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적 상상력 빛낼거에요"SBS드라마 주인공인 여배우의 기구한 삶에 푹 빠져

[스타 줌인] 탤런트 정다빈
"만화적 상상력 빛낼거에요"
SBS드라마<그 여름의 태풍> 주인공인 여배우의 기구한 삶에 푹 빠져


SBS TV 드라마 ‘그 여름의 태풍’에서 우여곡절의 삶을 살아가는 배우이자 주인공인 강수민 역을 맡은 정다빈(26). 그가 이 드라마를 선택한 데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지금까지의 고정된 이미지를 탈피하자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정극 출연자’ ‘비련의 여 주인공’ 등은 올 여름 그를 수식하는 단어가 될 듯하다.

극중에서 그는 아버지인 영화감독 한광석(노주현)과 그의 전처 강정옥(이효춘) 사이에서 태어났음에도 외삼촌과 외숙모를 진짜 부모로 알고 자란다. 초반부터 강수민 출생의 비밀을 암시하는 드라마는 한스러운 회고로부터 시작한다.

트렌디 드라마의 여주인공으로, 그것도 귀엽고 깜찍하고 발랄한 이미지로 성가를 높여왔던 그가 이러한 다소 슬픈 분위기의 정극에 도전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극의 매력은 무겁고, 대본이 탄탄하다는 데 있는 것 같아요. 캐릭터들도 저마다 깊이가 있고요.” 그는 대본을 받자마자 내용에 쏙 빠져서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그리곤 진짜 연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촬영 전 비슷한 소재의 만화 ‘유리가면’ 40권 가량을 일주일동안 읽었다. 인물 성격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만화보며 닦은 상상력 연기에 활용
만화광인 그에게 이런 취미이자 특기가 연기하는데 많은 도움을 줬다. “그 여름의 태풍은 소재면에서 유리가면과 비슷해요. 하지만 지금까지 그런 내용의 드라마나 영화가 없었어요. 이번에 우리나라의 정서에 맞추었기 때문에 좋은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만화를 통해 상상력을 길러 연기에 충분히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주인공 강수민은 워낙 침착하고 순수해 그를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선 감정을 차분히 다스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정다빈은 말한다. 촬영 들어가기 전에는 좀처럼 입을 열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 강수민과 같이 차분한 편이긴 한데, 한결같지는 않거든요. 감정기복이 워낙 심해요.”

라이벌이 누구냐고 직접적으로 물었다. 그는 “좋은 의미의 라이벌은 부정하지는 않지만, 제가 낙천적인 성격이라 그런지 그보단 오히려 열심히 하는 사람들을 볼 때 연기에 대한 자극이 샘솟는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극 중 라이벌로 등장하는 한예슬에 대해 칭찬을 늘어놓는다. “나이는 저보다 어리지만, 워낙 열심히 잘하는 모습이 예뻐보여요. 저보다 훨씬 밝고 쾌활해서 이번 역에 적격이라 싶기도 하구요.”

심은하, 카메론 디아즈, 최민식, 송강호 등의 연기파 배우들을 보면서 연기에 대한 자극을 받는다. “감히 선배들의 연기에 대해 평가는 못하지만, 선우은숙 선배는 실제처럼 연기를 해 옆에 있는 제가 감정에 몰입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세요. 이효춘 선배도 마찬가지구요. 성격연기라 무척 어려워 보이는데 정말 묵묵히 하시는 걸 보면 자신도 모르게 연기에 대해 배우게 되요.”

성공적 연기변신 위해 혼신 쏟아
옆에서 보고 있는 사람들 조차도 흠뻑 빠져들 듯한 그들의 연기를 보면서 그는 “후끈거린다”라는 말로 느낌을 대신한다. 연기에 대한 자극을 주는 것은 이 뿐만이 아니다. 촬영 전 한구석에서 말없이 그리고 진지하게 대본을 보는 연기자들. 그들을 보면서 ‘진짜 배우’가 뭔지 서서히 알아가는 중이라고 했다.

예상할 수 없는 스케줄에 밤을 새서 촬영하기가 다반사라 촬영이 끝나면 녹초가 된다. 집에서는 쉬기가 바쁠 정도다. 연기 이외의 것을 생각할 시간적ㆍ정신적 여유가 없다.

2000년 단적비연수로 데뷔했으니 연예계에 나온 지 벌써 6년차다. 여느 스타와는 달리 겸손하고 풋풋한 자세를 유지構?있는 그는 이제 하고 싶었던 역을 맡았다. ‘여름의 그’가 주목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입력시간 : 2005-06-08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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