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꾼, 노래세상을 열다각종 댄스경연대회 휩쓸던 소문난 춤꾼감각적 창법 지닌 가요계의 '무서운 아이'

[스타 줌인] 가수 SIC
춤꾼, 노래세상을 열다
각종 댄스경연대회 휩쓸던 소문난 춤꾼
감각적 창법 지닌 가요계의 '무서운 아이'


다갈색 근육질 몸에 갈귀 머리를 한 신인 남자 가수의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야생마가 연상된다. 그가 부르는 노래도 힘이 있다. 젊음의 폭발력이 전해지는 목소리다.

요즘 주목 받는 신인가수 SIC(24ㆍ본명 음문석)다. 라틴어로 ‘긍정’ ‘밝음’의 뜻을 지닌 예명. 이름처럼 진취적이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성격의 소유자답게 데뷔 앨범부터 한껏 욕심을 부렸다. R&B, 발라드, 힙합, 댄스 등 유행하는 장르는 모두 모았다. “한 곡 한 곡이 다 새로워요. 모든 걸 열고 받아들이고픈 마음을 담았습니다.”

데뷔 음반의 타이틀곡은 10개월. ‘이별’을 노래했지만, 귀 기울여 가사를 듣고 있노라면 폭소가 절로 터진다.

“니가 이렇게 떠날 줄 알았다면(니가 나의 곁을 떠나고) 내게 남은 건 오직 할부금만이/ (너를 사랑하지 않아도) 나 한동안 널 잊지 못할 것 같아 (매월 갚아야 할 흔적이) 아직 10개월이 남아있는데…”(노래 ‘10개월’)

이별 뒤 카드 할부금 타령이라니, “역시 신세대인걸”하는 생각이 든다. 나아가 ‘BAD GIRL’은 더 쇼킹하다. “너의 키스, 너의 입술 그것들~…다른 남자들의 침을 내게 옮기기에 바빴어.” 방송심의불가 판정을 받은 건 당연한 듯 했다. “다소 표현이 거칠지만, 많이 공감하실 거예요. 가사 때문인지 남자들이 더 좋아해요.” 그의 말처럼 음반은 다분히 남성 취향적이다.

재기 발랄한 그의 노래에 날개를 달아주는 건 댄스. 사실 그는 중고교 시절부터 소문난 춤꾼이었다. 포카리스웨트배, 컨피던스 경연대회, 한일청소년 경연대회 등 각종 굵직굵직한 댄스대회를 휩쓸었다. 벌써부터 가수 비, 세븐에게 비견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저야 감사하죠. 비나 세븐은 나이답지 않게 무대 장악력이 뛰어난 가수들이잖아요.” 하지만 힘든 점도 있다. “조심스러워요. 제가 원래 해왔던 안무도 조금만 비슷하면 어쩐지 따라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잖아요. 차차 저만의 카리스마를 보여드릴게요.”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지녀 지인들이 그를 일컫는 애칭은 ‘적토마’. 평소 무에타이나 스노우 보드 같은 거친 운동을 즐긴다고 했다. 한 눈에 봐도 건강미 넘치는 몸은 꾸준한 체력 단련의 결과일지 모른다. 앞으로 정신수련을 겸해 극진 가라데도 익힐 생각이다.

'음악 속의 춤' 깨달은 보컬 트레이닝
시작은 ‘춤꾼’이었지만, 노래도 수준급인 재주꾼. 4년간의 혹독한 보컬 트레이닝 덕이다. 소울 느낌이 강하면서도 감각적인 창법이다. “한때는 춤이 전부라 여겼지만, 음악 안에 춤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매끄러운 랩 실력은 물론, 작사에도 직접 참여한 열정이 돋보인다.

음반 출시에 앞서 쇼케이스 형식으로 출연했던 음악케이블 채널의 프로그램에선 신인답지 않은 세련된 무대 매너로 청중의 환호를 끌어냈다. “가수 준비기간 동안 새벽 연습이 끝난 뒤 택시를 타면 그 안에서 늘 노래를 불렀어요. 청중은 기사 아저씨 한 분이지만 정말 큰 무대라 생각하고 불렀는데, 그게 참 많이 도움이 돼요.” 요즘도 택시를 타면 어김없이 ‘한 사람’을 위한 콘서트를 열면서 마음을 가다듬는다.

존경하는 선배 가수를 묻자, 주저 없이 ‘The One’이라고 답한다. 동방신기, 슈가의 보컬 트레이너로 유명한 그가 바로 SIC에게 음악을 가르친 스승. “노래를 가르쳐 준 게 아니라 느끼게 했어요. 그 가르침처럼 내면적인 힘이 느껴지는 노래를 부르고 싶어요. 겉 멋 부리지 않고….” 신인의 순수함은 때로 가다듬어진 어떤 노련함보다 빛을 발하는 것 같았다.


배현정 기자


입력시간 : 2005-08-03 16:25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