼굴이 알려진 편이다. 그가 주목을 받는 것은 여러 차례의 치열한 오디션을 무난히 통과했다는 데에 있다. 연기력을 중시하는 요즘 연예계의 기대와 잘 맞아 떨어진다. 그의 연기력은 뮤직비디오 ‘눈물잔’이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연극무대에서 쌓은 연기력
101회 장기 공연한 연극 ‘작은아씨들’에서 그는 가냘프고 청순한 ‘베쓰’ 역을 맡았다. 그는 ‘똑같은 대사도 그날 그날 상대 배우의 연기에 따라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것’이 연극의 묘미라고 했다. 이런 생동감이 방송에 출연하면서도 1년에 두 번 정도는 연극 무대에 서겠다는 결심을 하게 만들었다.

그는 영화에도 상당한 매력을 느낀다. 대학시절 몇 편의 단편영화를 찍은 경험이 있다. 그가 이렇게 많은 장르에 호기심을 느끼는 데는 방송작가협회 3기 졸업생인 아버지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아버지의 작가 친구들을 보면서 연기에 대한 꿈을 키웠다. 특히 초등학생 때 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비비안 리의 ‘스칼렛 오하라’ 연기는 충격 그 자체였다. “약해보이면서도 강인하고, 악하면서도 여린 주인공의 성격을 사실적으로 표현해 상당히 매력적인 연기파 배우라고 생각했어요.”

신인답지 않은 그의 연기의 깊이는 아직도 마음 속 깊은 곳에 남아있는 아픔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 아픔은 사춘기 때의 부모 이혼이다. “부모님 이별 원인이 저 때문이 아닌가 해서요. 저 자신 존재를 부정할 만큼 힘들었어요.” 또 있다. 2002년 연극 ‘가을 소나타’에서 소아마비 역을 한 후유증으로 디스크를 앓아 9개월 가량 고생한 적이 있다.

그 때 경험이 ‘생에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갖게 했다. 한달간 6kg의 체중이 줄고, 1m 이동하는데 10여분이 걸렸다. 당시 그토록 바랬던 것은 “제발 연기를 다시 하게 해주세요”였다. 허리 통증이 서서히 가시던 어느 봄날, 공원에서 피어나는 꽃들을 보며 “이 봄볕을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해요”라고 외쳤다. 그것은 진정 고통이 가져 다 준 선물이었다.

“50세쯤 해서 배우양성소 같은 교육기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고, 가능하면 제 이름이 아니더라도 극장을 세우고 싶어요.”

이 같은 소망을 이루기 위해서는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척 많다. “다른 사람의 영혼을 울릴 수 있는 연기를 할 수 있어야지요. 제 색깔이 드러나는 자연스러운 연기가 그런 것이 아닐까요? 塑?‘박다안 표’ 연기겠죠.”

홍세정 인턴기자


입력시간 : 2005-05-03 20:20


홍세정 인턴기자 magicwelt@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