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원로 물리학자 김정흠 명예교수 별세


한국 물리학의 1세대이자 과학 대중화에 앞장섰던 김정흠 고려대 물리학과 명예교수가 2일 별세했다. 향년 78세. 고인은 지난 5월 뇌종양 진단을 받고 입원해 투병 중이었다.

1927년 평안북도 용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중국 베이징대 기계공학과에 재학 중이던 46년 귀국해 51년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61년 미국 로체스터대에서 양자역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김 교수는 1954년부터 1992년까지 39년 간 고려대 물리학과 교수로 강단에 섰다. 정년 퇴임 후 선문대로 자리를 옮긴 이후에도 고려대 명예교수로 후학 양성에 나섰다. 저서로는 ‘미래의 세계’ ‘기술의 발달’ ‘자연과학개론’ 등 40여권이 있다.

김 교수는 한국이론물리학회를 창립하고 물리학회 회장과 한국문예학술저작권협회 회장 등을 지내면서 원자핵 구조와 핵반응 기구 연구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또 1960년대부터 40여년간 해마다 신문과 잡지 등에 연재물을 실어 일반인들의 과학에 대한 이해를 넓혔다.

고인은 후학들에게 “자신을 계발하기 위해 수입의 10분의 1은 꼭 책을 사라”는 것과 “남들보다 앞서기 위해선 5분 더 일하라”고 당부했다.

1995년부터 식물인간으로 병상에 누워있는 아내 황신영(73)씨와 고인의 애틋한 애정은 유명한 일화로 남았다.

고인은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에 한번, 저녁에 한번 아내의 사진을 찍어 8년 동안 5,000여 장의 사진을 남기는 등 극진히 간호했다.

유족은 부인과 순찬(서울위생병원 비뇨기과 주임과장) 순욱(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 순희(재미 성악가) 지희(질병관리본부 보건연구원) 명희(재미 변호사)씨 등 2남 3녀.


조신 차장


입력시간 : 2005-10-11 15:17


조신 차장 shincho@hk.co.kr